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문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2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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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문(New Moon) │ 스테프니 메이어 │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07  


초특급울트라나이스캡숑 맛있는 피냄새와 마음을 읽히지 않는 개인기로 에드워드의 마음을 움직인 벨라와 조각같은 외모와 근육질의 몸매에 벨벳처럼 부드러운 목소리의 삼박자를 갖춘 완소남 모드로 벨라의 심장을 미친듯이 뛰게 만드는 에드워드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뜨거운 사랑에 빠져든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어야 할 관계인 인간과 뱀파이어이기에 그들의 사랑은 더욱 애틋하고 격정적이다. 물론 이들의 연애는 벨라를 향한 흡혈 본능을 억제하는 에드워드의 초인적, 아니 초뱀파이어적 인내가 있기에 가능하다. 오, 위대한 사랑의 힘이여! 그러나 에드워드를 포함한 켈렌 가족 외의 다른 뱀파이어들까지 그런 인내를 발휘하지는 않는 법. 우연히 켈렌 가족을 방문했다가 벨라의 끝내주는 피냄새를 맡아버린 성질 더러운 뱀파이어 로렌스가 벨라를 먹잇감으로 지목하면서 켈렌 집안과 한판 대결을 펼친다. 결과는 물론 해피엔딩. 이어가야 할 이야기가 산더미인데 1부에서 여주인공을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여기까지가 대략 전편 <트와일라잇>의 줄거리다. 요즘 시대에 웬 뱀파이어?하며 눈 깔고 냉소적인 웃음을 띠며 읽기 시작했으나 여주인공 벨라가 지치지도 않고 묘사해대는 에드워드의 신이 내린 외모를 제대로 상상해 버린 탓에 차가운 미소에 버럭거리는 에드워드까지 사랑스러워 보일 지경이니 이를 어쩌랴. 십대 소녀 취향의 판타지 로맨스는 내 취향이 아닌데,라는 말을 했거나 말거나 천하무적 꽃미남 뱀파이어의 감미로운 미소와 기상천외한 모험이 재밌는 걸 어쩌라고. 어쩌긴 뭘 어째, 그냥 달리는 거지! 그렇게 완전 몰입해 빛의 속도로 책장을 넘기다보니 어느새 내 손엔 2부 <뉴문>이 들려있었다. 


게걸스레 입맛을 다시며 자신에게 덤벼들던 로렌스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만신창이가 된 몸을 어느 정도 추스린 벨라는 18 번째 생일을 맞는다. 17세 소년의 모습에서 정지해버린 에드워드와 달리 자신은 매일 조금씩 늙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우울해진 벨라는 에드워드와 앨리스의 축하 인사에도 시큰둥하다. 앨리스의 성화에 못 이겨 그날 저녁 켈렌 가족을 방문한 벨라는 축하 인사 속에 선물 상자를 열다가 실수로 종이에 손을 베인다. 벨라의 손에서 피가 남과 동시에 잠시 이성을 잃은 재스퍼가 벨라를 향하고 에드워드가 그를 저지하면서 화기애애하던 축하 자리는 순식간에 난투극으로 변한다.

로렌스 사건과 생일날의 소동으로 자신의 사랑이 벨라를 치명적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생각에 괴로워진 에드워드는 벨라를 위해 이별을 결심하고 포크스를 떠난다. 에드워드를 잃은 충격으로 벨라는 거의 정신줄을 놓게 되고, 그러던 중 극도의 긴장 상태나 위험한 상황에 놓일 때면 에드워드의 환청이 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더 듣기 위해 위험한 일에 몰두하던 벨라는 오토바이를 생각해내고, 아빠 몰래 오토바이를 배우기 위해 제이콥을 방문한다. 그리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유쾌한 제이콥과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시든 꽃 같았던 벨라의 삶에도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그러나 벨라가 에드워드에 대한 사랑을 완전히 거두지도, 제이콥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기도 못한 애매한 시점에서 제이콥에게 큰 변화가 찾아온다. 1부 <트와일라잇>에서 제이콥이 처음 만난 벨라에게 자기 부족의 전설을 들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그 전설에는 켈렌 가족 뿐만 아니라 제이콥이 속한 퀼렛 부족의 비밀까지 담겨있다. 바로 그들이 뱀파이어와 상극인 늑대 인간의 후예라는 비밀이. 그리고 <뉴문>에서 그 전설은 쾌활한 인디언 청년 제이콥을 통해 현실로 탈바꿈한다. 그가, 늑대 인간이 된 것이다.

에드워드의 부재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던 벨라와 그녀를 사모해오던 제이콥의 사이가 급격히 가까워지며 평범한 인간들의 연애를 보여주던 이야기는, 제이콥이 늑대인간으로 변신하고 죽은 로렌스의 애인인 빅토리아가 벨라를 향해 복수의 손길을 뻗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거기에 더해 에드워드의 환청을 들으려는 벨라의 위험한 시도가 앨리스의 미래에 감지되고 그것이 잘못 전해지면서 상심한 에드워드는 죽기 위해 볼투리 가문이 있는 이탈리아로 떠난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앨리스와 벨라는 에드워드를 구하기 위해 그를 뒤쫓고, 그곳에서 또다른 위험에 부딪치게 된다.



「트와일라잇」시리즈의 2부인 <뉴문>은 1부와 3부를 이어주는 중간 다리 정도의 역할을 수행한다. 에드워드와 벨라의 사랑이 시련을 통해 더욱 견고해지는 계기를 부여하고, 늑대인간과 볼투리 일가 등 새로운 캐릭터를 보충하고 극의 스케일을 키워 3부에서 진행될 이야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2부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제이콥은 로맨스 소설의 특징이자 새로운 이야기의 축인 삼각관계를 구축한다. 벨라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는 제이콥의 존재는 앞으로 대결구도를 형성할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관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남긴다. 또한 '벨라의 변신'을 둘러싼 볼투리 가문의 명령과 켈렌 가족과 퀼렛 부족과의 약속, 슬슬 모습을 드러내며 범위를 좁혀오는 빅토리아의 복수전은 3부 <이클립스>에서 펼쳐질 그들의 모험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1부 <트와일라잇>에서 '위험을 끌어들이는 자석'이라는 캐릭터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벨라는 2부 <뉴문>에서도 역시나 온몸을 던져 다양한 사건ㆍ사고를 일으키며 극의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심지어 3부 <이클립스>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사건의 포석을 여러 개 깔아두기까지 한다. 아마 벨라가 없었다면 포크스는 뱀파이어든 늑대인간이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여전히 시시한 시골 마을일 것이다. 그러나 포크스에서만 통하는(!) 매력을 가진 사고뭉치 벨라가 있기에 이야기는 계속 된다. 2부에서도 입만 열면 에드워드의 외모를 찬양하느라 넋을 놓고 위험한 상황을 만들되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나는 벨라의 수동적인 패턴은 여전하다. 그래도 이번엔 인간 계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으나 뱀파이어 계에서는 충분히 막강 파워로 통할 수 있는 자신의 잠재 능력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다. 미약하나마 자신을 보호할 힘을 찾은 그녀가 다음 편에서는 조금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본다.


<뉴문>의 두께는 <트와일라잇>보다 더욱 두꺼워졌으나 역시나 숨가프게 넘어간다. 그러나 에드워드가 이별을 선언하고 떠난 이후 벨라와 제이콥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까지는 다소 지루하게 이어진다. 빅토리아의 재출현과 제이콥의 변신으로 조금씩 속도감을 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1부에 비해 조금 늘어지고 느슨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모든 부분이 완벽한 모습으로 묘사되는 뱀파이어에 비해 늑대인간은 조금은 불완전하고 덜 성숙한 모습으로 그려져 아쉬웠다. 불멸의 존재로 나오는 뱀파이어에 비해 인격적 성숙을 이룰 시간이 현저히 짧은 것은 이해되지만 이책의 주인공이 뱀파이어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쪽으로 무게 중심이 더 기운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뉴문>에서는 <트와일라잇>에서 단숨에 독자들의 마음을 훔치며 이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가 된 완소남 에드워드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중간에 벨라의 환청으로 목소리 찬조출연을 하긴 하지만 책의 앞뒷 부분 각각 100여 쪽에 모습을 비치는 것이 전부다. 새로운 상황을 위한 숨고르기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렇더라도 에드워드 팬의 입장에선 무척이나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의 빈자리를 영계 매력남 제이콥이 메우긴 하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독자들이 3부를 외면하지 않게 하려는 작가의 전략적(?) 계획에 따라 에드워드는 2부 뒷부분의 이탈리아에서 다시 그 빛나는 얼굴을 들이밀며 벨라에게 돌아온다. 그가 컴백했으니 2부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3부 <이클립스>를 찾을 수 밖에! 훗!





- 2009년 4월, 햇살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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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문(New Moon) │ 스테프니 메이어 │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07 


초특급울트라나이스캡숑 맛있는 피냄새와 마음을 읽히지 않는 개인기로 에드워드의 마음을 움직인 벨라와 조각같은 외모와 근육질의 몸매에 벨벳처럼 부드러운 목소리의 삼박자를 갖춘 완소남 모드로 벨라의 심장을 미친듯이 뛰게 만드는 에드워드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뜨거운 사랑에 빠져든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어야 할 관계인 인간과 뱀파이어이기에 그들의 사랑은 더욱 애틋하고 격정적이다. 물론 이들의 연애는 벨라를 향한 흡혈 본능을 억제하는 에드워드의 초인적, 아니 초뱀파이어적 인내가 있기에 가능하다. 오, 위대한 사랑의 힘이여! 그러나 에드워드를 포함한 켈렌 가족 외의 다른 뱀파이어들까지 그런 인내를 발휘하지는 않는 법. 우연히 켈렌 가족을 방문했다가 벨라의 끝내주는 피냄새를 맡아버린 성질 더러운 뱀파이어 로렌스가 벨라를 먹잇감으로 지목하면서 켈렌 집안과 한판 대결을 펼친다. 결과는 물론 해피엔딩. 이어가야 할 이야기가 산더미인데 1부에서 여주인공을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여기까지가 대략 전편 <트와일라잇>의 줄거리다. 요즘 시대에 웬 뱀파이어?하며 눈 깔고 냉소적인 웃음을 띠며 읽기 시작했으나 여주인공 벨라가 지치지도 않고 묘사해대는 에드워드의 신이 내린 외모를 제대로 상상해 버린 탓에 차가운 미소에 버럭거리는 에드워드까지 사랑스러워 보일 지경이니 이를 어쩌랴. 십대 소녀 취향의 판타지 로맨스는 내 취향이 아닌데,라는 말을 했거나 말거나 천하무적 꽃미남 뱀파이어의 감미로운 미소와 기상천외한 모험이 재밌는 걸 어쩌라고. 어쩌긴 뭘 어째, 그냥 달리는 거지! 그렇게 완전 몰입해 빛의 속도로 책장을 넘기다보니 어느새 내 손엔 2부 <뉴문>이 들려있었다. 


게걸스레 입맛을 다시며 자신에게 덤벼들던 로렌스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만신창이가 된 몸을 어느 정도 추스린 벨라는 18 번째 생일을 맞는다. 17세 소년의 모습에서 정지해버린 에드워드와 달리 자신은 매일 조금씩 늙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우울해진 벨라는 에드워드와 앨리스의 축하 인사에도 시큰둥하다. 앨리스의 성화에 못 이겨 그날 저녁 켈렌 가족을 방문한 벨라는 축하 인사 속에 선물 상자를 열다가 실수로 종이에 손을 베인다. 벨라의 손에서 피가 남과 동시에 잠시 이성을 잃은 재스퍼가 벨라를 향하고 에드워드가 그를 저지하면서 화기애애하던 축하 자리는 순식간에 난투극으로 변한다.

로렌스 사건과 생일날의 소동으로 자신의 사랑이 벨라를 치명적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생각에 괴로워진 에드워드는 벨라를 위해 이별을 결심하고 포크스를 떠난다. 에드워드를 잃은 충격으로 벨라는 거의 정신줄을 놓게 되고, 그러던 중 극도의 긴장 상태나 위험한 상황에 놓일 때면 에드워드의 환청이 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더 듣기 위해 위험한 일에 몰두하던 벨라는 오토바이를 생각해내고, 아빠 몰래 오토바이를 배우기 위해 제이콥을 방문한다. 그리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유쾌한 제이콥과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시든 꽃 같았던 벨라의 삶에도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그러나 벨라가 에드워드에 대한 사랑을 완전히 거두지도, 제이콥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기도 못한 애매한 시점에서 제이콥에게 큰 변화가 찾아온다. 1부 <트와일라잇>에서 제이콥이 처음 만난 벨라에게 자기 부족의 전설을 들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그 전설에는 켈렌 가족 뿐만 아니라 제이콥이 속한 퀼렛 부족의 비밀까지 담겨있다. 바로 그들이 뱀파이어와 상극인 늑대 인간의 후예라는 비밀이. 그리고 <뉴문>에서 그 전설은 쾌활한 인디언 청년 제이콥을 통해 현실로 탈바꿈한다. 그가, 늑대 인간이 된 것이다.

에드워드의 부재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던 벨라와 그녀를 사모해오던 제이콥의 사이가 급격히 가까워지며 평범한 인간들의 연애를 보여주던 이야기는, 제이콥이 늑대인간으로 변신하고 죽은 로렌스의 애인인 빅토리아가 벨라를 향해 복수의 손길을 뻗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거기에 더해 에드워드의 환청을 들으려는 벨라의 위험한 시도가 앨리스의 미래에 감지되고 그것이 잘못 전해지면서 상심한 에드워드는 죽기 위해 볼투리 가문이 있는 이탈리아로 떠난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앨리스와 벨라는 에드워드를 구하기 위해 그를 뒤쫓고, 그곳에서 또다른 위험에 부딪치게 된다.



「트와일라잇」시리즈의 2부인 <뉴문>은 1부와 3부를 이어주는 중간 다리 정도의 역할을 수행한다. 에드워드와 벨라의 사랑이 시련을 통해 더욱 견고해지는 계기를 부여하고, 늑대인간과 볼투리 일가 등 새로운 캐릭터를 보충하고 극의 스케일을 키워 3부에서 진행될 이야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2부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제이콥은 로맨스 소설의 특징이자 새로운 이야기의 축인 삼각관계를 구축한다. 벨라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는 제이콥의 존재는 앞으로 대결구도를 형성할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관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남긴다. 또한 '벨라의 변신'을 둘러싼 볼투리 가문의 명령과 켈렌 가족과 퀼렛 부족과의 약속, 슬슬 모습을 드러내며 범위를 좁혀오는 빅토리아의 복수전은 3부 <이클립스>에서 펼쳐질 그들의 모험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1부 <트와일라잇>에서 '위험을 끌어들이는 자석'이라는 캐릭터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벨라는 2부 <뉴문>에서도 역시나 온몸을 던져 다양한 사건ㆍ사고를 일으키며 극의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심지어 3부 <이클립스>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사건의 포석을 여러 개 깔아두기까지 한다. 아마 벨라가 없었다면 포크스는 뱀파이어든 늑대인간이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여전히 시시한 시골 마을일 것이다. 그러나 포크스에서만 통하는(!) 매력을 가진 사고뭉치 벨라가 있기에 이야기는 계속 된다. 2부에서도 입만 열면 에드워드의 외모를 찬양하느라 넋을 놓고 위험한 상황을 만들되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나는 벨라의 수동적인 패턴은 여전하다. 그래도 이번엔 인간 계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으나 뱀파이어 계에서는 충분히 막강 파워로 통할 수 있는 자신의 잠재 능력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다. 미약하나마 자신을 보호할 힘을 찾은 그녀가 다음 편에서는 조금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본다.


<뉴문>의 두께는 <트와일라잇>보다 더욱 두꺼워졌으나 역시나 숨가프게 넘어간다. 그러나 에드워드가 이별을 선언하고 떠난 이후 벨라와 제이콥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까지는 다소 지루하게 이어진다. 빅토리아의 재출현과 제이콥의 변신으로 조금씩 속도감을 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1부에 비해 조금 늘어지고 느슨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모든 부분이 완벽한 모습으로 묘사되는 뱀파이어에 비해 늑대인간은 조금은 불완전하고 덜 성숙한 모습으로 그려져 아쉬웠다. 불멸의 존재로 나오는 뱀파이어에 비해 인격적 성숙을 이룰 시간이 현저히 짧은 것은 이해되지만 이책의 주인공이 뱀파이어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쪽으로 무게 중심이 더 기운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뉴문>에서는 <트와일라잇>에서 단숨에 독자들의 마음을 훔치며 이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가 된 완소남 에드워드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중간에 벨라의 환청으로 목소리 찬조출연을 하긴 하지만 책의 앞뒷 부분 각각 100여 쪽에 모습을 비치는 것이 전부다. 새로운 상황을 위한 숨고르기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렇더라도 에드워드 팬의 입장에선 무척이나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의 빈자리를 영계 매력남 제이콥이 메우긴 하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독자들이 3부를 외면하지 않게 하려는 작가의 전략적(?) 계획에 따라 에드워드는 2부 뒷부분의 이탈리아에서 다시 그 빛나는 얼굴을 들이밀며 벨라에게 돌아온다. 그가 컴백했으니 2부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3부 <이클립스>를 찾을 수 밖에! 훗!





- 2009년 4월, 햇살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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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이해 편 EBS 지식채널 건강 1
지식채널 지음 / 지식채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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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 중 하나가 감기다. 동네 병원이라도 찾으면 몇 가지 상투적인 질문 몇 가지 받고는 주사 한 방과 처방전을 받아 나선다. 그리고 다시 약국을 찾아 약을 받아온다. 감기약이 뭐가 이렇게도 많은 건지,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일곱여덟 가지의 약이 들어있기도 하다. 과연 이 약을 다 먹어도 괜찮을지, 감기 나으려다 약 때문에 위장병이 생기지는 않을지 고민을 하곤 한다.

그런데 감기 환자에게 이렇게나 많은 약을 처방해주는 나라는 거의 없단다.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곳에서는 한 주먹의 약은커녕 주사도 없이 그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영양분을 섭취하라는 말만 해줄 뿐이란다. 그럼 뭔가. 선진국 의사가 해준 말이라고 감기에 더 효력이 있는 건 아닐 터, 그네들은 엉덩이를 찌르는 주사 한 방이나 한 주먹의 약을 먹지 않아도 똑같이 낫는다는 말인가. 그럼 우리는 왜 이런 약을 먹고 있는 건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EBS 지식채널 건강 01: 몸의 이해 편>은 이런 질문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감기는 흔히 알려지있듯 특별한 약이 없다. 그저 충분한 영양 섭취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낫는 병이다. 그러나 '확실한 치료법이 없으면 수백 가지의 치료법이 생길 수 있다'는 말에 감기만큼 잘 들어맞는 게 또 있을까. 우리는 감기가 걸리면 조기에 잡아야 하고, 병원을 찾아 주사 한 방과 감기약을 먹는 걸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걸까. 바로 감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병원과 제약회사들의 잘못된 광고에 세뇌되었기 때문이다. 감기 환자에 들인 돈이 암 환자에 들인 돈의 몇 배를 훌쩍 뛰어 넘고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최고 비중을 자랑한다. 소위 적은 비용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되는 장사인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자연 치유가 가능한 감기에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몸의 자연 치유력을 죽이는 것은 물론 약물 남용의 발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소아의 경우 그 약물중독이 치명적 결과를 나을 수 있다. 책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감기에 대한 숨겨진 비밀을 읽고 순간 소름이 끼쳤다. 질병이 돈이 되고, 그 돈을 위해 건강을 미끼로 사람들을 약물에 중독되게 내몰고 있는 현실이 참 답답하게 다가왔다.

책은 그외 몸의 각 기관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특정 질병에 대한 꼭지를 두기도 한다. 내 몸의 장기와 내 몸을 위협하는 질병들에 대한 내용을 읽고 직접 건강상태를 체크해 봄으로써 건강에 대해 좀 더 자각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 몸을 살리는 올바른 식습관, 음식, 운동 등에 대해 실어두었다. 특히 통증을 무조건 약으로 없애려고 하지말고, 몸의 이상을 전해주는 몸의 신호로 여기고 몸의 이야기를 잘 들으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건강 상식들이 난립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속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가 어려워진 실정이다. 몸이 조금만 아파도 약에 의존하기 보다는 내 몸이 가진 자연치유력을 믿고 스스로 이기려고 노력해 보자. 운동과 바른 식습관이 도움이 될 것이다. 몸에 좋다는 온갖 건강보조제를 먹기에 급급하지 말고 제철에 나는 싱싱한 야채와 과일 등을 먹는 습관을 가져보자. 우리 몸이 말하는 소리를 무시하지말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 몸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곧 건강해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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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를 리뷰해주세요.
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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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소설의 새바람을 일으켰던 김려령의 <완득이>는 '제 1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때의 산뜻한 만남에 힘입어 창비청소년문학상,은 눈여겨볼 만한 문학상이 됐다. 그리고 얼마전 제 2회 수상작이 출간됐다. 구병모의 <위저드 베이커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창비청소년문학상의 두 번째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가장 먼저 반응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책소개에 언급된 단어들이 흥미로웠다.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가 결합된 성장소설이라, 마음이 솔깃해진다. 하긴 제목부터 위저드 베이커리(wizard bakery), 마법사의 빵집이 아닌가. 미스터리, 호러가 결합된 판타지라니 전체적 분위기가 톤다운일 것 같긴 했지만 가족을 바탕으로 한 성장소설이라니 일단 믿고 달려보는 거다.


집 근처 정류장 앞에 제과점이 하나 있다. 약간 낡은 인테리어에 그렇고 그런 분위기의 동네 빵집. 그러나 드나드는 손님이 많지도 않은 이 가게는 24시간 불을 밝히며 많은 양의 빵을 만들어내고, 그걸 어디론가 실어나른다. 결정적으로 빵의 재료를 묻는 손님에게 갓난아이의 간을 말려 빻은 가루, 까마귀의 눈알 시럽, 라푼젤의 머리 비듬 등 황당무계한 소리를 늘어놓는 '또라이' 제빵사가 있다. 위저드 베이커리, 그 가게의 이름이다.

엄마가 자살한 뒤 아빠가 재혼하면서 소년은 새 엄마 '배 선생'과 그녀의 어린 딸 무희와 함께 살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소년과 새 엄마와의 갈등은 깊어지고 허울 뿐인 가정은 소년에게 안식처가 되어주기는커녕 견디기 힘든 공간으로 변해간다. 점점 말이 없어지고, 가족과 마주치기를 피하던 소년은 급기야 이복동생의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쓴 채 도망치듯 집을 나온다.

몸을 피할 곳을 찾던 소년에게 유일하게 떠오른 곳은 바로 '또라이' 제빵사가 24시간 영업하는 제과점, 위저드 베이커리였다. 무턱대고 숨겨달라는 소년을 제과점 주인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제빵실의 오븐 안으로 인도한다. 오븐 안의 문을 여는 순간 소년은 숨겨져 있던 마법의 공간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마법사 제빵사와 파랑새 소녀와 소년의 동거가 시작된다. 그와 함께 평범해 보이던 '위저드 베이커리'의 숨겨져 있던 비밀들이 하나둘 드러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먹이면 효과를 보는 '악마의 시나몬 쿠키', 사과하고 싶은 상대와 100% 화해할 수 있게 해주는 '메이킹 피스 건포도 스콘', 학교나 회사에 가기 싫은 날 땡땡이칠 수 있게 도플 갱어를 불러주는 '도플갱어 피낭시에', 짝사랑 상대를 내것으로 만들어주는 '체인 월넛 프레첼'. 말만 들어도 구미가 당기는 이 빵과 쿠키들은 위저드 베이커리 닷컴에서 거래되는 마법의 빵이다.

누가 이런 걸 믿을까 싶지만 마법의 힘을 빌리고자 하는 이들의 은밀한 거래는 끊이질 않는다. 종종 의도와는 상관없이 예기치 못한 사건이 터지고 그런 상황을 대하는 이들을 보면서 소년은 인간의 씁쓸한 이면을 마주하게 된다. 위저드 베이커리 닷컴의 모든 품목 아래에는 마법의 힘을 사용하면 그 힘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지만, 마법의 욕망에 사로잡힌 이들은 그것에 대한 책임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리고 매번 사건이 터진 다음에야 후회한다.

임시로 나오긴 했지만 영원히 도망칠 수 없기에 소년이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가 돌아온다. 새 엄마 '배 선생'이 자신을 저주하기 위해 주문한 자신을 꼭 빼닮은 부두인형과 마법사가 던져준, 위저드 베이커리의 최고의 야심작인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타임 리와인드를 양손에 들고. 그러나 오랫만에 들어간 집에서 생각지 못한 상황에 봉착하게 되고, 타임 리와인드를 쥔 소년은 티비의 '인생극장'처럼 선택의 기로에서게 된다. 소년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도심 한가운데 존재하는 마법의 빵집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상처입은 소년과 마법사의 관계는 이 소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작가는 가족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에서 위안받지 못한 채 상처입고 방황하는 소년과 그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마법사, 그리고 마법의 빵을 매개로 엮어지는 세상 사람들의 교차되며 삶의 어두운 단면들을 유려한 문체와 재치있는 구성으로 풀어낸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타임 리와인드'를 든 소년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그의 몫이다. 시간을 그전으로 되돌렸다고 하더라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수도 있고, 그 상황을 견뎌내고 새로운 시간을 맞을 수도 있다. 어던 선택을 하든 그에 따른 상황은 그가 책임질 몫이다. 그것이 모든 위저드 베이커리의 제품에 새겨진 경고가 아니었던가.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판타지와 미스터리가 적절히 어울린 참신한 소재.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완득이, 리버보이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인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추억이라니. 환상이라니. 그 모든 것은 내게 있어서는 줄곧 현재였으며 현실이었다. 마법이라는 것 또한 언제나 선택의 문제였을 뿐 꿈속의 망중한이 아니었다. (중략) 지금은 나의 과거와, 현재와, 어쩌면 올 수도 있는 미래를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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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티드 베일 - The Painted Vei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참 오랫만에 영화를 봤다. <페인티드 베일>은 연기 잘하는 배우 에드워드 노튼과 영화 <킹콩>으로 내게 그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킨 나오미 왓츠가 만난 영화로, <달과 6펜스>로 유명한 서머짓 몸의 <인생의 베일>을 세 번째 영화화한 작품이다. 아직 원작인 <인생의 베일>을 읽어보진 못했는데, 영화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니 영화의 결말이 원작과는 좀 다르단다. 영화 결말이 조금 더 마음이 애틋한 것 같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펼쳐지는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들이 펼쳐진다. 영화는 아주아주 느린 화면으로 천천히 음미하듯 넘어가는데 이야기의 진행은 의외로 빠르다. 보통 영화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약간의 줄거리가 영화 초반부에 순식간에 흘러가 버리고 어느새 본론으로 들어가 그들 두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다.

사랑 없인 결혼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키티는 점점 늘어나는 나이와 주변의 압박으로 어쩔 수 없이 자신에게 첫 눈에 반한 의사 페인과 사랑없는 결혼을 한다. 그리고 그의 직장을 따라 중국으로 가게 되는데, 활발한 성격의 키티와 달리 차분한 성격의 페인은 서로 간의 성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한 채 무료한 결혼생활을 이어 나간다. 그러다 키티는 사교모임에 만난 매력적인 외교관과 불륜의 관계에 빠져들고 진심으로 키티를 사랑했던 페인은 억제할 수 없는 배신감에 불타오른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미움으로 콜레라가 창궐하는 오지의 마을로 자원하며 키티를 억지로 데리고 간다. 콜레라라는 치명적인 위험 앞에서 둘은 서로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지만 그 위험은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 마지막 한 줄이 영화의 대부분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키티의 '내면적 성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원작을 아직 안 읽어봤으므로 주워들은 내용이다;) 원작과 달리 영화는 키티와 페인,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알지만 페인을 사랑할 수 없었던 키티와 언젠가는 그녀가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이라 믿었으나 그녀의 배신에 고통스러워 하는 페인. 낯선 환경과 맞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생활을 지속해야 했던 키티의 고통도 공감이 가지만 그보단 받아들여지지 않는 자신의 사랑에 괴로워하는 페인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페인은 자신의 사랑을 배반한 그녀에 대한 증오와 여전히 그녀를 향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며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 자신에게 복수한다는 생각에 페인을 증오하던 키티도 그의 또다른 모습들을 발견하면서 어느새 점점 마음을 열어간다. 그리고 치명적인 위험이 도사리는 그곳에서 그들은 오랜 시련을 넘어 겨우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던 그날 밤의 그 뭉클함과 마지막 용서를 구하던 페인의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아릿하다. 

내용만으로는 뻔하디 뻔한 러브스토리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진부하다기 보다는 그들의 엇갈린 사랑에 가슴이 짠해졌다. 솔직히 처음엔 조금 지루해서 하품도 났지만 마지막 페인의 한 마디에 가슴이 무너져 눈물이 주르륵 흘러버렸다. 페인과 키티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사랑과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예전에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어떤 영화를 중간부터 보게 되었는데, 마지막 반전에서 선보이던 빛나는 그 소년(?)의 연기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훗날 제목도 모르던 그 영화에서 열연했던 배우가 '에드워드 노튼'이고, 영화 제목은 <프라이멀 피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영화가 노튼의 데뷔작이었다는 사실을 알곤 기절할 뻔 했다. 노튼은 그 영화로 각종 시상식에서 조연상을 휩쓸었다고 하는데 정말 그게 신인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잘 생긴 외모와 현란한 학벌 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로 먼저 불리는 에드워드 노튼. 그가 출연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 영화는 왠지 믿음이 간다.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고. 다만, 오랫만에 본 그의 얼굴에서 나이의 흔적이 너무 많이 보여 조금 슬펐지만 그와 함께 더욱 깊어진 그의 연기가 나를 기쁘게 한다. 

빛나는 금발 머리를 휘날리며 킹콩의 사랑을 받던 나오미 왓츠는 검게 물들인 짧은 머리의 키티로 돌아왔다. 그녀에 대한 기억은 <킹콩> 밖에 없는지라 뭐라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연기는 참 좋더라. 그런데 볼수록 니콜 키드만과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던데 그런 생각을 하는 건 나 뿐일까나. 어쨌거나 미인들은 얼굴에 진흙을 말라도 예쁘니 이것 참.. (지금 생각이 났는데 <21그램>에 숀 펜과 함께 연기했던 배우가 나오미 왓츠였다. 그리고 기사를 읽다 알았는데 나오미와 니콜은 친한 친구 사이라고. 또한 나오미가 니콜을 닮은 듯 하다고 생각하는 건 나 뿐이 아니었나 보다. ^^;)

나오미 왓츠와 에드워드 노튼의 안정적 연기와 더불어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들은 이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더불어 영화에 완전히 녹아드는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까지.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이 영화는 마치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나 또는 서정적인 시를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절제된 러브스토리를 오랫만에 만났다.


영화의 초반과 마지막에 나오는 꽃가게, 꽃을 바라보며 그녀가 하는 말은 비단 꽃 뿐만 아니라 사랑에도 유효하다. 일주일도 못가서 시들어 버릴 꽃을 사는 돈을 아깝워 할 수도 있지만 그 꽃은 시들 때까지 우리에게 돈으로 책정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랑 또한 그렇지 아니한가. 오랫만에 만난 가슴 따뜻한 러브스토리, <페인티드 베일>. 사랑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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