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탄생신화 - 신과 님프의 사랑에 얽힌 식물이야기
홀거 룬트 지음, 장혜경 옮김 / 예담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서양의 옛이야기,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배경으로 우리가 흔히 지나쳐 왔던 식물들을 다시 바라본다.

판타지 영화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님프. 숲의 정령이며 아주 뛰어난 외모를 가진 캐릭터로 주로 묘사 된다. 신비한 모습으로 인간들과는 동떨어진 존재들이다. 식물 탄생 신화와 님프가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싶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대부분의 식물들의 탄생에는 이 님프들이 아주 깊게 연관되어 있다. '님프란 인간의 모습을 한 정령으로 명백한 여성이다'라고 이 책은 정의하고 있다. 그리스 말로는 '젊은 처녀' 혹은 '신부'라는 뜻이고, '싹' 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신들의 왕, 제우스는 바람둥이로 유명하다. 그 때문에 식물 탄생 배경에 가장 많이 등장한 신이 아닐까 싶다. 제우스의 끊임없는 바람과 그에 따른 헤라의 보복으로 제비꽃, 비단향꽃무 등 많은 식물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웜우드, 쑥은 부인병에 많이 이용되는 식물이다. 그 효능과 어울리는 탄생 신화가 있다. 여신 아르테미스는 여성을 치유하고 보호 하는 여신이다. 그녀를 따르던 많은 님프들 역시 이 식물들의 이야기에 등장한다.

꽃의 여왕인 장미의 탄생 신화는 장미꽃만큼이나 화려했다. 꽃의 여신인 클로리스는 로마 신화에서 '플로라' 라고 불리며 봄의 화신으로 알려져 있다. 클로리스는 죽어가는 님프를 지키기 위해 님프를 특별한 꽃으로 변신 시켰다. 그 꽃이 바로 장미. 아프로디테, 미의 여신들, 디오니소스, 제피로스 등 많은 신들이 장미에 아름다움과 향기, 매력을 선사했다. 장미는 이것 말고도 몇 가지 다른 탄생신화가 존재한다. 고대인들은 장미를 정신적, 육체적 사랑의 상징이라 여기며 장미를 숭배했다고 한다. 지금도 역시 그러해서, 사랑의 고백에는 장미꽃이 빠지지 않는다. 장미의 꽃말은 열정,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고대에는 석류를 강력한 최음제로 생각했다. 붉은색과 수많은 씨앗 때문 이였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전설 역시 강렬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어머니인 레아를 범하려던 제우스의 시도가 실패로 끝나고, 그의 정자가 바위에 떨어졌다. 그것이 아그디스티스의 탄생 신화이다. 디오니소스가 잠자던 아그디스티스를 습격해 그의 남성을 거세했다. 그때 뿜어져 나온 피에서 석류가 자랐다. 그리고 강의 신의 딸인 님프 나나가 석류 하나를 가슴에 숨겼다가 임신이 되어버렸다는 전설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석류에 관한 미신 같은 풍습이 내려져 오고 있다. 아이가 생기지 않는 부부의 침실에 석류 그림을 붙여 놓으면 임신이 된다는 이야기. 동서양에서 모두 비슷한 속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석류의 꽃말은 원숙한 아름다움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속의 식물 탄생 배경을 한 곳에 묶어 놓은 책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지금까지 수많은 이야기의 소재로 재탄생 되어오고 있다. 이 책 역시 그 중의 한 부분으로 식물들의 탄생 신화와 여러 신들과 님프들의 사랑과 증오의 이야기가 있다. 식물들의 꽃말 역시 신화에서 비롯되어 온 것 같다. 서양 문화사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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