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천체관측 떠나요! -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천문 우주 여행
조상호 지음 / 가람기획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가끔 스쳐 지나가듯 달을 보긴 하지만, 집중해서 별을 찾아보는 일은 거의 없다. 도시에서 육안으로 별을 보기가 어렵다는 핑계를 대보지만, 별보기를 즐겨하는 이들에겐 통하지 않을 변명일 것이다.
낮 동안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지나가는 구름을 보는 것은 좋아하면서, 왜 밤하늘의 별 보는 것은 즐겨하지 않게 된 걸까?

책 첫머리의 천체 사진들이 아주 멋지다. 여러 은하와 혜성, 성운의 신비로운 모습들이 천체관측의 기대감을 높여주는 것 같다.
저자가 서문에 알려 두었듯이 쉽게만 쓰여 져 있는 책은 아니였다. 초보자를 위한 천체관측 도서지만, 실제로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별을 관찰하고 공부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 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연 과학 도서처럼 딱딱한 문체로 쓰여 진 것이 아니라 소설의 형식으로 전개 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주인공인 호성이는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새내기이다.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별자리에 관한 책이 계기가 되어 천체관측에 관심을 갖게 된다. 천체관측의 초보자인 호성이를 통해 망원경과 별자리 등 천체관측에 필요한 지식들을 좀 더 쉽게 배워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글 중간 중간 '지식 플러스'라는 참고 박스를 이용해 구체적인 자료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했다. 천체망원경을 만져 본 적도 없는 나는 그냥 쭉 읽으면서 넘어 갔지만, 실제로 천체망원경으로 관측을 하려는 초보자들은 교재로 사용해도 될 만큼 알찬 내용들이 많았다.

1부「 하늘을 보았답니다 」에서는 밤하늘을 보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는 호성이의 모습이 나온다. 육안으로, 쌍안경을 이용해 별과 달을 보는 초보적인 단계이다.
육안으로 별을 관찰하는 것에 익숙해진 호성이는 천체망원경으로 더 자세히 별을 보고 싶어한다. 호성이처럼 천체망원경부터 가지고 싶어하는 초보자들에게 저자는 일단 천체망원경으로 실제 별을 보는 기회를 가지라고 충고해주고 있다. 천체망원경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상상한 만큼 별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다면 실망감만 들뿐이다. 

2부「 천체망원경이란 무엇인가요? 」에서는 천체망원경에 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호성이는 천체관측을 하는 아버지의 친구 분 댁에서 천체망원경을 실제로 만져보게 된다. 그리고 천체관측반에서 보았던 은하가 아버지의 친구 분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천체관측을 해왔던 은하는 호성이의 좋은 선생님이자 친구가 되어준다.
본격적으로 천체망원경에 대해 설명하게 되므로 전문적인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해서 집중력이 떨어졌던 부분 이였다.

3부「 망원경을 사러 갔어요 」에서 호성이는 은하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맞는 80mm 굴절 망원경을 구입하게 된다. 여러 가지 종류의 망원경과 용도에 따라 다른 아이피스들을 비교 분석해 두어 초보자들이 직접 천체망원경을 구입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4부「망원경으로 별을 보았더니...」에서는 천체망원경으로 달과 금성, 목성, 토성을 관측하게 된다.
달의 지형을 자세히 본적은 처음 이였다. 달의 표면에 각각의 이름이 붙어져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책 속 그림과 사진으로만 보았지만, 토끼가 절구를 찧고 있는 모습이라던 달 표면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평생 동안 보아도 다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대상이 있는 곳이 달이라니...

5부「성운, 성단, 은하를 보고 싶어요」
우선 천체관측에 큰 재미를 주는 별자리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내가 그동안 별을 보는데 흥미를 느끼지 못한 이유가 별자리에 대해 알지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볼 때 초보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관측할 대상을 겨누는 것이다. 천체망원경으로 성운이나 성단을 찾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해 두고 있어 초보자들에게 유용한 팁일 것 같다.
천체망원경으로 태양을 직접 보아서는 절대 안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실명의 위험까지 있다고 한다. 밤하늘만 관측하는 것으로 생각 했었는데, 태양 투영법이나 태양 필터를 이용해 태양을 관측할 수도 있다.
유성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유성이 떨어질 때 사람들은 재빨리 소원을 빌곤 한다. 유성은 혜성의 먼지 조각들이 떨어지면서 대기 중에 빛을 내는 것이라고 한다. 육안으로 관측해야하는 유성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천체관측이다.

6부「 기록을 남겼답니다 」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쓰는 것이 나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번 읽고 지나쳐 버리는 것이 아니라, 책을 한번 더 곱씹어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천체관측 역시 자신이 관측한 내용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더 발전 할 수 있다고 한다. 관측일지를 쓰는 방법과 대상을 스케치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호성이와 은하가 속해있는 천체관측반의 학예 발표회가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어느새 일년이 훌쩍 지나있었다. 호성이와 은하도 별빛처럼 반짝이며 사라져간다.

책을 읽고 나서 제목처럼 "천체관측 하러 떠나자!" 라고 할 만큼의 흥미는 느끼지 못했다. 다만 그전보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횟수가 늘어나긴 했다.
구글이 인터넷으로 편안하게 우주를 탐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가상의 허블 망원경으로 우주 이곳저곳을 볼 수 있어 별자리나 천체 공부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렇지만 직접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는 낭만은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중학생들의 어색하고 풋풋한 로맨스가 곁들여진 독특한 자연과학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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