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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전명진 글.사진 / 북클라우드 / 2015년 10월
평점 :

낯설다의 사전적 의미는 전에 본 기억이 없어 익숙하지 아니하다 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익숙함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을 때 변화가 없음에 지쳐버리곤 한다.
낯선 상황, 낯선 공간에 있을 때의 불안함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 낯설음이 주는 설레임이 매력적이기도 하다.
그 낯선 설레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여행이다.
책을 열어 읽는데 저자의 글이 마음에 쏙 들기 시작했다.
무취향, 무취미의 시대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모두 똑같은 것을 좋아하고 모두 똑같이 행동하고 모두 똑같은 색을 띄려고 한다.
낯선 곳에서 내 마음과 머리를 새로고침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지마다 찍은 사진과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이 가득한 책 낯선.
여행 속에서 삶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익숙한 비행기 내부의 모습을 보다가 옆의 글을 읽었다.
그 글은 여행지에 가서도 급하게 굴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최근에 다녀온 여행에서 내가 얼마나 급하고 계획해뒀던대로 하려고 전전긍긍하며 노력했던 모습이 생각났다.
여유를 느끼고 마음을 힐링하고 오려던 여행이였는데 여행 전 무거웠던 마음이 오히려 계획대로 움직이려 노력하게 되었던 것 같다.
많이 아쉬운 여행이였지만 그래도 많은걸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였다.
문득 67페이지를 읽으며 그 여행이 생각이 나고는 했다.
저자의 네팔 사진이 아니였더라도 나는 네팔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내 여행취향을 고려하자면 네팔은 내가 좋아할 여행지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렇지만 네팔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내 마음이 내 머리가 지금처럼 멈춰있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로 들자면 인도도 그렇다. 막상 가면 정말 많이 힘들고 지칠 것 같다.
사실 생각만해도 힘들어서 집으로 돌아오고싶다는 생각을 하루만에 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저자가 네팔에서 찍어 온 사진은 나를 또 조금은 힘들 여행으로 이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다녀온 후 내 마음과 내 머릿속의 생각들은 모든 것이 바뀌어있을지도 모를일이다.
178페이지를 읽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올라오는 여행 사진이 생각이 난다.
인스타그램을 하다보면 여행 사진이 대부분이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먹고 저것을 봤다라는 말이 대부분인지라 그 곳에서 자신이 무엇을 느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자신과 비교하거나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178페이지에 나오는 것 처럼 나만이 알 수 있는 여행에서의 추억과 그 시간들은
타인과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니 말이다.
저자와 취향이 조금 다르다면 '낯선' 이라는 책이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만난 것 처럼 편했다.
사진도 글도 조금은 지쳐있는 내 마음에 낯설음을 받아들여도 괜찮을꺼라며 토닥여주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