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한 멍청이가 되지 않는 법.
어떻게 하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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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오류
/  토머스 키다 지음 / 박윤정 옮김 / 열음사


  이 책에 따르면 사람들은 잘 속는다. 여기저기에 속는다. 그런데 그 중에 사람을 가장 잘 속이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그 자신이다. 어떻게 사람이 자기자신에게 거짓말을, 혹은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집어넣을 수 있을까?

  토머스 키다는 말한다. 우리는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그것이 옳은지, 오류가 없는지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이야기를 믿는 것이다. 왜 그런고 하니, 인류가 내내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틀리기보다는 세상이 틀렸다고 믿어야 살기가 더 편하기 때문이다. 주어진 정보량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오류는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그 과정에 자신이 원하는 세계에 대한 희망이 곁들여진다. 그렇다. 희망이, 우리가 원하는 세계에의 꿈이 우리를 오류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진실이 50%라고 치면, 나머지 50%는 우리 자신이 만든 매트릭스 안에서 사는 셈이다. 그 매트릭스가 인류에 끼친 영향은 가짜 만병통치약에서 인종 대학살까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범위를 자랑한다.

   '내가 만든 매트릭스'가 생겨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 자신이 그런 세계에서 살고 싶어서다. 초능력과 유령과 UFO처럼 신비와 로망이 있는 세계, 그러면서도 우연과 확률보다는 명확한 룰이 지배하는 질서 넘치는 세계. 그야말로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가 동시에 공존하는 곳 같다. 물론 거짓말이고 환상이다. '나'는 증명할 수 없는 미신(맹목적인 신앙뿐만 아니라 수많은 틀린 믿음들을 말한다)들로 포위당한 채, 인간의 논리를 집어삼키는 우연의 손바닥 위에 있다.

  자, 그럼 어떡해야 할까? 토머스 키다는 회의주의자가 되자고 말한다. 회의주의자는 비관론자와 다르다. 증거를 검토하고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논리적으로 확인한 다음에 '그래도 이게 가능성이 가장 높음' 도장을 찍어주는 자가 회의주의자다. 가만히 놔두면 멋대로 세상을 파악해버리는 자신의 인간성 대신에 엄정하고 객관적인 잣대를 믿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자신이 썩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는 사람들이며, 그러면서도 세상을 더 알고 싶다는 욕구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생각의 오류>는 교양과학/논리학 버전의 '시지프의 신화'인 셈이다. 인간은 영원히 최후의 진실에 도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록 진실에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접근하기를 원하고, 실제로 느린 걸음으로 걷는 중이다. 오류 투성이의 인간은 이렇게 걷는 순간에 비로소 그 의지로 빛난다.

  <생각의 오류>는 단순히 UFO, 귀신, 초능력 같은 미신을 타파하는 데 그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생각하는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을 요청한다. 다행스럽게도 이 회의주의자 입문서는 쉽고 유머가 있으며, 일반적인 고교생 수준에서도 별 어려움 없이 읽어낼 수 있다.

  청소년들은 머리가 더 굳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런 교육은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청소년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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