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로시카 다이어리
메리 발렌티스 외 지음, 어윤금 옮김 / 마디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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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회에서 원하는(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의 모습은 순종적이고 내조를 잘하며 언제나 남자의 뒤에 가려져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점차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여성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사회로 나가 활발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성공을 쟁취하는 여성들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되었다. 이 용감한 여성들은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비롯되는 불이익과 비난을 다 물리치고 자신감 넘치는 성공을 일구어 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아직도 자신의 본 모습을 억누른채 살아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여성들에게 당당하고 용기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러시아의 민속 공예품인 마트로시카 인형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 여러개의 인형이 들어있듯이 여성들의 안에도 자신들이 모르는 또 다른 내가 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가장 깊숙한 곳에는 진실된 나의 본 모습이 들어있는데 그 자아를 찾기위해서는 용기 있게 그 겉을 둘러싸고 있는 껍데기를 하나하나씩 벗겨야 한다고 말을 한다.  

나의 자아를 감싸고 있는 껍질과 보호막을 벗어던지고 진실되고 용감한 자아를 찾아가기 위한 여정이 이곳에 실려있다. 총 12가지의 방법이 소개 되어 있는데 하나하나씩 따라하기엔 조금 무리일듯 싶을 정도로 많은 편이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것은 나의 진정한 자아의 목소리를 찾는 것만이 나의 인생을 좀더 가치있고 소중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사회가 원하는 여성의 삶을 살기위해 내가 하고싶은것, 내가 원하는것을 억누르고 숨죽이며 사는 대신에, 비록 험난한 여정일지라도 나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고 내가 원하는것을 이루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

나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용기있게 삶을 살 때에만 진정한 자아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 사회에서 인정받고 성공한 여성들을 보면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도전을 즐겁게 받아들이며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는것을 알수있다. 성공한 여성과 내가 과연 같을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수 있겠지만 그녀들도 나와 같은 환경이었다는 것을 (어쩌면 더 안좋은 상황이었을수도) 알아야 한다고 말을 한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나의 자아를 잃어가며 사느냐, 아니면 용기를 내고 나의 본 모습을 찾아가느냐 하는 건 바로 여성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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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죽는다
마르셀라 이아쿱 지음, 홍은주 옮김 / 세계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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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들은 한눈에 반하는 사랑, 격정적이고 열정적인 사랑을 원한다. 영화같은 사랑을 통해 행복감을 맛보고 싶어하고 그것이 멋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에로스적인 사랑이 자칫 당신을 파멸과 죽음으로 내몰아 망신창이로 만들수 있음을 경고한다. 책 속의 장 뤽 자메 교수는 8명의 환자들의(그중 한 사례는 장 뤽 자메 교수 자신이다.) 대면을 통해 사랑으로 인해 비극적인 삶을 살게 된 이들을 소개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것에 대해 정부와 시민들의 관심을 유발시킨다.

8명의 피해자들은 실로 믿기 힘든 사연들을 쏟아낸다. 자신의 부하 직원과 불륜을 저질러 결국 이혼을 했지만 결국 어머니가 자살을 하고 자신 또한 우울증에 걸린 한 사내의 이야기는 극단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는 일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두번째, 세번째로 이어질수록 피해자들의 사연은 너무도 끔찍하고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교수 자신의 사연은 마지막 대단원을 장식할만큼 최고로 믿을수 없는 사건이었다.

이렇게 뤽 자메 교수는 자신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이상성욕자들에 의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을 한다. 연인 관계에서 덜 사랑하는 쪽이 권력을 갖게되고 지배자가 되는데 이는 곧 위험한 파괴로 이어진다는 말이다.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쾌락을 얻는 이 이상성욕자들은 끊임없이 양산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들을 단속하지 않고 법으로 처벌하지도 않는다고 열변한다. 고로 이들을 정부에서 범죄로 관리해 다시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고 이런 범죄가 계속 일어나지 않도록 단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처음엔 난 이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줄 알았다. 처음에 제 1판 머리말과 제 2판 머리말, 감사의 글 등등 이 책이 프랑스 내외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는 글들이 진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읽어 내려 갈수록 그게 아닌걸 알았고 책을 몇번 읽을수록 (얇은 책이라 십게 읽힐줄 알았는데 두세번 읽어야 했다)이걸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나도 내 감정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분명 지독한 이야기여서 눈살이 찌푸려지긴 한데 중간중간 어이없는 이야기들에 허허 하고 웃음이 나오니 말이다. 

예를들어 이 이상성욕자들이 다시 재범을 하지 못하도록 특수 팔찌를 만들고 희생자가 자살하면 학대자는 살인죄로, 희생자가 암에 걸리면 학대자는 독살 혐의로 기소되어야 한다는 말을 너무도 심각학 진지하게 말하는것 등등에서 말이다. 하지만 랑을 하면 죽는다 라고 자못 비장한 제목보다 더 극단적인 책 속의 가상 사연들을 단지 잊어버리기에는 웬지 찜찜한 기분이 든다. 이런 사연보다 훨씬 더 심한 사랑의 피해자들이 현실에서도 있을법 하기 때문이다. 왜 없겠는가.

하지만 사람들과 사회는 이런 '범죄'를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모두 다 묵인하고 용서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이건 개인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처럼 실연당한 사람들을 범죄 피해자로 분류해 가해자를 법으로 다스리는 것은 말도안되고 터무니 없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 말하는 가해자를 '이상성욕자'나 '흡혈귀 이상성욕자'로 말하는것도 있을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단지 말도안되는 헛소리 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웬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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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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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어울리는 로맨스 이야기 인줄 알았던 이 책은 달콤한 사랑 이야기만 다룬 책이 아니었다. 상처입은 두 영혼의 운명적인 사랑과 피할수 없는 죽음이 그려진 이 책은 다른 로맨틱 소설과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하지만 다르다고 특별하다는 의미는 아니듯이 이 책 또한 운명과 사랑을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 하고는 있지만 두드러지는 특별함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난해한 퍼즐 게임같은 스토리 라던 옮긴이의 소견과는 반대로 결말과 반전이 어느정도 예상이 된다. 분명히 술술 읽히고 재미있는 책 이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프랑스 소설이 주는 독특한 그 무엇을 기대하고 본 나에게는 정체성을 잃은 소설로만 보인다.

소설의 시작은 배우지망생인 줄리에트가 몇년간의 뉴욕생활을 마치고 아무런 성과도 없이 프랑스로 돌아가려는 이야기로 시작 된다. 29살인 그녀는 뉴욕에서 배우의 꿈을 키웠지만 현실은 너무도 차디찼고 그로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버렸다. 이제 그녀는 맨손으로 뉴욕에 왔듯이 다시 맨손으로 고향 프랑스로 떠날 일 밖엔 남지 않았다. 하지만 프랑스로 떠나기 전날 만난 샘 이라는 의사와의 운명적인 만남은 그녀를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그 순간부터 줄리에트의 활기차고 당당한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더불어 그녀의 비중 또한 작아진다. 오직 연기를 통해서만 살아있음을 느낀다던 줄리에트는 이제 사랑을 통해서 자신을 느낄 뿐이다. 책의 시점은 아픈 과거를 갖고 있는 샘에게로 가고 대부분 그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샘과 줄리에트가 번갈아가며 같은 비중으로 이야기를 전개했으면 좀더 재밌지 않았을까 싶다. 줄리에트는 간간히 등장해 사랑에 행복해 하고 샘에 대한 오해로 슬퍼하는 모습밖엔 보여주지 않으니 말이다. 웬지 주변인물로 전락한 느낌마저 준다.

게다가 줄리에트의 어머니의 등장은 미국과 프랑스의 상황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재밌는 장치임에도 불구하고 등장과 동시에 슬그머니 사라진다. 비행기 폭파라는 엄청난 사건이 있었음에도 줄리에트와 어머니의 전화통화 같은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사랑에 빠진 줄리에트에겐 어머니와 가족의 걱정은 중요하지 않은걸까 하는 우스운 의문마저 든다. 어쩌면 이야기의 중심이 샘의 아픈 과거와 현재의 사랑, 그리고 줄리에트를 죽음으로부터 구하는 일이기 때문에 줄리에트와 어머니의 비중이 줄어든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에 생동감을 주자마자 곧바로 사라지게 만드니 김이 팍 샐수밖에..(특히 난 음흉한 디노비 뉴욕경찰이 뭔가 일을 낼줄 알았다.)

로맨스에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갑자기 탈바꿈한 이 책은 운명과 인연에 관해 생각해 볼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고 있고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것처럼 시간가는줄 모르게 읽히는건 사실이다. 그리고 샘과 줄리에트의 사랑과 죽음의 사자로 등장하는 그레이스와 그녀의 딸, 그리고 그레이스를 사랑했던 동료 형사를 등장시켜 사랑과 운명에 관해 말해주고 있고 소소한 즐거움도 준다. (개인적으로 닭살스러운 샘과 줄리에트의 커플보다 그레이스와 동료 형사의 이야기가 더 가슴에 남는다.)

하지만 재밌게 읽히긴 하지만 치밀하게 잘 짜여진 이야기도 아니고 이 책만의 독특한 매력이 없으며 너무도 뻔한 이야기 전개에 조금 실망스러웠다. 달콤하긴 하지만 읽으면서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고 책을 덮고나서도 감동이 남지 않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책이었다. 널리고 널린 해피엔딩 할리우드 로맨틱 영화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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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울라 카린 린드크비스트 지음, 유정화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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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 다 하고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날 "wonderful" 이라는 말을 남긴 사람이 있다. 그 말을 한 사람은 대체 얼마나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길래 이런 말을 할수 있었을까. 아마 아무런 고통도 받지 않고 남은 여생을 평안하게 살다 잠든 듯이 눈을 감은 사람만이 이런 말을 할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 말을 남긴채 세상을 떠난 사람은 1년여 동안 루게릭 병이라는 불치병을 앓았던 스웨덴의 유명 앵커 울라 카린 이었다.

아마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생의 마지막 1년을 병이 주는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고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는 한 움직일수도, 밥을 먹을수도 없는 무기력한 루게릭 환자의 마지막 말이라고는 말이다. 하지만 책속의 그녀를 만나게 되면 그녀가 남긴 "wonderful" 이라는 말이 얼마나 진실된 것인지 깨닫게 된다. 그녀에겐 불치병 이라는 시련이 있었지만 그녀의 정신과 마음은 그 누구보다 건강하고 맑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받아들일줄 아는 지혜가 있었다.

어느 날 불치병에 걸렸다는걸 알게된다면 과연 그 기분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난 그동안 죽음을 내 인생에서 제외된 것 처럼 취급했었다. 아니 어쩌면 그 죽음이 먼 훗날이 되기만을 기도할 뿐 내 인생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애써 외면해 왔는지도 모른다. 울라 카린 또한 자신에게 루게릭 병이 올줄은 상상할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녀에겐 자신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4자녀가 있고 사랑하는 남편이 있으며 아직 죽기엔 너무 젊은 나이였기 때문이다.

처음엔 빨래 집게를 눌러서 벌릴수가 없고 자꾸만 넘어지는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경미한 디스크 증상 일거라고 애써 자신을 위로한다. 하지만 정밀 검사 뒤 나타난 병명은 루게릭 병이었고 혹시나 했던 병명이 의사의 입을 통해 선고가 되어지는데 하필 그날은 올라 카린의 50번째 생일이었다. 그날 저녁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 속에서 그녀가 느꼈을 복잡한 감정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온다.

점점 더 빠르게 진행되어지는 병의 속도 만큼이나 그녀에게 남은 시간도 별로 없다는걸 그녀는 안다. 하지만 현명하고 강인한 그녀는 병이 주는 고통에 좌절하고 포기하는 대신 남은 시간동안 감사하고 삶이 주는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동안 너무나 바빠서 챙겨주지 못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위안을 얻고 아름다운 자연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행복해 하고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는 이 모든것이 루게릭 병이 내게 준 축복이라고 말한다. 남들이 보면 그녀는 죽어가는 불치병 환자이지만 그녀는 지금처럼 행복하고 기뻤던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죽는 순간까지 비통해 하는 것보단 긍정적인 생각으로 지금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을 살겠다 라고 말하는 그녀에겐 지금 현재 이 시간을 충실히 살아가길 원하고 그 시간동안 웃으면서 기쁘게 살기를 바란다. 그런 그녀였기에 죽는 순간까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슬픔 대신 기쁨과 희망을 남길수 있었다.

일초에 한번씩 살면 백만 번, 천만 번 더 살게 될거라고 말하는 아들의 말은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나와 울컥 눈물 짓게 만든다. 일초에 한번씩,모든 순간이 삶 이라는 말은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우린 더 알차고 행복한 삶을 살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올라 카린 처럼 갑자기 찾아오는 시련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않고 죽음을 두려워 하는 대신 그 시간을 행복과 기쁨을 찾는데 쓸 것이다. 그러면 우리도 떠나는 순간 "wonderful" 이라는 말을 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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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 2006-09-17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찮게 책리뷰를 봤습니다.좋은 리뷰입니다.음..그 누구보다 건강하고...주어진 삶을 받아들일줄 하는 지혜가 있었다에 눈길이 갑니다. 책에 호기심이 생기는 군요.

달팽이 2006-10-12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이라는 생각에 공감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제인 스프링 다이어리
샤론 크럼 지음, 임정희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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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아버지의 밑에서 엄격한 가르침을 받으면서 커온 제인 스프링은 34살의 성공한 지방검사보 이다. 하지만 똑똑하고 자신감이 강한 그녀에게도 부족한게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남자와의 달콤한 로맨스 였으니 그녀의 애정전선은 실로 먹구름이다. 그도 그럴것이 제인 스프링의 데이트를 살펴보면 남자들이 왜 그녀를 떠나는지 충분히 알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가 남긴 음식을 거침없이 먹어치우고 데이트 임에도 불구하고 평상시와 같은 검은색 정장에 노 메이크업 으로 나타난 제인은 일단 첫 인상부터가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이정도 가지고 제인 스프링이 매력없는 여자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상대방 또한 제인의 딱딱한 겉모습 안엔 뜨거운 열정과 매력이 숨어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그녀의 외모에 투덜거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어쩌나!! 제인이 말을 하면 할수록 남자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고 덩달아 나도 못말리는 그녀의 솔직한 답변에 기겁을 하게되니 말이다. 아무리 멋진 여자라도 제인처럼 솔직하고 공격적인 말투로 일관하면 남자는 절대로 넘어오지 않는다. 어느 남자가 " 남자가 침대에서 만족을 못시키면 전 그 남자한테 사실대로 얘기해요. 그래야 나아지죠. 당신에겐 성생활을 바로잡아줄 피드백이 소중하지 않겠어요?" 라고 말하는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겠는가. 솔직한것도 어느 정도여야 매력이지 이렇게 대놓고, 게다가 첫 데이트에서 이러면 너무도 곤란하다.

하지만 제인은 왜 이번에도 남자가 자신을 거절하는지 그 이유를 짐작조차 못한다. 대화주제의 목록을 쪽지에 적는 준비를 했고 상대방의 질문에 솔직한 답변과 자신만만한 태도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남자는 바이바이를 외친다. 엄격한 정직함,자제심,정확성,지성,의무감,야망,프로근성,멋진 섹스, 지시를 내리고 따르는 능력 외에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바라는게 또 뭐가 있는지 그녀로서는 모르겠다. 오..제인! 정말 그 이유를 모르는 건가요? 내가 되려 묻고 싶다.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 제인에게 돌아가신 할머니가 좋아하던 영화배우 "도리스 데이"가 눈에 띈다. 영화속에서 그녀는 언제나 멋진 사랑을 쟁취하고 한번도 사랑에 실패한 적이 없으니 매번 연애에 실패하는 제인에겐 그야말로 딱 맞는 역할모델인 셈이다. 그래서 제인은 도리스 데이가 되기로 결심한다. 완전한 도리스 데이가 되기위해 집의 인테리어부터, 옷과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등등 제인 스프링은 180도 다른 사람이 된다.

이런 제인의 변신에 동료들은 제인이 미쳤거나 재판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라는 등 그녀의 변신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군인같던 제인이 60년대풍 옷을 입고 달콤한 목소리를 내는걸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도리스 데이 가 된 그 순간부터 제인의 일과 인간관계는 예전보다 더욱 더 나아지고 모두들 제인을 사랑하고 아끼게 된다. 겉모습이 여성스럽고 우아하게 바뀌었다고 이렇게나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수 있다니.

웬지 그런 모습에 조금은 씁쓸해져 왔다. 확실히 이전의 제인은 다가가기 힘들고 억세서 여자로서의 매력은 적었지만 그렇다고 60년대 풍의 옷을 입고 스커트로 멋진 다리를 뽐내며 사탕처럼 달콤한 목소리를 내야만 남자들의 관심을 얻을수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자신의 문제점을 제대로 간파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 그녀의 노력이라면 이러한 결과를 얻는건 당연한 보상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책의 표현대로라면 35살이 넘은 여자가 남편감을 만날 확률은 외계인에게 납치당할 확률보다 적다는 이 시기에 그녀가 행한 자기 변신은 박수를 쳐야 할 일이다. 만약 그녀가 자신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멍하니 외계인에게 납치당하는 확률만 믿으면서 허송세월 했다면 여전히 남자들에게 인기없는 여자로 남았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자신을 '도리스 데이'로 꾸민 그녀야 말로 일과 사랑에서 성공을 맛볼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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