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플러스 세대공감 Old & New
상상플러스 제작팀 엮음 / 동아일보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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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KBS 2TV의 인기 프로그램 '상상플러스-세대공감 OLD & NEW'가 책으로 나왔다. 책자로 발간된 상상플러스는 그간 방송에 나왔던 '10대가 모르는 어른들의 말'과 '어른들이 모르는 10대의 말'들을 선별하여 싣고 있다. 전판이 컬러로 구성된 이 책은 특히 그 구성방식이 마치 TV 방송을 그대로 재현하듯 퀴즈를 통해 단서를 주고 그 단어를 추리하게 한 뒤 뒷장에 정답을 실어놓아 다시금 그 의미와 활용을 되새길 수 있게끔 되어있어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단서는 그 문제가 나왔을 때 출연한 출연진들의 사진과 익살스런 장난들도 함께 실어놓아 재방송을 보는 기분이 든다.

 또한 하나의 퀴즈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나오면 그 뒤에 짧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질문과 함께 실어두었다. 흔히 쓰이고 있는 잘못된 일본어들이나 비속어, 신조어 등에 대한 풀이나 교정들은 짧은 단락이지만 나름 유용했다. 책의 뒷부분엔 '어른들이 모르는 10대들의 말'들이 실려있는데 나름 인터넷 누리꾼 생활을 오래한 나조차도 갸우뚱하게 되는 신조어들이 많았다. 뭔가 새롭고 특색있는 표현을 하고 싶어하는 그들을 나무라는 건 아니지만 너무 심각한 우리말 훼손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쭉~ 읽으면서 방송에서 보았던 단어들이 나와 반갑기도 하고, 이제껏 사투리나 비속어, 은어로 알았던 단어들의 신분(^ ^?)를 발견하곤 새삼 놀라기도 했으며, 한자와 영어 등에 밀려 이제는 거의 자취를 감춘 우리말을 앞에 두고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또한 심심찮게 보이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에 눈이 커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얼마전 방송을 보면서 너무나 놀랐던 '마침맞다'와 거의 동급을 이루는 가장 충격이면서도 반가웠던 단어는  - '삐대다', '식겁(食怯)', '들입다' . 흔히 쓰면서도 사투리인줄만 알았던 이 단어들이 어엿한~ 표준어라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반갑던지!!! 앞으로도 많이많이 사랑해줘야겠다. ^ 0^
또한 방송에서 처음 들어봤던 '휘뚜루마뚜루'와 함께 '어깃장', '몽니', '모르쇠', '곤죽' 등은 그동안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우리말들이었고, '설레발', '주전부리' 등은 '상상플러스' 방송 출연진들이 워낙 자주 쓰는 표현이라 이미 귀에 익은 단어들이었다.
'추렴(각출X)', '두루뭉수리(두리뭉실X)', '본새(뽀대X)', '벌충('보충'과 구분)', '꼼수(꽁수X)'처럼 흔히 쓰던 표현이 조금씩은 틀린 단어라는 걸 알고는 새삼 반성!! 더불어 '구들', '추파', '외탁', '허투루', '감질', '터울', '회수권', '부지깽이' 같은 말들이 실려있는걸 보며 나 혼자 안타까워했다.

 
 세대간의 언어벽을 조금이라도 허물어보자는 기획의도로 시작된 오락 프로그램에서 점차 그 인기와 의미를 더해 이젠 잊혀진 우리말을 찾고 알리는 좋은 교양프로의 성격을 쌓고 있는 '상상플러스 - 세대공감 올드 앤 뉴'. 오락적 요소와 교양적 요소를 섞은 이 프로그램이 이토록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쓰이질 않는 때론 들어본 적조차 없는 우리말이 그만큼 많다는 것의 방증인 것 같아 씁쓸하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아직은 이만큼 살아있다는 또다른 희망의 표시이기도 하기에 기쁘기도 하다.

 처음 책이 발간되었을 때 방송의 인기를 등에 업고 출간되는 많은 책들 중 하나가 아닐까 의심했다. 물론 다 읽고 난 지금도 전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인기있는 방송의 힘을 덜어내더라도 보다 우리말에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름의 장점이 갖고 있다. 고급속지에 칼라로 실려있는 까닭에 책값이 만만찮은 것이 조금 걸리지만 딱딱한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과 부담없이 볼 수 있고, 우리말을 좀 더 가까이에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책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잊혀져가는 우리말을 찾고 알리는 좋은 프로그램인 상상플러스 - 세대공감 올드 앤 뉴. 앞으로도 더욱 친근한 우리말 파수꾼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 되어주길 바라본다. 더불어 우리말을 다루는 프로그램인 만큼 이왕이면 'OLD & NEW'라는 영어제목보단 더 멋스런 우리말을 내세워 봄은 어떠할까하는 생각도 같이 해 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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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불확실한 세상에서 크리스천으로 산다는 것
빌리 그레이엄 지음, 전의우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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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삶은 하나의 기나긴 여행이다. 태어남과 동시에 시작된 그 여행길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끝을 맺는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인생이라는 여행길,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우리의 인생을 쓰고 있는가. 어떻게 살아야 현명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대답을 담아둔 책이 바로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의 <인생>이다. 이제 곧 아흔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그는, 그간 목회자로서 살아오며 겪은 자신의 경험들과 그로 인해 얻은 소중한 깨달음을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나누어 준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크리스천으로 산다는 것'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이런 불확실하고 흔들림 많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크리스천에게 좀 더 그리스도에 가까운 삶의 방향과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인생>이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전반적으로 만나게 되는 수많은 고민과 의문에 대해 조목조목 다루며 그에 관한 해결방안과 조언을 담고 있다.

 책은, 크리스천으로서의 기본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준비사항을 알려주는 '여행을 준비하다' / 기도, 말씀, 성령, 교회에 대한 가르침를 담은 '힘을 비축하다' / 세상의 고난과 위험에 대처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다루는 '위기를 만나다' / 결혼, 자녀, 노년생활과 크리스천의 최후 목적지 등 인생길의 마무리가 언급되는 '여행은 계속된다' / 로 크게 4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 속에는 우리 인생길에서 만나거나 거쳐가야 할 여러 단계들에 대한 말씀과 깨달음이 담겨있고, 크리스천으로서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각각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조언이 제시되어 있으며, 개인적으로 궁금했거나 잘 이해되지 않았던 신앙적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설이 적혀있었다.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두께와 빼곡히 차있는 글자들을 보며 지루한 책이 아닐까 지레 겁을 먹었었다. 그러나 읽어내려 가는 순간순간 나의 의문과 의심, 우둔함을 깨치는 지혜롭고 따뜻한 소중한 말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책의 서문에 있는 말처럼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도움으로 우리의 미래는 바꿀 수 있다. 말씀과 기도로 그분과 소통하며, 우리의 삶 곳곳에 임재하시는 그분을 느끼며, 나 자신을 온전히 그분께 드린다면,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세상에서 방황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권한다. 아마 당신의 인생길이 향해야 할 방향을 이 책이 제시해 줄 것이다.

 

-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 (엡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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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웃음의 숲을 노닐다 샘터 우리문화 톺아보기 1
류정월 지음 / 샘터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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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들의 사소한 농담에도 그 시대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렇다면 옛 선조들의 우스개에서도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우리 선조들의 오래된 우스개들을 채록하여 조목조목 해설을 곁들여 살펴본 책이 나왔으니.. 바로 류정월님의 < 오래된 웃음의 숲을 노닐다 - 조선시대 우스개와 한국인의 유머 > 다.

 첫 장에 맛뵈기로 담겨진 이야기 중 어떤 것은 웃기지만 또 어떤 것은 암호풀기 같다. 내가 유독 한자에 약한 탓이기도 하지만 그런 우스개에 즐거워하던 그 시대의 유행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교경전의 한 비유나 그 시대상황을 비유한 말들이 농담의 핵심으로 쓰여지면 웃음을 머금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심지어 저자의 설명이 있음에도 웃기기는 커녕 여전히 이해 안되는 우스개도 몇 개 있었다;; 요즘 우리 주변의 유행어 몇 개만 떠올려봐도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가벼이 여기는 우스개 속에도 그 시대상황을 추론하고 짐작할 수 있는 단서들이 깔려있다.


 책의 첫머리엔 '농담의 천자(天子)'라는 별명을 얻은 백사 이항복이 등장한다. 그는 생활에서 웃음을 놓치지 않고 주변상황을 화기애애하게 만든 사람으로 유명했는데 그의 장인어른인 권율 장군과의 버선 일화에선 한참을 웃었다. 어렸을때 읽었은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그를 이 책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어른이 되어서도 그치지 않는 장난기와 그에 더해진 촌철살인 유머는 과연 그가 농담의 천자임을 인정하게 했다.

 이 책엔 여러가지 우스개들이 등장하는데 처가살이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편 나온다. 알려진 것과 달리 조선초기에는 고려시대의 풍습이 이어져 여자의 지위가 남자와 비슷해서 결혼을 하면 처가살이를 했단다. 지금처럼 시집살이를 하는 경우는 조선중기를 거쳐 후기에 이르러 정착한 것으로(더불어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같이 낮아졌다;; -_-;;) 그간의 역사를 짚어볼때 예외적 상황이라 할 수 있단다. 조선초기에 처가살이에 대한 우스개가 많은 것은 이런 사회적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고. 이 외에도 술에 관계된 우스개도 실려있다.


 이 책에 실린 우스개들 중엔 점잖은 것들도 있지만 소위 음담패설로 구분되는 야담류의 문헌에서 발췌한 것들도 많아서 성을 소재로 한 우스개도 많이 실려있다. 온갖 선정적인 사진과 동영상이 난무하는 요즘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만, 그 시대적 배경이 남녀칠세부동석을 강조하던 조선이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꽤나 놀랍기도 하다. 또한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성(姓)은 항상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관심사인가 보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런 음담을 즐겼던 사람들이 남성이었기에 이야기를 진행하는 관점도, 즐거움을 느끼고자 왜곡하는 시선도 모두 남성위주로 맞춰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비교적 향상된 현대에도 언어폭력이 여전한 상황이니 남성위주의 조선시대는 말해 무엇하랴. 엄연히 결혼을 하고도 떳떳하게 첩을 들이거나 여종을 범하고 기생집을 찾던 남자들이 즐기는 음담에서의 여자는 하나의 인간이라기 보단 자신의 욕망을 푸는 대상에 가깝게 묘사된다. 요즘 소설에서도 간혹 보이는, 강간을 당하고도 즐거워하는 여성의 설정은 대체 어떤 무뇌아들의 발상인지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런 설정들이 곳곳에 깔린 옛날 우스개를 읽으며 우습기는 커녕 화가 치미는건 유독 나뿐일런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남자들의 자기중심적 사고를 이 책 속에서도 발견하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러한 나의 짜증을 눈치챈 듯 다음 꼭지엔 양반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대담한 여자들이 소개되는데, 그들은 바로 기생이다. 사회적으로 대접받지 못했던 그녀들이지만 자유로운 신분이기에 오히려 주도권을 잡고 양반들을 조롱하는 대담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동안 일방적으로 남자들의 혀에 뭇매를 맞던 여성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줬다고나 할까. ㅎㅎ 물론 모든 기생들의 처지가 그러했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책의 뒷부분엔 우스개를 출처한 책들에 언급한 논평을 다루었는데, 민망한 음담을 옮겨두고는 그 밑에 군자로서의 도리를 운운하며 훈계하는 이중성에 한참을 웃었다. 오히려 우스개보다 그 밑에 적어둔 논평이 더 웃긴다. 이것들은 한낱 야한 우스개에서도 도덕적 메시지를 찾으려는 그들의 진심일까, 아니면 음담이나 옮겨적는 자신의 모습을 멋지게 포장하려는 노력일까. 판단은 읽는 사람의 몫이지만, 읽고 있으니 웃긴건 어쩔 수 없다. ^ ^; 조선시대 웃음의 숲에서 맘껏 노닐던 책은 이제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근대시대 신여성과 우스개에 한 꼭지를 할애한다. 여전히 애정을 주로 다루고 있는 잡지의 우스개들에서 근대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생각, 시대적 상황을 찾아볼 수 있다.


 웃음으로 살펴본 조선시대의 모습들. 이 책에 담긴 그들의 웃음 속에서 단편적으로나마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지금과는 다른 그들의 우스개를 만나 낯설기도 하고, 또는 겉모습만 다를 뿐 너무나 흡사한 정서를 가진 우리네 선조들의 웃음을 만나 반갑기도 했던 책. 책을 펴는 순간 오래된 웃음의 숲에서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보통의 대중들과 다른 모습이나 상황의 사람들을 비하하여 웃음을 유도하는 모습은 옛날뿐만 아니라 요즘에도 적지 않다. 여성, 장애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에서 비롯한 웃음보단 건강한 웃음이 더 많은 우리 사회가 되었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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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2006-12-21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책 재밌어 보이네요. 추천 누르고 갑니다.

simple 2007-01-1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감사합니당~(__)~ (^^)
 
통일은 산사태처럼 온다
박관용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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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다. 백범 김구 선생님처럼 오로지 조국의 통일만이 유일한 소망은 아닐지라도 당연히 우리에겐 언젠가 통일조국을 맞을거란 막연한 바람이 있다. 냉전시대였던 어린날엔 뿔달린 돼지가 지배하는 곳이 북한이라는 말도 안되는 만화들을 학교와 티비에서 공공연히 보여줬었지만 그래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되뇌였다.

그런 북한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 것은 단연 DJ의 햇볕정책이었다. 퍼주기 외교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햇볕정책은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를 급격히 녹였고, 여러 방면으로 민간교류의 물꼬가 트이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런 원조에도 북한의 실상은 그닥 나아지지 않았다. 북한의 경제는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남한에서 실어나르는 식량원조에도 나날이 굶어죽어가는 북한주민이 증가하고, 그 굶주림에 못견뎌 목숨을 걸고 탈북하는 동포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얼마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던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1차 핵실험은 그동안 무덤덤했던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햇볕정책 이후 낙관적으로만 생각했던 남북관계가 우리를 향해 쏘아올린 미사일로 다시 얼어붙기 시작했다. 또한 북한과 미국의 밀고당기기로 6자회담은 여전히 지지부진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은 때를 만난 듯이 일제히 선제공격을 운운하며 들고 일어서고, 북한이 믿고 있던 중국 또한 자국의 이익을 앞세워 북한의 편만 들고 있지는 않다. 고립된 북한과 그 사이에 끼인 남한. 다들 겉으론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자신들의 실리를 찾기에 바쁜 강대국들의 이권다툼의 장으로 변한 한반도에서 진정 이 땅의 주인인 우리는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현명한 건지..

이 책은 그런 고민들을 기본으로 현정권의 대북한정권과 대미정책에 대해 여러 비판들을 쏟아낸다. 햇볕정책의 온정적 퍼주기는 결국 막바지에 몰렸던 김정일 정권을 살려냈고 급기야 지금의 핵사태로까지 밀어부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전시작전통제권환수등 그간 미국과의 우호적 동맹관계을 끊고 친북반미의 길로 들어서 현재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한반도 핵사태에서 정작 주인이 아닌 객으로 전락한- 현정부의 잘못된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한다.

사실 나는 정치외교나 국제정세에 대핸 그다지 지식이나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이 책을 통해 새삼 미국, 중국, 일본 등 우리의 주변 강대국들과 북한 - 우리나라와의 대외적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항상 자신들의 이익추구를 앞세워 남의 나라에 간섭하는 주변나라 사이에서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과연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할런지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그에 대한 나름의 비판도 하며 책장을 넘겼다.

''통일은 산사태처럼 온다''라는 제목처럼 저자는 우리의 통일이 갑작스레 실현될 거라 예측하고 있다. 그 방법으론 여러 가정 중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한 전쟁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이야기 하는데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전쟁이란 진정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전쟁이란 단어가 언급되다니;; 또한 ''통일''자체의 문제보다 통일이후의 문제해결을 보다 진지하게 꼽았는데 사후처리에 따라 통일민족으로 강력하게 국제사회에 두각을 나타내느냐, 아님 남한까지 싸잡아 낙후되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는 주장과 함께 보다 구체적인 사안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통일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지금의 국제정세와 현정권의 대응에 대한 비판과 저자가 생각하는 올바른 방향도 함께 실려있다. 다만 이 책은 야당정치인의 시각으로 씌여진 터라 친미적 성향이 꽤나 강하게 보인다. 그동안 미국이 우리의 안보문제에 큰 역할을 해준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너무 강조하는 모습은 편치 않다. 미군과의 공조가 끝나면 바로 큰 일이라도 날 것 같은 생각은 너무 미국만을 믿고 의존하려 하는건 아닐런지. 현정권이 맘에 드는건 아니지만 친미적 성향 또한 그리 달갑진 않다. 이러한 그의 글을 읽고나니 그가 비판하는 현정권의 입장에 서있는, 그와 반대되는 다른 정치인의 의견이 궁금해진다. 통일과 대북정책에 있어선 모범답안이 없는 사안이라 옳고 그름을 무 자르듯 결정할 수는 없기에,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건전한 토론과 의견수렴을 통해 부디 이 어려움을 현명하게 헤쳐나가길 바래본다.

통일은 언젠간 이루어질 거라 생각한다. 언젠가 다가올 그 날이 우리에게 재앙이 아니라 기쁨을 주는 날로 만드기 위해서 우리 모두 힘써야할 것이다. 왜냐면 통일은 바로 우리의 일이요, 우리 자손의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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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 무어 4 - 가면의 섬 율리시스 무어 4
율리시스 무어.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지음, 이현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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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율리시스 무어라는 제목을 들었을때 뜬금없이 오딧세이의 그 율리시스가 생각났다. 물론 이름만 비슷할뿐 아무 상관도 없다는 걸 알았지만; ^^; 처음엔 지인이 빌려준 책이라 큰 기대없이 읽어내려 갔는데 예상외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분류가 청소년으로 되어있는 만큼 내용이 좀 단순한 감이 없지않지만 오히려 그 단순함이 아이들에겐 더욱 어필하는 모양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영화로는 봤지만 책으로는 읽어보지 못해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율리시스 무어 또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신나는 모험이 가득한 판타지 소설임엔 틀림없다.

빌라 아르고를 만나 그 집의 비밀을 파헤치는 1권, 시간의 문을 통해 이집트로의 짜릿한 모험을 다녀온 2권, 다시 빌라 아르고에 돌아와 킬모어 코브에서 의문의 인물인 시계공 피터 다이달로스와 새로운 단서를 찾아내는 3권, 그리고 피터를 만나기 위해 베네치아로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4권까지.. 매번 장소를 바꿔가며 새로운 볼거리를 상상해 보는 재미와 함께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세 아이와 함께 고민하는 즐거움은 4권에서도 여전하다.

3권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피터 다이달로스를 찾는 과정에 등대지기 레오나르도 미나소가 새로이 등장한다. 그도 빌라 아르고의 비밀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인물로, 4권의 마지막 장면에서 제이슨의 이야기는 미나소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킴과 동시에 5권에서 선보일 이야기들을 예측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아이들의 모험을 매번 방해하는 화려한 악당, 오블리비아 뉴턴은 베네치아에서도 여전히 세 아이들 보다 앞서 시간의 문 열쇠를 찾으러 다니며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이야기에 더욱 긴장감을 부여하며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또한 시간의 문에 대해 알고 있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중 잠깐 언급되었던 새로운 등장인물 '블랙'. 5권에서 그는 등장과 함께 또 어떤 단서와 활약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읽는 순간 함께 새롭고 매력적인 세상으로의 여행에 동참하게 되는 율리시스 무어 4권을 덮으며, 5권과 6권에서는 또 어떤 곳으로 새로운 모험을 떠날지 혼자 상상해 본다. 이제 율리시스 무어의 정체와 빌라 아르고의 비밀이 벗겨지는 날도 얼마남지 않았다. 과연 그의 정체는 사진을 향한 피터와 그걸 들은 제이슨의 마지막 말과 같을까? 너무 궁금할 따름이다. 뒷이야기가 어서 펼쳐지길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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