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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
히라야마 유메아키 지음, 윤덕주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9년 8월
평점 :

(* 3 가지 에피소드에 대한 스포일러가 담겨있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신 분들은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
꽤나 자극적인 공포영화를 보면서 여름을 보내고는해요
여름엔 즐겨서 보는 영화이다보니 가끔은 자극적인 것이 익숙해진 것인지 좀 더 강한 걸 원하기도 하구요
그럴 때 가끔은 조금 자제하면서 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고는해요
그래서 이번 여름엔 영화를 포기할 수는 없지만 조금 자제하면서 차라리 미스터리 소설을 읽어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읽게 되었어요
14가지의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번째 이야기는 메인 제목과 같은 남의 일 이였어요
읽는내내 뭐 이런 캐릭터가 다 있지? 혹시 실제로 마주 했을 땐 오히려 그 남자처럼 굴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요
사고가 난 사람들과 지켜보는 남자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가더라구요
그렇게 계속 의미없는 대화들이 오고가는 가운데 결론이 나지 않고 지쳐갈 때 쯤 남자는 차 속에 있는 여자를 포기하고 자신의 다리를 자르고 나왔어요
그 순간 그 남자 속에 들어온 건 목을 메고 죽어있는 한 남자의 시체가 둥둥 떠있을 뿐
그 누구도 말을 걸지 않았지만 두려움이 극대화되어 그런 상황에 놓였었지만 결국 정신차리고 자신만을 위해 살려고 발버둥 치던 남자만이 도로 위에 남아있을 뿐이였어요
죽음 앞에서는 사람은 치졸해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번째 이야기 자식 해체 역시 시작부터 묘한 기분이 들 정도로 이상한 스토리로 시작했어요
자식은 부모를 때리고 남편 역시 아내에게 폭력을 행하는 집이며 괴물을 낳았다고 부모는 자식을 죽이려 하는데요
죽이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부부의 대화는 살벌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차분하게 오고갑니다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는 마침내 자식을 죽이기에 적합한 시기가 오고 죽일 머신도 준비되어 있으니 행동을 시작해요
차근히 올라가 본 자식의 방에는 이미 죽은 아들이 미라처럼 변해있었고 죽여버리겠다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아내가 남편을 향해 머신을 들고 죽이려던 찰나였어요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 같지만 읽다보면 부모는 자식 때문에 본 피해가 많기에 도저히 키울 수 없다고 말은 하지만 부부의 대화를 듣다보면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생각해요
결말에 대한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면 자식은 이미 오래 전 스스로 자신이 쓸모없다며 끊을 놓아버렸고 그로 인한 상처가 남편에게 남아있어 죽여야한다는 망상이 머릿속에 박혀버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론적으로 가장 피해를 봐왔던건 아내였지만요
스토리가 결과를 바로 앞두고 끝냈다는 건 그 뒷 이야기는 누가 어떻게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그게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미니 드라마나 드라마 속 에피소드 하나로 들어갈 법한 이야기이면서 실제로 과연 일어난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하고 생각하게 한 이야기가 있어요
인간 실격이라는 에피소드였는데 그 에피소드는 눈이 안보이고 불치병에 걸려 살아나갈 수 없다는 생각에 절망해 다리 위에 올라가 자살을 시도하려 하는데요
죽기 직전 다가온 남자가 자신도 죽으러 왔다며 여기서 죽지 말고 다른 곳에 가던지 다음에 죽어달라며 부탁을 하는데요
그렇게 그 두 사람의 대화가 시작되었고 죽음 앞이라서 그런지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 목숨을 살려주려 노력하는 게 보였어요
그렇게 대화를 하다가 남자는 자신이 의사인데 불치병을 어떻게든 살려보고싶다고 자신도 삶의 끈을 놓치기 싫다고 진심을 말하고 그녀 역시 살 수 있다는 희망에 두 사람은 부둥켜 안았어요
그리고 걸려온 전화에는 키스하지 않았다는 변명의 대화가 오고가서 눈이 보이지 않는 그녀는 멍하니 들을 수 밖에 없었어요통화 중 이상함을 눈치채고 무슨일이냐 묻는 그녀를 향한 대답은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 다리라서 자살하는 걸 보려고 이사까지 했는데 그걸로는 만족하지 못했는지 자살하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다시 한번 절망으로 몰아가는 게임을 하는 것 뿐이라고 말해버렸고
그녀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혀를 깨물고 자살하려 하는데 남자는 그녀의 사진만을 찍고 돌아설 뿐이였어요
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마지막엔 입을 다물 수가 없었어요
따뜻함과 희망이 죽음 앞에서 사람을 얼마나 단순하게 만드는지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읽고나서 가장 찜찜하게 남아있는 에피소드였네요
소설책보다는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 저로써는 새로운 도전이였는데 공포 소설은 여름에 한번 씩 읽어줄만 하구나 마음 먹을 수 있었던 책이였어요
영화는 직접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점점 더 심한 강도를 원하지만 소설책은 상상하는 정도에 따라 잔인함의 정도가 달라지기에 좀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자인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작품들을 다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처음 표지 앞에 있던 '그저 불쾌하기만 한 참극' 이라는 말이 다 읽고나서야 이해가 가더라구요
제가 말한 류의 에피소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소설책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