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랄한 포주처럼 자신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의 아이를 갖고, 그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건 어떤 걸까? 그런 여자들은 자신의 아이가 원망스럽고 저주스럽지 않을까? 더구나 아이가 아버지의 눈빛을 하고 있으면 그 아이가 끔찍하지 않을까? (130-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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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리 보세요. 세계는 끝이 없고 무지갯빛입니다. 우리는 가서 보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세계의 신비와 아름다움에 푹 빠져 있고, 언덕 너머에는 아직 가보지 못한 지역이 있습니다. 우리가 광대한 무지의 심연 위에 매달려 불안정과 불확실 속에 있다는 사실이 삶을 헛되고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삶을 더 소중한 것으로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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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한 일이 벌어지는 때……라는 것이 따로 있을까? 그것이 따로 있다면, 이렇게 끝날 조짐도 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 이어지고 있다. 조짐도 무엇도 없이 이것은 이렇게 이어진다. 박조배는 금방이라도 세계가 망할 것처럼 이야기했으나 d는 의아했다. 망한다고?
왜 망해.
내내 이어질 것이다. 더는 아름답지 않고 솔직하지도 않은, 삶이. 거기엔 망함조차 없고……그냥 다만 적나라한 채 이어질 뿐.
(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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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라는 말은 비상한 일이 벌어지는 때라는 뜻인데 비상한 일은 늘 일상에서 조짐을 보이게 마련이라고 박조배는 말했다. 갑자기……라는 것은 실은 그다지 갑자기는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불시에……라는 것은 내 생각에…… 우리가 모르는 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우리 일상을 말이다. 일상에 조짐이 다 있잖아. 전쟁을 봐라. 맥락 없는 전쟁이 없고……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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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쪽이 파랗고 위쪽이 흰 그 배를 d는 알아보았다. 오늘이 1주기라고 박조배는 말했다. 그 배가 가라앉은지 1년이 되는 날.
(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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