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툼한 분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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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추천


나의 서양미술 순례
/ 서경식 지음 / 창비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로 시작되는 이 책에는 우리가 꼭 알아둬야 할 만한 명화들이 담겨 있거나 전문적인 미술 작품 해설이 들어 있지는 않다. 미술 감상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생활을 해왔던 저자가 처음으로 간 유럽 여행에서 미술관 등을 다니며 만난 그림들과 그 그림들을 보며 연상했던 자신의 아픈 가족사와 역사에 대한 생각, 나름의 자유로운 감상과 그림과의 대화들이 열한 편의 짧은 글들로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에 실린 그 열한 편의 짧은 글들은 눈에 띌 만큼 격조 높고 아름답다. 그러므로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은 그가 만난 그림들 때문이 아니라 그가 쓴 글들 때문이라고 말해둔다. 열한 편 모두 인상적인 글들이지만, 특히 ‘스트라스부르의 달걀’(죽은 연인들)은 꽤나 멋진 글이다.

추천의 글을 쓰면서 나의 회화 체험을 떠올려보려고 하니 중학교 때 가본 윌리엄 터너 전시회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저자 역시 첫 회화 체험은 중학교 때 가본 살바도르 달리 전시회였다고 한다. 때는 바야흐로 전시회들이 많이 열리는 여름방학.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도 어느 전시회를 찾아가서 저자처럼 그림을 만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그곳에서 당신의 발을 붙잡는 어떤 그림을 만나 당신 가슴속의 응어리를 풀든, 인간의 모습과 역사를 읽든, 삶과 죽음을 이해하든, 당신이 찾고 있던 것을 찾든,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든, 그런 뜻깊은 만남이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이미 그곳에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그림이 있을지도 모른다. 전시회를 찾은 수많은 인파와 그곳의 무수한 소음 속에서도 오로지 당신에게만 말을 거는 또렷한 목소리가 들릴지도... 부디 이 책이든 전시회 그림이든 ‘뜻밖의 만남’이 당신에게 ‘뜻깊은 만남’으로 이루어지기를 빌어본다. 2010년 여름 무더위 한복판에서.

-추천인:
낭기열라, 강연숙








MD추천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 C.S.루이스 지음 / 홍성사

고참 악마가 조카 악마에게 쓴 신랄한 편지 모음집. C.S.루이스의 냉소적인 유머가 최고로 빛나는 이 우화집에서 악마들은 인간을 어떻게 타락시킬지 늘 골몰중이다. 고참 악마가 보기에는 풋내기 악마들이 한심하다. 도박이니 탐욕 같은 단순한 방식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인간을 진짜로 타락시키는 방법은 '마음놓고 아무 생각 없이 교회 다니게 하기', '숭고함 자체를 숭배하게 해서 다른 것을 무시하게 만들기' 등이다. 교묘한, 얼핏 좋아보이는 것들 안에 베테랑 악마의 계략이 숨어있다. 그 함정은 실로 교묘해서 도덕과 신앙과 신의 이름을 비롯한 모든 '좋아 보이는 것들'이 사용된다. 오직 끝없는 자기부정과 허심탄회한 믿음만이 악마의 유혹을 피하는 좁은 길이라는 루이스의 주장은 이 책에서 웃음과 함께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바로 그 점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종교와는 관계없다. 끝없이 모든 사물과 그 의미를 탐색할 것. 대신에 사랑할 것이 생기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한 아무것도 두려워말고 신뢰(신앙, 사랑)할 것. 그 종착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느님이나 다른 이름의 신일 수도 있고, 과학적 엄밀함일 수도 있으며, 가족의 소중함이나 강아지의 눈빛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끝없이 의심하고 관찰하는 동시에 다른 한켠에서는 사랑하는 것이다. 이 외의 모든 길에서 악마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부작용이 하나 있다. 악마는 피해야 하는데, 스크루테이프는 정말 유쾌해 보여서 한 번 만나보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청소년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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