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큼 먹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이 있을까.밥 먹었냐는 소소한 인사부터‘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는 속담까지.우리는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참 좋아한다.그래서인지 음식 이야기도 좋아하는 것 같다.나는 음식에 관련된 책은 무조건 좋아하는 편인데, 기억의 맛은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다. 단순히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아니라 음식에 얽힌 개인의 기억과 그 음식이 우리 식탁에 올라오기까지의 역사를 함께 들려주는 책이다저자에게 음식은 어린 시절 할머니의 부엌에서 시작된다. 된장찌개 냄새와 밥솥에서 피어오르던 김, 가족과 함께했던 밥상처럼 아주 사소하고 익숙한 장면들이 음식과 함께 기억된다.그런 개인적인 기억에서 이야기가 끝나는 것도 흥미롭다.수제비 한 그릇에 전쟁 이후의 사회와 원조 밀가루 이야기가 연결되고, 육개장이 장례식장에서 익숙한 음식이 된 과정이나 믹스커피의 역사까지 이어진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먹었던 음식에 이렇게 많은 시대의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느껴졌다.특히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콜라 중독자의 고백과 고등어 케밥이다.콜라를 좋아했던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해 우리가 익숙하게 마시는 콜라의 역사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또 터키 여행과 고등어 케밥에 대한 기억을 읽다 보니 음식이라는 것이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장소와 사람, 기분까지 함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이 책은 빠르고 속도감 있게 읽어내려가기보다는 오래도록 천천히 음미하기 좋은 책이다.작가의 맛있는 비유를 한자 한자 꼭꼭 씹어 삼키는 맛이 있다.어떤 음식은 냄새만 맡아도 오래전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 힘들었던 날 위로가 되어준 음식, 여행지에서 처음 맛봤던 음식처럼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기억의 맛’이 있을 것이다.기억의 맛을 읽다 보면 나에게도 그런 음식이 있었나 하나씩 떠올려보게 된다.먹는 일은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아니라 그때의 나와 함께했던 사람들, 그리고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는 일이기도 하니까.음식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빠르게 읽고 지나가기보다는 한 편씩 천천히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과 그 음식에 얽힌 기억까지 떠올려보기 좋은 책이었다.#기억의맛 #책서평 #책리뷰 #음식에세이 #에세이추천 #음식책 #독서기록 #도서추천 #책추천 #감성에세이+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