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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
장장년.장영진 지음, 김숙향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어떤 일이든 뒷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사람들에게 드러나고 밝혀진 부분이 아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그 은밀함(?)에 더욱 귀가 솔깃해지고 흥미진진하다. 역사적 사건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역사서에 기록되는 건 달랑 몇 줄 뿐이지만 그 몇 줄을 이루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역사를 만들어간 수많은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 뒤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숨쉬고 있겠는가. 단지 우리가 알지 못하고 알 수 없을 뿐 이다.
<세계역사,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는 이러한 역사적 사건의 뒷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대게의 역사서가 사건이나 인물의 큰 활동을 주로 다루었다고 한다면 이 책은 그 뒤에 숨겨진 각종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역사를 좌지우지한 커다란 사건도 어떨 땐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곤 한다. 일본에 2 번째 원자폭탄이 계획과 달리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것처럼 때론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소소하게 작은 일상적인 것부터 의미심장한 비밀까지 방대한 이야기를 다루어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다.
우선 차례를 보면 크게 10개의 꼭지로 나뉘어져 있다. 고대문명에서 세계 명승지와 유적지, 역사적인 사건들의 진실, 아직도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들, 종교ㆍ과학기술ㆍ문예 등에 관한 이야기와 그 외 역사적 사건의 일화나 기타 궁금증 등이 바로 그것. 그 밑에 작은 소제목을 보면 어느 하나 궁금하지 않은 것이 없다. 폼페이 발굴 에피소드, 공중정원의 모습, 나치와 히틀러 이야기, 고대 그리스 인물 조각상은 왜 나체일까, 신비의 이스터섬, 고상한 인품의 퀴리 부인, 모나리자의 매력, 처칠의 'V' 등 하나하나 눈길을 끈다.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유대인 수용소나 2차 대전 같은 우울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한 때 추앙받던 맥아더 장군이 자신들의 정치적 야심으로 일본 천황을 처벌하지 않고 끝까지 감쌌다는 대목은(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이야기지만) 다시 읽어도 무척이나 화가 났다(물론 우리나라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이야기니; ^ ^;). 일본이 아직도 과거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지 못하고 저렇게 헛소리를 해대는 밑바탕엔 결국 이러한 미국의 이기심이 크게 한 몫을 한 셈이다. 쩝;;
이 책은 다양한 시대와 장소를 망라해 역사의 뒷켠에 있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또한 소개되는 내용마다 매번 관련 사진을 첨부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다만 사진들이 모두 (갈색톤의) 흑백이라 별로 선명하지 않고, 때로는 설명의 틈을 채우기엔 조금 미흡한 감이 있다. (선명한 사진을 위해 올컬러판으로 제작한다면 필연적으로 책값이 올라갈 테니. 그냥 참고 정도로 만족하자.)
<세계역사,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가 담고 있는 내용은 '숨겨진 비밀'이란 거창한 책 제목처럼 그렇게 많이 '숨겨진' 내용은 아니다. 분명 흥미롭고 재미있는 뒷이야기들이지만 소개된 내용의 상당수가 이미 널리 알려진 것들이라 그리 신선하진 않다. 더구나 비밀을 '밝혀야'하는데 아직도 미궁에 싸인 비밀들도 적지 않다. 결국 모두 밝히지는 못한 셈이다. 제목만으로 뭔가 새로운 것이 있을까 잔뜩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번 들어도 또 궁금해지는 다양한 역사적 뒷이야기들을 통해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충분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