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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플러스 세대공감 Old & New
상상플러스 제작팀 엮음 / 동아일보사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KBS 2TV의 인기 프로그램 '상상플러스-세대공감 OLD & NEW'가 책으로 나왔다. 책자로 발간된 상상플러스는 그간 방송에 나왔던 '10대가 모르는 어른들의 말'과 '어른들이 모르는 10대의 말'들을 선별하여 싣고 있다. 전판이 컬러로 구성된 이 책은 특히 그 구성방식이 마치 TV 방송을 그대로 재현하듯 퀴즈를 통해 단서를 주고 그 단어를 추리하게 한 뒤 뒷장에 정답을 실어놓아 다시금 그 의미와 활용을 되새길 수 있게끔 되어있어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단서는 그 문제가 나왔을 때 출연한 출연진들의 사진과 익살스런 장난들도 함께 실어놓아 재방송을 보는 기분이 든다.
또한 하나의 퀴즈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나오면 그 뒤에 짧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질문과 함께 실어두었다. 흔히 쓰이고 있는 잘못된 일본어들이나 비속어, 신조어 등에 대한 풀이나 교정들은 짧은 단락이지만 나름 유용했다. 책의 뒷부분엔 '어른들이 모르는 10대들의 말'들이 실려있는데 나름 인터넷 누리꾼 생활을 오래한 나조차도 갸우뚱하게 되는 신조어들이 많았다. 뭔가 새롭고 특색있는 표현을 하고 싶어하는 그들을 나무라는 건 아니지만 너무 심각한 우리말 훼손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쭉~ 읽으면서 방송에서 보았던 단어들이 나와 반갑기도 하고, 이제껏 사투리나 비속어, 은어로 알았던 단어들의 신분(^ ^?)를 발견하곤 새삼 놀라기도 했으며, 한자와 영어 등에 밀려 이제는 거의 자취를 감춘 우리말을 앞에 두고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또한 심심찮게 보이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에 눈이 커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얼마전 방송을 보면서 너무나 놀랐던 '마침맞다'와 거의 동급을 이루는 가장 충격이면서도 반가웠던 단어는 - '삐대다', '식겁(食怯)', '들입다' . 흔히 쓰면서도 사투리인줄만 알았던 이 단어들이 어엿한~ 표준어라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반갑던지!!! 앞으로도 많이많이 사랑해줘야겠다. ^ 0^
또한 방송에서 처음 들어봤던 '휘뚜루마뚜루'와 함께 '어깃장', '몽니', '모르쇠', '곤죽' 등은 그동안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우리말들이었고, '설레발', '주전부리' 등은 '상상플러스' 방송 출연진들이 워낙 자주 쓰는 표현이라 이미 귀에 익은 단어들이었다.
'추렴(각출X)', '두루뭉수리(두리뭉실X)', '본새(뽀대X)', '벌충('보충'과 구분)', '꼼수(꽁수X)'처럼 흔히 쓰던 표현이 조금씩은 틀린 단어라는 걸 알고는 새삼 반성!! 더불어 '구들', '추파', '외탁', '허투루', '감질', '터울', '회수권', '부지깽이' 같은 말들이 실려있는걸 보며 나 혼자 안타까워했다.
세대간의 언어벽을 조금이라도 허물어보자는 기획의도로 시작된 오락 프로그램에서 점차 그 인기와 의미를 더해 이젠 잊혀진 우리말을 찾고 알리는 좋은 교양프로의 성격을 쌓고 있는 '상상플러스 - 세대공감 올드 앤 뉴'. 오락적 요소와 교양적 요소를 섞은 이 프로그램이 이토록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쓰이질 않는 때론 들어본 적조차 없는 우리말이 그만큼 많다는 것의 방증인 것 같아 씁쓸하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이 프로그램의 인기는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아직은 이만큼 살아있다는 또다른 희망의 표시이기도 하기에 기쁘기도 하다.
처음 책이 발간되었을 때 방송의 인기를 등에 업고 출간되는 많은 책들 중 하나가 아닐까 의심했다. 물론 다 읽고 난 지금도 전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인기있는 방송의 힘을 덜어내더라도 보다 우리말에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름의 장점이 갖고 있다. 고급속지에 칼라로 실려있는 까닭에 책값이 만만찮은 것이 조금 걸리지만 딱딱한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과 부담없이 볼 수 있고, 우리말을 좀 더 가까이에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책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잊혀져가는 우리말을 찾고 알리는 좋은 프로그램인 상상플러스 - 세대공감 올드 앤 뉴. 앞으로도 더욱 친근한 우리말 파수꾼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 되어주길 바라본다. 더불어 우리말을 다루는 프로그램인 만큼 이왕이면 'OLD & NEW'라는 영어제목보단 더 멋스런 우리말을 내세워 봄은 어떠할까하는 생각도 같이 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