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아처럼 당당하게 세계를 향해
크리스틴 지드럼스 지음, 노경실 옮김 / 을파소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한 책이 미국에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진행과정을 보면서 한국에서도 이 책을 만나볼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한국에 상륙하게 됐는데 새삼 김연아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낄수 있었다. 팬들 사이에선 '연또'라고 불리울만큼 (연아가 또? 라는 의미로 외국 언론에서 실시하는 투표나 시상 부문에서 빠지지 않고 선정되기 때문) 외국에서의 평가는 대단한데 어떤 분의 말처럼 확실히 김연아 선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미국에서 "우리에겐 왜 김연아 선수가 없는가?"라는 질투섞인 투정이 나올만하다.
김연아 선수가 어떤 환경에서 스케이팅을 했고 얼마나 큰 시련이 있었는지는 자서전과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잘 알고있다.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 따고 싶.."다고 한 어린 소녀가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정말로 꿈을 이루었을때의 놀라움과 기쁨도 아직 기억하고 있다. 피겨 불모지였던 곳에서, 그것도 아무런 지원도 받지 않고 오로지 재능하나만으로 이루어낸 성과가 너무도 대단해서 가끔은 기적같기도 하다. 이제는 운동 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그녀가 앞으로 또 얼마나 멋진 미래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어린 나이에 많은 짐을 어깨에 진게 가끔은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 단단해지고 강해질 그녀가 기대되고 계속 응원할 것이다.
평소 피겨스케이팅를 좋아했던 부모님을 따라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던 어린 아이는 재능을 눈여겨본 선생님의 말 한마디로 선수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미셸 콴의 프로그램을 모두 다 외울정도로 팬이었던 김연아는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는 개인 운동이니만큼 가족의 희생은 불가피했다. 사정이 어려운 것만도 힘든데 좋지 않은 환경은 부상을 달고 살게했고 그로 인해 은퇴까지 결심하게 된다. 만약 그때 김연아 선수가 스케이트를 그만뒀더라면 우리는 그녀의 아름다운 연기를 보지 못했을 테고, 피겨 스케이팅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빙상장에서 추위와 싸워가며 힘겹게 훈련을 하고있는 어린 꿈나무들에게 자극과 희망을 주는 롤모델은 없었을지 모른다.
나 보다 어린 소녀에게 존경심을 갖게 되고 열렬한 팬질을 하게 되는 건 그녀의 실력 뿐 아니라 인성도 훌륭해서이다. 솔직히 공정한 판정을 기대하기 어려운게 피겨 라는 종목이고, 김연아 선수는 그동안 여러모로 이해할수 없는 판정 불이익을 많이 받았다. 내가 만약 당사자였다면 언론에 불만을 말했거나 화를 낼 텐데, 그때마다 김연아 선수는 의연하게 대처해왔고 오로지 실력으로만 싸웠다.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흔들리지 않겠다 라는 그녀의 말처럼 안 좋은 일이 있을때마다 침착하게 대응했고 어른스럽게 행동했다. 정작 팬인 나는 너무 화가나고 분통이 터질때가 많았는데 말이다. 그런 악재가 있을 때마다 더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는 김연아 선수를 보면서 주책맞게도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리고 피겨판을 향해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있을때 잘해!!!!" 라고..

책의 마지막에 김연아 선수의 성적이 나열되어 있는데, 포디움에 오르지 않는 경우가 단 한차례도 없었다. 가장 못한 성적이 3위라니 새삼 놀라게 된다.
ps. 책에 보면 김연아 선수가 스케이트화 때문에 고생을 하자 일본 전문가가 새 스케이트를 만들어줘 김연아 선수 측에서 고마워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전문가가 kbs다큐 '종달새의 비상'에 나온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때 김연아 선수의 발 사이즈를 크게 재서 결국 만든 스케이트를 못 신었다고 알고있었는데 왜 책의 내용은 다른건지 이해가 안된다. 그 전문가가 그 후로 일본 방송에서도, 한국 TV뉴스에도 나와 김연아 선수의 스케이트화를 만들었다고 홍보해서 엄청 황당하고 어이가 없던 적이 있었는데 말이다. 내가 잘못 알고있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