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지음, 이장미 그림 / 한겨레출판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 작가님의 소설은 몇 번 읽은 적이 있어도 에세이를 읽게된 건 처음이였던 것 같아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따스함, 딸에게 주는 레시피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해지더라구요 

첫 페이지를 열면서 정말 지극히 평범하게 엄마가 딸에게 해주는 이야기같달까요 

그냥 책 속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너무너무 우울하고 짜증나는 날, 왜 그런지 스스로 생각도 해보는 것이 가장 먼저라는 현실적인 조언이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그 기분으로 뭔가 먹고 싶다면 시금치 샐러드를 만들어보자며 레시피를 가르쳐 주시더라구요 

기분이 너무너무 나빠도 아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시금치 샐러드를 먹고나면 기분이 괜찮아질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시금치 샐러드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보면 화가나거나 우울했던 기분이 조금은 날아갈거라 생각해요 


고양이를 잃은 딸아이, 죽음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이야기에 눈이 번쩍 뜨였어요 

안그래도 고민하고 생각에서 멀어지지 않았던 부분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삶을 살면서 알아가고 싶지 않은 점들을 알아가는게 어른이 되는 과정일까 싶어요 

그렇다면 어른이 되고싶지 않다고 수백번을 제 맘속에서 말을 했어요 

단지 그게 어른이라면 어른이 되는 것을 거부하겠다고 생각을 했었구요 

딸 위녕을 위로하기위해 친구들이 왔다는 소식에 딸아이에게 친구들을 위한 훈제연어를 만들어주라고 일러주었어요 

그녀에게도 딸아이에게도 위로가 되어주는 시간이었겠죠 

그렇게 또 다시 고양이가 없지만 평범한 하루를 보낼테구요


레시피가 더 눈에 띄었던 두부탕, 술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저에게 있어서 참 흥미로웠어요 

가끔 기분 나쁠 때 마시기도 했는데 그녀의 조언에 이제는 기분 나쁠 때 절대 마시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른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아직도 세상엔 모르는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술 마시는 것도 생각하면서 마셔야 한다니 저는 그저 즐길 줄만 안다면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술 마시고나서 해장국으로 좋다는 두부탕의 레시피는 의외로 간단했어요 

술을 마시고 해장을 위해 한번쯤은 요리해보고 싶은 레시피였네요 


공지영 그녀의 레시피는 그녀의 인생이 온통 담겨있는 듯 했어요 

정말 다정한 말투로 위로하며 레시피를 전하는 이 에세이는 저에게 있어서 어찌보면 가슴 따뜻한 충고 그리고 힘을 제 손에 쥐어주는 듯한 마음이 후련해지는 책이였어요 

특히나 그녀가 마지막으로 전해주었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인생을 다 행복하게만 살다 간 사람은 없다. 덜 행복한지 더 행복한지 고르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말에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에 대한 생각과 실패에 대한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요즘 저는 조금만 실수해도 너무너무 속상하고 쉽게 절망했었어요 

근데 그럴 필요 없다는거 스스로도 잘 알지만 그게 쉽게 변하지는 않았었어요 

그런데 그 것도 제 선택이잖아요, 제가 실패를 인정하고 오히려 변화하기 원했다면 마음도 덜 상하고 실패에도 행복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마음이 지쳐있다면, 남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존감을 낮추고 있다면... 그냥 지나치지말고 그녀만의 레시피를 배우며 요리도 하고 가슴 따뜻한 위로도 받으시길 


토닥토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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