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1 - 모음 편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1
최승호 시, 윤정주 그림 / 비룡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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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ㅎ'까지의 자음과 'ㅏ,ㅓ,ㅗ,ㅜ,ㅡ,ㅣ'의 6개 모음이 만나 어떤 단어가 만들어지고 느낌을 갖게 하는지를 동시를 통해서 배우게 해준다. 동시를 읽으면서 낱말도 배우고 꿩먹고 알먹고 이다. 공부가 아니라 놀이를 하면서 배울 수 있어서 저학년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책이 아닐까 한다. 리듬감 있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84편이나 되기 때문에 한꺼번에 읽는 대신 하루에 몇개씩만 아이들과 읽으면 될 것 같은데, 동시 대부분이 그렇게 막 기발하거나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들어있진 않다. 가오리 보고 가오리연 만들었냐는 '가오리연'은 좀 심심한 편이고, '바다'편에선 물개보고 심심하니 바나나 보트를 타러 가자냐 조금은 쌩뚱맞은 시 들도 있긴 하다. 그런데 그건 어른의 시선에서 바라 본거지, 아이들은 좋아할만한 것들이 많고 실제로 대부분은 보통 이상의 재미가 있는 동시들이다. 1권만 해도 84편이나 되는데, 이걸 다 만들기 위해선 정말 머리가 아파겠다는 생각도 든다. 2권부턴 동물,자음,비유,리듬 편으로 이어지는데 1권보다는 더 재미있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아직 2권부턴 읽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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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독서법 - 독서 대왕, 이도 할아버지가 알려 주는 나만의 북멘토 2
조혜숙 지음, 이승현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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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이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처음으로 책 읽기 교실에 참가하게 된다. 책 읽는 걸 즐기지 않는 도영이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다 보니 훈쌤이  "왜 책을 읽는지 그 이유를 열 가지 적어 보시오."라고 할 때도 겨우겨우 "엄마가 읽으라고 해서. 마음의 양식이니까. 재미있어서." 라는 세가지 이유만 적는다. 마음의 양식과 재미있어서 라는 이유는 진짜로 도영이가 느낀게 아니라 평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시키면서 하는 잔소리 중 하나이다. 엄마가 읽으라고 해서 책을 본다는 이유가 도영이의 진짜 속마음이 아닐까.

 

그런데 훈쌤의 말에 따르면 훌륭한 위인들은 책을 항상 곁에 두었다고 한다. 나폴레옹이 지독한 왕따였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 외로움을 책으로부터 보상받았다니 책은 나폴레옹에게 친구였던가 보다. 심지어 나폴레옹은 전쟁터에 나갈 때도 책을 가득  실은 마차를 따라오게 했고, 말 위에서도 책을 읽었다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아들이 매일 책만 보자 병이 날까 염려했다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 님이다. 세종실록을 보면 '요즘엔 매일 같이 <자치통감훈의>를 읽고 있다. 이 책을 읽으니, 독서란 것이 유익한 것임을 더욱 알게 됐다. 날마다 더욱더 총명해 지는것 같고 잠도 아주 줄어들었다.'라고 하니 세종대왕에게 책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아직까지 도영이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이 확 들지 않는다. 그런 도영이의 마음을 바꿔주기 위해서일까? 온천으로 가족여행을 간 도영이 앞에 웬 할아버지 한 분이 나타났는데, 자신의 이름을 이 도 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책을 읊어주고 도영이에게 "보들보들 버들강아지 같고, 보송보송 청노루귀를 닮았구나" 라고 한다. 버들강아지는 뭐고 청노루귀는 뭐지?

 

그런데 알고보니 이 도 할아버지가 바로 세종대왕 이었고, 서산까지 보내주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서산을 만지작 거리자 세종대왕 할아버지가 나타나게 됐으니 도영이는 놀랄 수 밖에. 위대한 왕이지만 도영이 앞에서는 그저 인심좋은 할아버지로만 보이는 세종대왕은 도영이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깨우쳐 준다. 세종대왕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책에 관심을 기울이고 읽게 되는 도영이는 이 만남이 즐겁고 오래 갔으면 싶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세종대왕 할아버지는 마지막 편지를 남기고 도영이와 안녕을 고한다. 하지만 이 이별이 끝이 아님을 도영이는 알 수 있다. 비록 만나서 대화를 하진 못하지만 책을 통해 언제고 만날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책 안엔 수많은 이야기와 만남이 있으니 말이다.

 

"책 덕분에 날마다 총명해지는 것 같은 자신감도 생기고 잠도 오히려 줄어들었단다. 책을 통해 내 마음을 닦고, 나의 부족함을 채우며 공부하는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야. 책은 내 안의 두려움과 아득함을 위로하고 어루만져 주었단다. 책읽기는 평생을 해야 할 숙제와 같은 것이니, 하루하루 헛되이 보내는 날 없이 책을 곁에 두고 보았으면 좋겠구나."

 

이제 도영이는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10가지도 더 댈 수 있게 될 것이다. 엄마가 시켜서 억지로 읽는게 아니라, 세종대왕 할아버지처럼 책 읽기의 진짜 즐거움을 알아가고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책은 친구가 되어주고, 선생님이 되어주고, 나를 만들어 준다는 걸 어린 도영이가 깨닫게 된 건 세종대왕 할어버지와의 만남이 준 기분 좋은 선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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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 김병만 달인정신
김병만 지음 / 실크로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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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그맨 김병만의 이름 앞엔 자연스레 '달인'이라는 칭호가 붙여진다. 개그콘서트 '달인'코너를 통해 보여준 그의 놀라운 도전은 정말 이 사람은 못하는게 없는 진짜 달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들의 감탄과 놀라움을 불러일으켰다.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님에도, 그는 해냈다. 그의 곁에서 찰떡호흡을 맞추고 있는 류담,노우진씨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달인 김병만이 되기 위해서 그가 흘렸던 수많은 땀과 눈물은 우리는 잘 알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시련이 있고 절망을 겪기도 하지만, 자서전 이라기 보다는 고생담 으로까지 보여지는 이 글을 읽으니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 하나로 버틴 그의 노력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한계를 딛고, 실패를 밥 먹듯이 했고, 찢어지는 가난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들었지만 언젠간 희극배우가 될 거라는 꿈 하나로 그 어두운 긴 터널을 견뎌왔던 그였기에 이렇게 성공 할수 있었던 것 같다.  

조금의 상처와 실패에도 쓰러져버리는 나약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고 싶다. 이거 아니면 죽을 각오로 임했던 김병만씨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비록 그 당시에는 눈물이 펑펑 쏟아질 만큼 힘들고 괴로운 시간들 이었겠지만, 그가 가장 존경하는 찰리 채플린처럼 삶의 고통을 너무도 잘 알기에 사람들에게 진정한 웃음과 해학을 줄 수 있는 희극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가 추구하는 웃음을 앞으로도 쭉 보고 싶다.

이제 개그콘서트에서 '달인'은 보지 못하겠지만 우리는 개그맨 김병만씨를, 무대위에서 열심히 연기하고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그를 앞으로도 계속 만날수 있다는 걸 알기에 섭섭함 대신 기대감이 더 든다. 빨리 뛰는 토끼는 아니지만, 묵묵히 자기 길을 꾸준히 가는 거북이처럼 살아온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래. 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여기까지 왔잖아. 뛰지는 못하지만 쉬지 않고 계속 기어서 왔어. 한순간에 확 뜨는 사람은 중간에 여유를 부릴 수 있겠지. 나는 기어서라도 내 목표까지 가는 거잖아.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봐. 아무리 토끼가 빨라도 결국에는 거북이가 이겼잖아." 

김병만씨의 키는 158.7 이다. 작은 키가 살아가는데 큰 불편함은 없지만 그의 삶에 제약을 준건 분명했다. 어렸을 땐 작은 키 때문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연기자의 꿈을 꿀 땐 학원 원장님께 "넌 키가 유난히 작아서 연기 활동하는데 장애가 많을테니 다른 일을 해보는게 어때?"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너가 키가 작기 때문에 안된다는 말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고, 그걸 핸디캡으로 생각하지도 않으셨다. 그래서 김병만씨도 작은 키를 탓하기보단 더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그는 또 가진게 아무것도 없었다. 홀로 서울에 와서 옥탑방을 전전하며 끼니를 챙기는 것도 힘들었고, 어쩔 땐 갈 곳이 없어 친구들의 도움을 받거나 극단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되고자 하는 꿈이 있었기에 힘든 상황속에서도 버틸수가 있었고, 궁핍한 생활을 했었기에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후배들을 도와줄수가 있었다. 그의 좁은 옥탑방엔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북적 했고, 류담씨도 어려웠던 시절 김병만씨와 함께 살았다는데 없는 살림에도 나누고자 하는 그 마음이 대단해 보였다. 보통 사람 같으면 내 몸 누울 장소도 좁고 라면 하나가 귀한 시절에 7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집에 불러 같이 생활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손재주도 좋았던 김병만씨 이지만 오디션만 보면 긴장했고, 수많은 낙방을 경험해야 했다. 무대에서의 여유로운 모습을 떠올리면 긴장해서 얼어붙은 김병만씨의 모습이 쉽게 상상이 안 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의외의 곳에서 기회를 얻고 이수근 이라는 최고의 파트너도 만나고 개그콘서트에 출연도 하며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많은 좌절을 겪고 노력하고 개그맨이 되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자신의 개그를 선보인 그였기에 지금의 성공이 더 빛나 보인다.

"몸에 성한 곳이 없네요. 그래도 웃습니다. 내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과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대해 시청자가 박수를 쳐 주시는 것 같습니다. 무대에서 땀이 나야 제대로 한 것 같습니다. 이것이 나를 지탱해준 내 캐릭터입니다." 

김병만씨는 키도 작고 도와줄 사람이 하나도 없고 가진것도 없었지만, 오로지 꿈에 대한 열정과 묵묵히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걷는 우직함과 성실함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좌절은 했지만 포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개그맨 김병만씨. 그랬기에 끝까지 도전할수 있었고, 포기하려고 하는 친구들의 손을 잡아 줄수가 있었다. 류담씨와 노우진, 그리고 이수근씨가 TV에 나와 국민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던 것도 김병만씨가 포기하지 말고 함께 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겪어봤던 것이기에 그 마음을 잘 알았고,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김병만씨가 보여주는 개그는 그 농도가 좀 다르게 느껴진다. 그가 선사해주는 웃음이 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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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처럼 - 자연으로 상 차리고, 살림하고 효재처럼
이효재 지음 / 중앙M&B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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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꾸미면서 사는 걸 싫어하는 여자는 없겠지만, 이효재씨가 사는 모습을 보면 솔직히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진다. 한번 따라해볼까 라는 마음도 들지 않을만큼 아주 작은 곳까지 '어떻게 하면 예쁘게 보일까?'하며 신경을 쓰는 모습은 시늉조차 못 낼만큼 고수중의 고수다. 인테리어의 고수를 찾으라고 하면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찾을수 있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집 꾸미기 등의 노하우를 배우고 따라 해 볼수가 있는데, 이효재씨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도통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정성을 넘어서 극성처럼 보이고, 저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을까 라는 우려마저 들게 하는 그녀만의 방법을 보면서 천성적으로 타고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싶다. 손이 쉴 틈도 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고, 작은 유리병 하나를 보면서도 어떻게 하면 예쁘게 꾸밀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이효재씨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 같다.   

이런 딸의 극성스러움과 유난이 걱정됐는지 어머니는 "신랑 등골 빼먹을 년"이라는 조금은 과격한 표현도 하셨고, 동생도 언니의 유별스러움 때문에 꽤나 고생을 한 모양이다. 어린 시절부터 미운건 못 참고 어떻게 해서든 예쁘게 바꾸고 싶어했기에 이렇게 별나지만 예쁘게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단기간에 따라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자꾸 그녀처럼 살고 싶다는 욕심이 난다. 남편과 함께 산 속 외딴 집에 사는 것도, 삼청동에 있는 효재숍을 가기위해 매일 두 시간여 거리를 걷는 것도, TV나 컴퓨터 없이 사는 것 등을 따라 할순 없겠지만(도시의 삶을 포기하기가 힘든 것 같다) 그래도 자꾸만 욕심이 나고 부러워 진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누리고 사는 이들에 대한 단순한 부러움 이거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동경하는 걸 수도 있겠고, 예쁜 그녀의 집이 탐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난 손재주도 없고, 무척이나 게으른데다, 살림에 젬병이라 이효재씨 처럼 살 순 없겠지만, 이렇게 책으로나마 눈이 호강하는 경험을 한 걸로 만족하련다.  

 

그녀의 삶은 자연을 품고 있다. 생활하기 편리하고 자연을 좀 더 즐기며 둘러 보도록 동선을 고려해 지은 집은 살림집과 피아노 연습실로 나뉘는데 창 밖의 자연 풍경을 놓치기 싫어 큰 창이 많이 있다. 앞마당과 뒤뜰에서는 사시사철 맛있는 나물들을 선물해주고, 음식들도 강한 양념을 극도로 자제한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긴다. 차려 내는 밥상이 소박하고 심심해 보인다고는 하지만, 정갈한 음식사진을 보고 있으니 침이 꼴깍 넘어간다.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이효재씨의 밥상은 최고의 영양식인것 같다. 그런데 이 밥상에서도 그녀의 특기가 발휘되는데, 예쁜 그릇들이 대표적이다. 어렸을 때부터 옷감 이외에도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게 바로 그릇이었는데 그렇게 모은 그릇의 양이 대단했다. 얼마나 많은지 남편인 피아니스트 임동창씨는 결혼 후 집으로 들어오는 그릇들을 보며 "한 인간이 지구에 쓰레기를 이렇게 만들고 가는군." 했다고 한다.  

이효재씨의 일상은 남편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겼는데 남편이 좋아하는 걸 해주고자 하는 그 마음이 대단해 보였다. 남편의 밥이 식지 않도록 밥주발을 씌워두는 덮개를 만들고, 한 끼 식사도 대충 내는 법이 없고 남편이 하고자 하는 걸 다 이해해주는 모습에서 현모양처가 이런게 아닐까 싶었다. 그건 남편도 마찬가지 였기에 참 잘 어울리는 부부로서 살고 있는 것 같다.  

 

바느질을 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녀는 지금 삼청동 한옥 숍인 '효재'를 꾸려나가고 있다. 그 곳에서 집 만큼이나 그녀의 손길이 안 간 곳이 없는데 졸졸졸 물소리가 흐르고 사시사철 푸른 마당은 이 곳이 도시 한 가운데인지 모를 정도로 딴 세상 같다. 구들장을 디딤돌로 만들고 장독대, 기와, 심지어 돌 하나까지 세심하게 고르고 꾸민 모습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거실과 방 안으로 들어가면 더 한 정성을 느낄 수가 있는데 어느 것도 대충 손 본게 없다. 뭇 자국이  보이는 게 싫어 꽃을 수놓은 천을 씌우고 가락지를 끼운 아이디어는 그중 최고 였는데, 보통 사람들은 대충 지나가는 것도 보기에 안 좋거나 예쁘지 않으면 마음에 들지 않는 이효재씨의 천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다. 또 가장 특이 한건 뭐든지 가린다는 것 이었는데 마당의 정화조, 수도배관, 스위치,콘센트, 전화기, 전기포트,팩스 등등 현대인의 삶에는 꼭 필요하지만 이 집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기는 물건들은 꼭꼭 감추거나 가려버렸다. 아름답게 수놓은 천 같은걸로 감쪽같이 가리기 때문에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 곳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를 알지 못할 정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예뻤던 건 화장실 이었다. 샴푸와 린스를 깨진 항아리에 넣고 그 위에 놋대야를 얹었는데 별거 아닌 듯 하면서도 고풍스럽고 예뻐보였다. 꽃을 좋아하는 취향답게 화장실 수건에서부터 변기 커버까지 꽃이 수놓아져 있으니 이 곳에 들어서면 기분까지 좋아질 게 틀림 없다.  

남들의 눈엔 극성스러워 보일수 있겠지만 본인이 이렇게 즐겁고 행복하니 모든 시간을 쏟아 붓고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자기가 있는 공간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삶 이다.자기가 느끼는 것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어하는 이효재씨 이기에 오늘도 그녀의 손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옷감을 뜨고, 바느질을 하고, 음식을 하고, 텃밭을 일구고면서 말이다.

-살림은 작고 사소한 것에서 남다른 즐거움을 찾는 게 아닌가 싶다. 사소한 응용과 멋내기로 내 물건이, 우리 집이 예뻐지는, 어찌 보면 다소 극성스러운 마음에서 살림하는 재미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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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직원 2011-12-31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직원들월급은주지도안으면서명품걸치고다니는속빈아줌씨

아는사람 2011-12-31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k방송은그리내보낼사람도없는지 세상에서제일나쁭여자이데 아는사람은다아는데
 
연아처럼 당당하게 세계를 향해
크리스틴 지드럼스 지음, 노경실 옮김 / 을파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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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한 책이 미국에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진행과정을 보면서 한국에서도 이 책을 만나볼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한국에 상륙하게 됐는데 새삼 김연아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낄수 있었다. 팬들 사이에선 '연또'라고 불리울만큼 (연아가 또? 라는 의미로 외국 언론에서 실시하는 투표나 시상 부문에서 빠지지 않고 선정되기 때문) 외국에서의 평가는 대단한데 어떤 분의 말처럼 확실히 김연아 선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미국에서 "우리에겐 왜 김연아 선수가 없는가?"라는 질투섞인 투정이 나올만하다.

김연아 선수가 어떤 환경에서 스케이팅을 했고 얼마나 큰 시련이 있었는지는 자서전과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잘 알고있다.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 따고 싶.."다고 한 어린 소녀가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정말로 꿈을 이루었을때의 놀라움과 기쁨도 아직 기억하고 있다. 피겨 불모지였던 곳에서, 그것도 아무런 지원도 받지 않고 오로지 재능하나만으로 이루어낸 성과가 너무도 대단해서 가끔은 기적같기도 하다. 이제는 운동 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그녀가 앞으로 또 얼마나 멋진 미래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어린 나이에 많은 짐을 어깨에 진게 가끔은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 단단해지고 강해질 그녀가 기대되고 계속 응원할 것이다. 

 

평소 피겨스케이팅를 좋아했던 부모님을 따라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던 어린 아이는 재능을 눈여겨본 선생님의 말 한마디로 선수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미셸 콴의 프로그램을 모두 다 외울정도로 팬이었던 김연아는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는 개인 운동이니만큼 가족의 희생은 불가피했다. 사정이 어려운 것만도 힘든데 좋지 않은 환경은 부상을 달고 살게했고 그로 인해 은퇴까지 결심하게 된다. 만약 그때 김연아 선수가 스케이트를 그만뒀더라면 우리는 그녀의 아름다운 연기를 보지 못했을 테고, 피겨 스케이팅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빙상장에서 추위와 싸워가며 힘겹게 훈련을 하고있는 어린 꿈나무들에게 자극과 희망을 주는 롤모델은 없었을지 모른다.  

 

나 보다 어린 소녀에게 존경심을 갖게 되고 열렬한 팬질을 하게 되는 건 그녀의 실력 뿐 아니라 인성도 훌륭해서이다. 솔직히 공정한 판정을 기대하기 어려운게 피겨 라는 종목이고, 김연아 선수는 그동안 여러모로 이해할수 없는 판정 불이익을 많이 받았다. 내가 만약 당사자였다면 언론에 불만을 말했거나 화를 낼 텐데, 그때마다 김연아 선수는 의연하게 대처해왔고 오로지 실력으로만 싸웠다.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흔들리지 않겠다 라는 그녀의 말처럼 안 좋은 일이 있을때마다 침착하게 대응했고 어른스럽게 행동했다. 정작 팬인 나는 너무 화가나고 분통이 터질때가 많았는데 말이다. 그런 악재가 있을 때마다 더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는 김연아 선수를 보면서 주책맞게도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리고 피겨판을 향해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있을때 잘해!!!!" 라고..  

책의 마지막에 김연아 선수의 성적이 나열되어 있는데, 포디움에 오르지 않는 경우가 단 한차례도 없었다. 가장 못한 성적이 3위라니 새삼 놀라게 된다.  

ps. 책에 보면 김연아 선수가 스케이트화 때문에 고생을 하자 일본 전문가가 새 스케이트를 만들어줘 김연아 선수 측에서 고마워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전문가가 kbs다큐 '종달새의 비상'에 나온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때 김연아 선수의 발 사이즈를 크게 재서 결국 만든 스케이트를 못 신었다고 알고있었는데 왜 책의 내용은 다른건지 이해가 안된다. 그 전문가가 그 후로 일본 방송에서도, 한국 TV뉴스에도 나와 김연아 선수의 스케이트화를 만들었다고 홍보해서 엄청 황당하고 어이가 없던 적이 있었는데 말이다. 내가 잘못 알고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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