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흙이 가르쳐주네 - 네이버 인기 블로그 '풀각시 뜨락' 박효신의 녹색 일기장
박효신 지음 / 여성신문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자연의 따뜻함을 좋아하고 흙의 정직함을 사랑하며 그 속에 묻혀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삶을 몸소 실천하는 여자, 풀각시 박효신. 그녀의 보물같은 뜨락에서 캐낸 포근한 이야기들이 잔뜩 담긴 책 <바람이 흙이 가르쳐 주네>는 내게 생각지도 못한, 기대보다 훨씬 큰 기쁨과 넉넉함과 감동을 준 책이었다. 완전 내 스타일이다. 책을 잡고 있는 내내 마음이 넉넉해지고 입가엔 미소가 머무른다. 흙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새하얀 고무신이 인상적인 책표지처럼 이 책에는 바람과 흙과 함께 하고자 하는 풀각시 박효신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다.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면 사람들은 흔히 '시골가서 농사나 짓고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철없는 말을 한다. 그러나 그런 말하는 사람치고 실제로 농사 지을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들도 도시 삶이 힘들어 '농사나~'라고 말을 해대지만 농사 짓는 일이 실제로 만만찮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잘 나가는 도시 생활을 접고 스스로 농사꾼이 된 사람이 있다. 화려한 경력과 억대 연봉을 과감히 내던지고 충남 예산으로 내려와 농사꾼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녀, 박효신. 밭을 갈아 옥수수를 심고, 곱게 피어난 할미꽃에 감탄하며, 마당에 돋아난 어린 쑥을 뽑아 쑥버무리를 해 먹으며 미소짓는 그녀는 도시에서의 화려했던 생활보다 흙을 만지고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는 풀각시로서의 삶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이야기한다. 책 속의 글과 사진에는 그녀의 그런 진심이 뚝뚝 묻어난다. 

트레이닝복 차림에 하얀 고무신을 신고 다니고, 쌀뜨물 세수와 매실주 스킨으로 화장을 갈음하며, 13000원짜리 동네 미용실 파마를 편안해 하며, 뒷꿈치 헤진 양말을 꿰매는 소박한 그녀이지만, 열렬히 좋아하는 가수 바비킴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맨 앞줄 로얄석으로 표를 사고 KTX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 열정적인 면도 있다. 손톱 끝에 봉숭아물을 들이며 사랑을 기다리는 순수함과 담근 술이 익어가면 친구들을 불러 잔치를 벌이는 넉넉함과 메주를 만들고 김치를 담그며 행복해하는 따뜻함과 부모님을 생각하는 효심이 함께 어우러져 독자에게 전해진다. (아버지 이야기가 나올 땐 눈물이 주르륵;;)

- 행복은 멀리 있는 것도, 운 좋은 사람들에게만 있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구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손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 있다. (12쪽)

<바람이 흙이 가르쳐 주네>는 욕심 부리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취하며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려는 그녀의 소박한 시골 생활을 과장없이 솔직하게 들려준다. 친근하고 편안한 문체로 꾸려진 이야기는 쉽고 재미있으며, 흥을 돋워주는 맛깔나고 사랑스런 사진들을 통해 풀각시 뜨락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흙을 만지고 몸을 움직이며 노동의 진정한 기쁨을 배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삶을 대하는 자세의 변화를 체험하고 있는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마음이 부자되는 시골에 대한 끝없는 예찬을 풀어낸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은 도시인에서 농사꾼으로 변신한 그녀의 귀농이야기라기 보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라고 보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읽는내내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람이 흙이 가르쳐 주네>는 우리가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임엔 틀림없다. 비록 책 속에 드러난 그녀의 모습이 전형적인 농민의 모습은 아니지만 스스로 농사꾼이 되고자 노력하는 풀각시의 모습에 그런 딴지는 잊게 된다. 자신의 방식으로 자연과 호흡하며 나날이 새로운 기쁨을 발견하고 즐기는 그녀의 삶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자신을 찾아올 때는 장미꽃이나 케이크 대신에 목장갑과 우표를 들고 와달라는 그녀의 인사를 들으니 왠지 언젠가는 꼭 풀각시의 뜨락을 방문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그녀가 만든 꽃차도 마셔보고 싶고 잘 익은 술도 궁금하다. 점심 먹고 운동삼아 나서는 밭의 풀 뽑기도 재미있을 듯 하다. 그런 생각을 하다 잠시 멈칫한다. 아니, 그보다.. 얼마전 터를 옮긴 '아버지의 텃밭'부터 가봐야겠다. 이번 주말엔 호미 한 자루 들고 보탬 안되는 손길을 함께 놀리며 아버지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눠봐야겠다.  



참, 심심할 때 '풀각시'가 운영하는 블로그 '풀각시 뜨락(http://blog.naver.com/hyoshin4858)에 방문해 보자. 멋진 사진들과 맛나는 글들이 주렁주렁 열려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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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2007-08-05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추천하고 갑니다~^^
 
트래블 알라까르뜨 - 여행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38가지 방법
이종은 지음 / 캘리포니아미디어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날이 부쩍 더워졌다. 장마가 끝나고 어느새 주변 공기를 뒤덮은 무더위가 한여름임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그와 함께 시작되는 여름휴가 행렬. 산으로 바다로 해외로 모두들 가방을 짊어지고 길을 나선다. 훌쩍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부러워하면서도 책상 끄트머리에 머물러 있는 나는 여행 대신 여행책을 펴든다. 그런 까닭에 날씨가 더워질수록 여행책에 대한 나의 편독은 심해지고 있다. 직접 내 발로 밟지 못하고 눈으로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책과 함께 떠나는 세계 여행은 한계가 없기에 책상 앞의 나를 자유롭게 한다. 여행책은 나의 로망의 집합체이자 상상의 원동력이며 마음의 해방구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여행책을 읽는다.

트래블 알라까르뜨. 제목이 참 생소하다. 트래블은 알겠는데 대체 알라까르뜨는 뭘까. 해답은 책날개에 있다. 알라까르뜨(a la carte)는 정해진 메뉴로 제공되는 세트 요리와 달리 메뉴 중에서 좋아하는 것을 골라먹는 일품요리를 뜻한단다. <트래블 알라까르뜨>는 저자의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을 통해 자신을 넓힐 수 있는 서른여덟 가지의 여행 메뉴를 책이라는 식탁에 차려낸다. 좋아하는 음식을 골라먹는 알라까르뜨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또한 저자가 제시한 다양한 메뉴 중에 구미가 당기는 것들을 마음에 골라 담으면 된다. '트래블 알라까르뜨'라는 제목 속에는 여행도 음식처럼 자신의 취향과 개성에 따라 '나만의 색깔있는 여행'으로 디자인할 수 있다는 지은이의 의견이 담겨있는 셈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들려주는 여행 제안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의견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엄마와 단둘이 떠나는 모녀여행, 옛추억을 곱씹으며 되짚는 추억여행,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나서는 음식여행, 저자의 관심사인 호텔에 관한 취재여행, 더이상 멋질 수 없는 자연경관을 돌아보는 자연여행, 요즘 뜨고 있는 테마여행 중 하나인 스파여행 등의 여러가지 테마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Out of Africa'나 '첨밀밀' 같이 인상깊었던 영화를 여행과 연결시키거나, 여행지의 키스 장면에 자신이 쓴 소설을 덧붙이는 등의 깜짝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반면 선진국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예측해 보거나, 투자와 경영 마인드로 무장해 여행지를 살펴보길 권하며, 라스베거스를 보며 관광자원 개발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치나 비빔밥 같은 우리 고유의 음식 맛과 푸짐한 식당 인심, 그리고 우리만의 목욕 문화인 목욕관리사(일명 '때밀이')와 찜질방 등의 이미지 상품 활용을 주장하는데, 특히 '떡'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주목할 만하다.

여행을 온몸으로 즐기는 노하우도 빼놓지 않았는데, 현지 음식을 맛보고,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며, 시장에 들러 현지인들의 활기를 직접 느껴보고, 평소에 시도해보지 못했던 과감한 패션이나 스타일에 도전해 일탈의 즐거움을 누려보기도 하며, 선입견을 버리고 세상을 바라보며, 내게 다가온 낯선 기회를 뿌리치지 말자. 여행을 통해 배움의 기회를 한결 많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의자에 앉아 쉬기, 디지털 기기를 벗어던지고 아날로그적인 시간을 보내보라는 등의 일상적이고 소박한 제안들도 살며시 덧붙인다. 


'여행으로 나의 세계를 넓히는 38가지 방법'이라는 부제처럼 <트래블 알라까르뜨>는 '여행'을 '자기계발'과 연계해 바라본다. 여행을 삶을 즐기는 행위로 봄과 동시에 삶을 한층 성숙하게 만드는 인생의 특별 수업의 한 형태로 여긴 것이다. 호텔 경영을 준비하는 저자가 호텔 취재 여행을 떠나며 각국의 여러 호텔을 살펴보고, 선진국을 보며 우리 미래를 전망해 보며, 현지 여행을 통해 투자여부를 결정해 보라는 등의 제안은 이 책의 그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딱딱한 자기계발서라기 보다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히는 여행 에세이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려낸 여행 제안들은 다양하고 흥미롭다. 아주 새로운 것들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 공감되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간혹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거나 너무 주관적인 감상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있고, 대체로 쉽고 편안한 문체로 씌여져 있어 읽기에 부담이 없지만 때때로 매끄럽지 못한 문장이 눈에 띄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 책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건 위에서 이야기했듯 기존과는 다른 관점으로 여행에 접근한 것이 신선했고, 여성으로서 그녀가 가슴에 담은 생각과 특히 책의 마지막에 '여행과 일과의 관계', '나이'에 대해 보여주는 철학에 많은 부분 공감했기 때문이다. 물론, 책에 실린 멋진 사진들도 너무 좋았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을 동반한다. 그러나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한 호기심이 두려움을 압도하기에 많은 이들이 기꺼이 길을 나선다. 낯선 공기 속에서 느끼는 자유, 일탈의 즐거움,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 속에서 내 마음밭을 키워가는 짜릿함, 그리고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통해 한층 성숙해지는 자아까지 여행이야말로 삶의 축소판이며 생생한 교육 현장이다. 비일상적인 여행을 통해 일상의 비전을 찾아가는 즐거움, 일상의 내가 아닌 또다른 나를 찾고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주는 여행. 그래서 '즐거운 두려움에 도전하지 않으면 여행은 시작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더욱 가슴에 진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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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 제135회 나오키 상 수상작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들녘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희망을 찾아주는 심부름집 이야기인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은 처음으로 만나는 미우라 시온의 작품이다. 처음 듣는 생소한 작가의 이름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책표지에 자랑스레 적혀있는 '2006년 나오키상 수상작'이란 글귀였다. <공중그네>에 반한 이후 은근히 나오키상 수상작을 편애중인 나였기에 이 작품 또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정작 이 책을 집어들게 만든 건 계속 내 귀를 간지럽히는 귀가 솔깃한 입소문들이었다. 웃기다, 재밌다란 말보다 더 강도 높은 '훈훈하다'라는 감상평. 아~ 정말이지 안 읽을 수가 없지 않은가.


도쿄 근처에 있는 인구 30만 명의 마호로 시. 마호로 역 근처에는 주인공 다다가 운영하는 '다다 심부름집'이 있다. 들어오는 의뢰는 무조건 받아들이고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깔끔하게 일처리를 마무리하는 것을 경영 방침으로 삼고 있는 다다 심부름집은 자칭 '지역 밀착형 심부름센터'다. 아들 대신에 부모님 병문안 가기, 창고에 있는 짐 꺼내주기, 정원 청소하기, 주인이 집 비운 사이 고양이 밥 주기, 옷장 안에 빠진 봉 달아주기, 초등학생 하굣길 태워주기, 버스 운행시간 체크하기 등 주변의 온갖 잡다하고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해 줌으로써 다다의 심부름집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의뢰인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행복을 전해준다.

아들 대신 병문안을 간 다다에게 소네다 할머니는 내년부터 무척 바빠질 거라는 알송달쏭한 예언을 하고, 그 말을 증명하려는 듯 새해 초부터 여러 당황스런 일들이 벌어진다. 험난한 일년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은 바로 괴짜 고교 동창 교텐과의 우연한 만남. 갈 곳이 없다는 교텐의 부탁을 차마 뿌리치지 못한 다다는 얼떨결에 그와의 불만스런 동거를 시작한다. 신중하고 소심한 다다와 달리 일단 행동으로 밀어부치는 교텐은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어느새 서로에게 점점 익숙해져 간다.


'심부름집'의 특성상 다다는 항상 누군가를 방문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크고 작은 문제에 개입하게 된다.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은 이런 심부름 센터의 특성을 적극 활용해 잡다한 일들을 의뢰하는 여러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하나의 줄기로 엮어낸다. 잠시 맡아둔 개에서 버림받은 개로 전락(?)한 치와와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콜롬비아 창녀 루루, 초등학생 유라, 루루의 룸메이트 히아시, 여고생 기요미, 기무라 부부와 기타무라 등등의 의뢰인들을 거쳐 다시 다다와 교텐에게로 이어진다. 

또한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은 심부름집이란 공간을 통해 각양각색의 인간 군상들을 보여주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다 심부름집에 들어오는 일들처럼 대부분 평범하고 사회적으로 주류보다는 비주류에 가까운 캐릭터들이다. 이들이 맡긴 일상적인 일들은 대부분 예상치 못한 계기를 통해 일상적이지 못한 사건으로 이어지고, 거기에 휘말린 다다와 교텐이 그 소동들을 해결하면서 사건은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일단락된다. 다다 심부름집은 의뢰인들의 의뢰에 항상 임무 완수로 답한다. 그와 함께 그동안 그들이 잠시 놓고 있었던 '행복'을 다시 찾아준다. 또한 그런 주변 인물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봉인한 채 숨겨두었던 다다와 교텐이 서서히 마음을 열고 상처를 치유하며 조심스레 새로운 행복을 꿈꾸는 과정이 전체에 걸쳐 보여진다.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은 의뢰받은 일을 해결해주는 심부름 센터를 통해 사건을 던져주고 실마리를 찾는 미스터리적 요소와 엉뚱하고 특이하지만 촌철살인의 말과 행동을 선보이며 꼬여가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매력적인 캐릭터, 일상의 문제에서 찾아내는 이야기, 적당한 가벼움의 외피를 뚫고 그 속에 녹아있는 사회적 문제의 메시지, 그리고 그것들을 아우르는 웃음과 감동의 적절한 조합해 두었다. 미우라 시온이란 작가를 처음 알았지만 이 작품은 그의 솜씨가 녹록치 않다는 느낌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가볍지만 진지하게, 무겁지만 웃음으로'를 고수하는 최근 일본소설의 비슷비슷한 경향에서 벗어나는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기도 하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소설,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그들의 행복찾기에 함께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  






-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건 누군가의 희망이 된다는 의미야. (105쪽, 교텐)

- 하루 덕분에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됐어요. 애정이란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싶다는 느낌을 상대한테서 받는다는 걸요. (191~2쪽)

- 이제야 다다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행복은 재생된다고. 행복은 모양을 바꾸어 가며 다양한 모습으로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몇 번이고 살그머니 찾아온다고. (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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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NIGHT - 나를 바꾸는 저녁
사토 덴 지음, 위귀정 옮김 / 지니북스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굿모닝-나를 바꾸는 아침>에 이어 <굿나잇-나를 바꾸는 저녁>이 나왔다. 성공적인 인생을 시작하게 해 줄 52 개의 아침 습관을 알려주었던 <굿모닝>과 마찬가지로 <굿나잇> 또한 활기찬 내일을 맞을 수 있게 해주는 52 개의 성공적인 저녁 습관을 소개하고 있다. 같은 작가, 비슷한 디자인, 같은 크기와 비슷한 두께, 동일한 구성까지 똑같은 두 책의 외모만큼이나 <굿모닝>과 <굿나잇>은 하루의 시작과 마감에 대한 방법들로 배곡하게 채워져 있다.

저녁은 오늘을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새롭게 시작될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루를 온전히 마무리함과 동시에 새롭게 시작하는 밑거름이 되는 것은 단연 수면이다. 인간은 보통 평균적으로 하루 시간의 1/3 정도를 수면으로 보낸다. 간혹 잠자는 시간을 아깝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 할 수 있다. 잠을 자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활동을 위한 준비-낮시간 동안 활동하며 쌓였던 온갖 피로를 풀고 심신을 회복시키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잠을 얼마나 잘 잤느냐에 따라 다음날 컨디션이 달라지는 것처럼 수면은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굿나잇>에서는 많은 부분을 할애해 수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특히 '인생은 자기 전 3분으로 결정된다'라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잠들기 전의 시간은 현재의식에서 잠재의식으로 전환되는 시기여서 이때 인생의 꿈에 대해 생각하면 그것이 잠재의식에 기록되고 어느새 그 꿈에 다다르게 인도한다는 것이다. 대게 잠자기에 누워 하루에 있었던 일 떠올리면서 좋았던 일들보다 안 좋았던 일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좋지 못한 방법이란다. 걱정과 불안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양을 증가시키기 일쑤라 잠들기 전이라도 그 걱정들을 꽁꽁 묶어두고 우리의 삶에 대해 긍정적인 것을 떠올리며 인생의 비전을 제시해 보자. 그리고 그것들을 반복함으로써 나의 잠재의식에 꿈을 향한 사다리를 놓아보자.

이 밖에도 이 책은 사랑하고 감사하는 습관을 가져라, 미소를 띠며 잠들어라, 걱정근심은 그만두고 행복한 생각을 하라 등 저녁시간을 다스리는 방법, 방을 청소하고 책상을 정리하고 일찍 귀가해 옷을 갈아입고 야식이나 술을 피하고 휴식하라 등의 일찍 귀가하는 방법, 반신욕을 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물구나무를 서고 따뜻한 백열등으로 바꾸고 라벤더 향을 맡으며 푹 쉬는 방법, 수첩을 꺼내 하루 일정을 체크하고 내일을 미리 준비하고 밤엔 메일이나 전화를 하지 말고 머리맡에 메모장과 펜을 준비하라 등의 불안을 없애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방법,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소금과 숯으로 공기를 정화하고 발을 따뜻하게 하고 자신과 사람들에게 감사하라 등의 푹 자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밤에 전화를 받지 말고 메일을 보지 말라는 것은 공감은 가지만 실천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다, 물구나무 서기를 못하지만 그게 안티에이징에 좋다니 갑자기 마구 해보고 싶은 충동도 느껴지고(얼마전에 읽은 <면장선거>의 '카리스마 직업'에 물구나무가 안티에이징에 좋다는 말이 있었는데, 일본에선 요즘 이게 유행인 모양이다.), 당장 소금과 숯을 내 방에 설치하고픈 욕구도 치솟았다. 또한 전작 <굿모닝>과 마찬가지로 <굿나잇>에서도 저녁 일기 대신 아침 일기 쓰기를 권고하고 있다. 하루의 잡다한 일들을 떠올리며 고요한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는 저녁 일기 대신 시작되는 하루를 설계하는 마음으로 쓰는 아침 일기는 미소 지으며 잠들라는 말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았다. 

<굿나잇>에 소개된 방법들 모두 읽다보면 너무나 쉽고 간단한 방법이라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실천하려고 해보면 생가보다 쉽지 않다. 그건 바로 '꾸준히'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새해마다 아침형 인간을 다짐하며 운동과 공부를 계획하지만 매번 실패하는 것은 꾸준하게 하기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처음엔 몸에 익히기 힘든 일들도 '꾸준히'라는 난관을 넘어 습관으로 만든다면 더이상 예전만큼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된다. 습관이 우리를 만드는 셈이다. 그러니 습관을 바꾸면 운명이 바뀌고, 운명이 바뀌면 인생이 바뀔 수 있다. 이것이 이 책에 소개된 사소한 방법들을 몸에 익혀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굿모닝>에서 알려주는 대로 긍정의 기운을 가득 실어 시작되는 하루를 설계하고, <굿나잇>에서 귀뜸해주는 방법으로 활기찬 내일을 위한 저녁시간을 보내보자. 그것들을 점차 내 몸의 습관으로 받아들이다 보면 어느새 변화되는 나를, 성공으로 달려가는 나의 인생과 만나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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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리 로사 다브레카 트리플 케익 SPF32 PA++ - 21호-다브레카 베이지

평점 :
단종


전 화장이 두껍다는 느낌이 들거나 뭉치는 걸 싫어해서 커버력도 없고 자외선 차단도 안 되지만 가벼운 사용감 하나 만으로 가루파우더를 써왔어요. 트윈케익은 물론이고 압축파우더도 두껍고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잘 안 쓰게 되더라구요. 제 피부가 복합성이라 U존인 볼은 항상 당겼지만 T존인 코랑 이마는 번들거리거든요. 그래서 중간중간 화장을 고쳐야 하는데 두껍다는 느낌이 들면 예외없이 뭉치더라구요. 트러블성 피부라 모공도 넓은 편이라 종종 화장 수정하다 난감한 상황에 맞닥뜨리곤 하지요. 그래서 가벼운 가루파우더를 버릴 수가 없더라구요. 결국 기초메이크업을 좀 더 탄탄히 하고 루스파우더를 쓰는 쪽을 택해왔죠.

그런데 가볍긴 하지만 가루파우더는 휴대용으로 갖고 다니기엔 좀 번거롭잖아요. 가루날림도 있고, 너무 빨리 지워지고, 밖에서 바르기도 쉽지 않구요. 또 휴대용 케이스를 잘 다루어도 종종 가루가 옆으로 새어나와서 지저분해지구요. 그래서 파우더보단 커버력있고 트윈케익보다는 가볍다는 파우더팩트의 유혹에 몇 번 시도해봤는데 거의 실패였어요. 어쩔 수 없이 가루파우더 써야 하나..라고 생각하던 쯤 만난 제품이 바로 로트리 팩트랍니다. ^^

파우더 팩트를 살벼보던 중에 로트리가 파우더 전문 브랜드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전문'이란 말이 주는 그 신뢰감에 계속 예의주시하며 살폈죠. ㅎㅎ 그런데 입소문이 다들 너무 좋더라구요. 아, 이거 물건인가 본데? 그럼 함 써봐야징? 하며 침은 흘렸지만 막상 그간 실패봤던 파우더 팩트들이 떠오르면서 쉽게 구매결정이 안 서더군요. 그러다 알라딘에서 체험단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됐고 바로 신청을 해서 미니 트리플 케익을 받게 되었어요.

우선 체험단용 샘플이라 그런지 크기가 무척 작아요. 앙증맞다고나 할가. 예전 종이딱지 정도의 크기지만 로트리 특유의 고급스런 보라색 케이스와 문양이 그대로 담겨 있더군요. 작은 케이스를 열면 안에 거울까지! 크기만 작을 뿐 로트리 본품과 다름없는 것 같아요. 더불어 역시나 본품보다는 조금 작은 보라색 퍼프가 함께 들어있네요.

받자마자 들뜬 마음으로 당장 사용해 보았답니다. 기초 제품 후 썬크림과 비비크림을 바르고 마무리로 트리플 팩트를 발랐어요. 와~ 예전 팩트들과 달리 두껍지 않고 적당한 두께로 발리면서도 하나도 뭉치지 않아요. 더구나 가루파우더의 뽀송뽀송한 느낌까지!! 오히려 가루파우더보다 더 뽀샤시한 느낌이 드는군요. 더불어 피지도 잘 잡아주는 편이라 빨리 번들거리지 않구요, 기름종이로 닦고 파우더를 덧발라도 처음처럼 뽀송뽀송해서 너무 좋더군요. ^^

커버력은 트윈케익만큼은 아니지만 가루파우더보단 훨씬 좋네요. 많이는 아니지만 약간의 잡티 정도는 파운데이션이나 비비크림을 바른다면 웬만큼 가려질 것 같아요. 자외선 차단기능은 없지만 어차피 햇빛이 강한 여름엔 자외선 차단제를 따로 발라주니 크게 상관없을 것 같아요. 저는 메베 대신에 썬크림을 바르는 터라 괜찮네요. 더불어 향도 좋아요. 무슨 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향이 난답니다.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은은해요. ^^

색상은 화사한 편이에요. 제가 피부가 밝은 편이라 21호 주문했는데 잘 맞네요. 더구나 '트리플'이란 이름답게 하이라이트 기능이 첨가되어 있어 은은한 펄이 섞여 있어요. 그래서 바르고 나면 얼굴이 화사해진답니다. 파우더 하나 살짝 발랐을 뿐인데~~ 얼굴 전체가 반짝반짝하니 몰라보게 화사해져요. 실내보다 햇빛에서 보면 정말 환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펄이 섞인 파우더는 처음 써본지라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 맛에 펄파우더를 쓰는군요. 하이라이트를 따로 써본 적은 없는데 이 제품만 있으면 따로 쓰지 않아도 될 만큼 펄감이 잘 나타난답니다. ^^

저는 좀 챙겨야 할 때는 썬크림, 비비크림(or 파데)을 바르고 파우더 팩트를 바르구요, 그냥 가볍게 할 때는 썬크림에 파우더를 바르고 나가기도 해요. 그래도 가볍게 잘 발리고 피지도 잡아줘서 아주 좋더군요. 여름엔 자외선 때문에 자차지수가 높은 트윈케익을 많이들 쓰지만 저처럼 뭉치는 게 싫다면 파우더팩트가 좋을 것 같네요. 아마 후회하지 않을 듯 합니다. ^^

로트리 파우더팩트, 가격대비 했을 때 타제품보다 적은 양에 가격 또한 저렴한 편은 아니라 조금 망설였는데 직접 사용해 보니 그 명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요. 가격값을 충분히 하는 파우더팩트가 아닐까 싶네요.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ㅎㅎㅎ 쓰던 파우더도 다 쓰면 이번엔 로트리 트리플 팩트를 구입할까 해요. 트리플로 화사하고 뽀송뽀송한 여름 보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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