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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 essay
강원구 지음 / 별글 / 2015년 7월
평점 :

작은 이야기들로 쌓여있는 에세이 S를 읽다보니 얼굴에 미소가 조금씩 번지기 시작하더군요
소소하고 작지만 미소짓게되니 자꾸 읽고만 싶어지고 또 읽다보니 나는 이 상황이라면 어찌했을까 생각해보기도 하구요
짧으면서도 굵은 이야기가 담겨있음에 읽다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같은 페이지를 한 번 읽고, 다시 한 번 더 읽게 될 정도로요
#나비효과 라는 글을 읽을 쯤엔 한창 재밌게 공부하던 그 때의 선생님이 기억나더라구요
정말 재미있게 지내면서 공부했었던 그 교실에서 선생님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셔야 하고 우리는 마지막 수업에 파티를 열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선생님의 이메일을 주고받았던 그 때
그리고 저 역시도 선생님에게 메일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그 후로 끊겨버린게 너무 아쉬웠어요
선생님도 물론 바쁘시겠지만.. 문득 고마웠던 선생님들이 생각나는 시간이였어요
그러고보니 저에게도 보고싶은 선생님들이 많네요 ^^
#시소 글을 읽었을 땐, 어릴 땐 당연하게 즐기면 된다고 생각했던 놀이터의 시소가 지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오더군요
한없이 올라가고 내려오면 다시는 올라갈 수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시소처럼 오르고 내리며 즐겁게 살아가면 되는거죠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도 삶을 즐길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하는건 오히려 어른이 되어버렸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서, 언젠가 그런 글을 본적이 있어요
유서를 쓰고나면 오히려 삶이 더 즐거워지고 행복해지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좋아진다구요
그래서 한번은 유서를 직접 써본 적도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조금 어렸을 땐 내가 도대체 여기다가 적어야 할 말이 뭐가 있을까 싶어서 쓰다가 그냥 덮어버린 적도 있고
어느정도 어른들의 삶을 알게 되었을 땐 두 눈 눈물이 가득 고여 떠나는 것이 슬프다는 이야기와 사랑한다는 이야기들 뿐
그런데 그렇게 한번 쓰고나면 살아야 할 이유가 많아지더군요
꼭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고나면 열심히 살아갈 수 밖에 없어요
#신발, 읽는데 코끝이 찡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운동화를 정말 좋아해서 운동화가 많지만 좋아하는 운동화만 열심히 신고다녀서 여기저기 찢어지는 경우가 참 많아요
그런데도 신고다니면서 이리저리 치이다가 결국 버려지는 운동화에게도 배워야 할 것이 있었더군요
묵묵히 내가 해야하는 일을 이어간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거 말이죠
가끔은 제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탓에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결국은 엉켜버려서 어떤 감정이 솔직한 감정이였는지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감정에 조금 더 솔직해져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두려울 땐 두렵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Essay S는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읽기 시작하다가 어느샌가 이야기에 빠져들어 결국은 끝까지 읽었어요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저는 저에게 지적해주는 고마운 친구같은 느낌이였어요
'그러니까 내 이야기 듣고, 너 그러면 안돼 !'라고 제 잘못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그런 진정한 친구요
어느순간 긴장이 풀려 열심히 살아가지 않을 때, 꽂혀있던 책을 문득 꺼내서 읽으며 힘을 얻는 책이 될 것 같네요
잘 보이는 곳에 둬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