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안정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9월
평점 :

여행 그리고 에세이를 좋아하는 나는 최근 여행에세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여행에세이는 보통의 에세이와는 다르게 나에게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여행이라는 주제가 나에게는 더 특별하기에 집중해서 읽기에 가장 좋은 장르가 여행에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책에 둘러싸여있던 저자가 멕시코로 여행을 떠났다가 그 후 40개국으로 여행을 다닐만큼 여행을 많이 다니고 있다고 한다.
프롤로그에 담아둔 마크 트웨인의 글이 나의 여행 유전자를 자꾸 꿈틀거리게 만들었다.
저자가 의도한 것이 여행 유전자를 꿈틀거리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최소한 나에게는 성공했다.
이 책에 나오는 여행지들을 지도와 함께 읽다보니 꼭 가야한다고 꼽아둔 여행지가 보였다.
인도, 티베트, 이집트, 멕시코 이 네 곳은 특별히 가고 싶다고 마음먹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이 여행 에세이를 제목으로 만났을 땐 뻔한 여행 에세이는 아닐까.. 혹여 여행가이드북을 품은 에세이는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었다.
최근 여행에세이를 읽으면서 이게 가이드북인지 에세이인지 헷갈리는 책이 많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진짜 여행에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짜가 나타났다.
러시아로 떠난 저자는 겁이나 야경투어는 나서지 않겠다고 했지만 함께 간 준이라는 인물에게 설득되버리고 말았다.
백야가 있을 시기에 갔던건지 에세이 속 사진에 담긴 분위기는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냈다.
결국 미드나잇 유람선을 타고난 후에도 거리를 걷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였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인도 카주라호에서 멈칫했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싶었는데 길 위의 아쇽은 내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정말 많은 사원과 신이 존재하는 인도지만 어린 아이 조차도 관광객에게 손을 내밀며 관광객을 꼬여내는 일을 하고있으니 말이다.
어린 나이라면 당연히 가야 할 학교라는 곳에서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서 저자는 신이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누구를 지켜주고 있는 신이냐고 묻는 말에 나 역시 깊은 생각에 빠졌다.
화를 내거나 그냥 지나칠 일이라면 차라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읽다보니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미국 뉴욕의 공공 도서관이다.
나 역시 영화 투모로우를 재밌게 봤었지만 그땐 어려서 그랬던건지 왜 도서관에 머물러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제서야 무릎을 치며 누가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도 책으로 수십세기의 이야기를 다 듣고 배울 수 있는 곳이 도서관 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신분에 관계없이 모두 평등하게 읽고 배울 수 있는 곳이 도서관밖에 없겠구나 싶다.
여행을 하며 적어내린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그 도시만의 색감과 이야기가 마음 속 깊이 느껴졌다.
저자는 중간에 여행지와 관련되었거나 그 도시와 어울리는 글을 읊어주고는 했는데 잠들기 전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느낌이었다.
사색하기 좋은 책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그리고 그 후에 읽기 좋은 여행에세이라고 생각했다.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나만이 표현할 수 있는 나라와 도시의 색감을 여행에세이로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