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 김병만 달인정신
김병만 지음 / 실크로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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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그맨 김병만의 이름 앞엔 자연스레 '달인'이라는 칭호가 붙여진다. 개그콘서트 '달인'코너를 통해 보여준 그의 놀라운 도전은 정말 이 사람은 못하는게 없는 진짜 달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들의 감탄과 놀라움을 불러일으켰다.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님에도, 그는 해냈다. 그의 곁에서 찰떡호흡을 맞추고 있는 류담,노우진씨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달인 김병만이 되기 위해서 그가 흘렸던 수많은 땀과 눈물은 우리는 잘 알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시련이 있고 절망을 겪기도 하지만, 자서전 이라기 보다는 고생담 으로까지 보여지는 이 글을 읽으니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 하나로 버틴 그의 노력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한계를 딛고, 실패를 밥 먹듯이 했고, 찢어지는 가난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들었지만 언젠간 희극배우가 될 거라는 꿈 하나로 그 어두운 긴 터널을 견뎌왔던 그였기에 이렇게 성공 할수 있었던 것 같다.  

조금의 상처와 실패에도 쓰러져버리는 나약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고 싶다. 이거 아니면 죽을 각오로 임했던 김병만씨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비록 그 당시에는 눈물이 펑펑 쏟아질 만큼 힘들고 괴로운 시간들 이었겠지만, 그가 가장 존경하는 찰리 채플린처럼 삶의 고통을 너무도 잘 알기에 사람들에게 진정한 웃음과 해학을 줄 수 있는 희극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가 추구하는 웃음을 앞으로도 쭉 보고 싶다.

이제 개그콘서트에서 '달인'은 보지 못하겠지만 우리는 개그맨 김병만씨를, 무대위에서 열심히 연기하고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그를 앞으로도 계속 만날수 있다는 걸 알기에 섭섭함 대신 기대감이 더 든다. 빨리 뛰는 토끼는 아니지만, 묵묵히 자기 길을 꾸준히 가는 거북이처럼 살아온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래. 나는 엉금엉금 기어서 여기까지 왔잖아. 뛰지는 못하지만 쉬지 않고 계속 기어서 왔어. 한순간에 확 뜨는 사람은 중간에 여유를 부릴 수 있겠지. 나는 기어서라도 내 목표까지 가는 거잖아.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봐. 아무리 토끼가 빨라도 결국에는 거북이가 이겼잖아." 

김병만씨의 키는 158.7 이다. 작은 키가 살아가는데 큰 불편함은 없지만 그의 삶에 제약을 준건 분명했다. 어렸을 땐 작은 키 때문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연기자의 꿈을 꿀 땐 학원 원장님께 "넌 키가 유난히 작아서 연기 활동하는데 장애가 많을테니 다른 일을 해보는게 어때?"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너가 키가 작기 때문에 안된다는 말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고, 그걸 핸디캡으로 생각하지도 않으셨다. 그래서 김병만씨도 작은 키를 탓하기보단 더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그는 또 가진게 아무것도 없었다. 홀로 서울에 와서 옥탑방을 전전하며 끼니를 챙기는 것도 힘들었고, 어쩔 땐 갈 곳이 없어 친구들의 도움을 받거나 극단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되고자 하는 꿈이 있었기에 힘든 상황속에서도 버틸수가 있었고, 궁핍한 생활을 했었기에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후배들을 도와줄수가 있었다. 그의 좁은 옥탑방엔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북적 했고, 류담씨도 어려웠던 시절 김병만씨와 함께 살았다는데 없는 살림에도 나누고자 하는 그 마음이 대단해 보였다. 보통 사람 같으면 내 몸 누울 장소도 좁고 라면 하나가 귀한 시절에 7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집에 불러 같이 생활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손재주도 좋았던 김병만씨 이지만 오디션만 보면 긴장했고, 수많은 낙방을 경험해야 했다. 무대에서의 여유로운 모습을 떠올리면 긴장해서 얼어붙은 김병만씨의 모습이 쉽게 상상이 안 된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의외의 곳에서 기회를 얻고 이수근 이라는 최고의 파트너도 만나고 개그콘서트에 출연도 하며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많은 좌절을 겪고 노력하고 개그맨이 되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자신의 개그를 선보인 그였기에 지금의 성공이 더 빛나 보인다.

"몸에 성한 곳이 없네요. 그래도 웃습니다. 내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과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대해 시청자가 박수를 쳐 주시는 것 같습니다. 무대에서 땀이 나야 제대로 한 것 같습니다. 이것이 나를 지탱해준 내 캐릭터입니다." 

김병만씨는 키도 작고 도와줄 사람이 하나도 없고 가진것도 없었지만, 오로지 꿈에 대한 열정과 묵묵히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걷는 우직함과 성실함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좌절은 했지만 포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개그맨 김병만씨. 그랬기에 끝까지 도전할수 있었고, 포기하려고 하는 친구들의 손을 잡아 줄수가 있었다. 류담씨와 노우진, 그리고 이수근씨가 TV에 나와 국민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던 것도 김병만씨가 포기하지 말고 함께 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겪어봤던 것이기에 그 마음을 잘 알았고,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김병만씨가 보여주는 개그는 그 농도가 좀 다르게 느껴진다. 그가 선사해주는 웃음이 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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