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안 걸리는 식사법, 현미밥채식 - 편식으로 병을 고치는 의사 황성수의 식탁 개혁 프로젝트
황성수 지음 / 페가수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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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갑작스레 채식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MBC의 <목숨걸고 편식하다>라는 다큐멘터리 때문이였다. 우연히 보게된 3편의 다큐멘터리로 나의 식습관은 하루만에 확 달라지게 되었다. 아직 고혈압의 큰 위협은 없는 나이지만 그 다큐멘터리의 충격은 크게 다가왔다. 지금까지의 상식을 뒤엎는 내용이였고, 동물성 식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몇년전에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고 잠깐 채식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곧 다시 육식의 유혹에 빠져 얼마전까지도 고기를 마음껏 즐겼다.
그러던 내가 채식을 결심하고 두달 동안 쭉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물론 중간에 한 두번의 일탈도 있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채식을 할 수 있을거라곤 나도 기대하지 않았었다.

저자인 황성수 박사님은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약을 끊으라고 하는 이상한 의사선생님이다. 혈압약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는 약으로 알고 있다. 그런 혈압약을 하루아침에 끊고, 현미밥과 채식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이렇게 해서 혈압약을 끊고 건강을 되찾은 환자들이 있다고 한다. 나는 이미 다큐로 접했던 내용이라 크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지만, 책으로 처음 접했을 경우에는 신뢰가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황박사님이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현미의 우수성과 왜 현미를 먹어야 하는가 이다. 백미보다는 현미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맛이나 번거로움 때문에 백미를 먹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집도 나 때문에 처음엔 밥을 두 가지를 지었다. 가족들이 먹는 백미밥과 내가 먹을 현미밥. 그런데 이렇게 두 가지 밥을 하려니 귀찮고 번거로웠다. 그래서 백미와 현미를 반반씩 섞어 먹다가 점점 현미의 양을 늘려가서 이제는 100% 현미밥을 온가족이 다 먹게 되었다. 처음엔 현미의 꺼끌거리는 식감을 싫어하던 가족들도 이제는 현미밥을 아무렇지 않게 잘 먹는다. 황박사님 말씀대로 입맛은 적응해 나가기 마련이다.

현미밥채식을 실천하기 힘든 이유는 현미밥 때문이 아니라 동물성 식품을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미밥은 며칠만 먹다보면 금새 적응해 나간다. 두달간 직접 현미밥 채식을 해본 내 경험으로는 고기, 생선, 달걀, 우유를 끊어야 하는게 더 힘들었다. 현미에 충분한 양의 단백질이 들어있어 따로 단백질 식품을 섭취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박사님의 말씀이 바로 와 닿지는 않았다. 그동안의 내 상식과는 정반대의 주장이고, 고단백 식품은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고 늘 배워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은 채식을 시작해보려 했으니 동물성 식품을 끊자 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채식을 하기란 보통 쉬운일이 아니였다. 다큐멘터리에서 보아왔던 체험자들의 여러 참기 힘든 상황을 먼저 보았지만, 그래도 역시 만만치가 않았다. 외식을 하면 고기, 생선, 달걀, 우유를 뺀 메뉴는 고를 수 있는게 너무 한정적이였다. 요새는 요령껏 이것저것 피해서 잘 먹고 있다. 

책보다는 MBC의 다큐멘터리를 추천한다. 일단 영상과 여러 사례들이 나오기 때문에 보기도 편하고 더 와닿는다. 책은 반복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고 지루해지기도 해서 먼저 다큐를 보고 책을 읽으면 더 쉽게 읽혀질 것 같다. 나도 책만 보았다면 이렇게 쉽게 채식을 결심하고 실천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딴소리지만 MBC가 다큐 하나는 참 잘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채식주의자, 특히 현미밥을 꼭 먹어야하는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기는 참 힘들다. 그렇지만 기름진 육식,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이제는 다 함께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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