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에 관심이 있느냐고 d는 물었다. 박조배는 깍두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으며, 혁명가들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던 사람들이고 그 믿음에 따라 바꾸려고 했거나 정말바꿔버렸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진짜 감탄스럽지…… 특히 전간기와 2차 대전 이후의 예술가들에게 관심이 많았어. 더는 근본도 없고 존나 바닥도 없던 시대에 혁명적 예술가들이 그것을 음…… 그 존나 없음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되게 궁금했거든……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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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는 얇은 금속판 한 겹만을 남겨둔 채 체공하고 있었지만 그는 분명히 환멸의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어요. 그는 그것을 가지게 된 거죠. 탈출의 경험을.
내게는 그것이 없어.
나는 내 환멸로부터 탈출하여 향해 갈 곳도 없는데요.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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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다는 것과 더는 멀쩡하지 않게 되는 순간은 앞면과 뒷면일 뿐. 언젠가는 뒤집어진다. 믿음은 뒤집어지고, 거기서 쏟아져내린 것으로 사람들의 얼굴은 지저분해질 것이다……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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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는 창고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인간은 남았고 그럴 수 없는 인간은 떠났다. 여소녀는 여태 남았지만 명백히 후자 쪽이었다. 거래는 활발하지만 사람은 드물고 빈 가게는 늘어가고. 이거 참 괴이하다……하고 여소녀는 생각했다. 팔리는 물건들이 쌓인 창고와, 그 창고의 관리자만 소수로 남은 곳. 종국에는 거대한 창고와 단 한 명의 관리자만 남지 않을까.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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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다시, 다시 태어나줘. (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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