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다!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과 혼자 덜컥 떠나버릴 수 있는 용기까지...
이것저것 따지기 좋아하고, 사소한 일에도 소심해져서 움츠러들어 버리고 마는 나는 이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시간, 장소, 주머니 사정에 구애 받지 않고 일상을 떠나는 해방감을 느낄수 있는 여행 에세이를 나는 참 좋아한다.
그녀가 부럽다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집 떠나면 고생' 이라는 말에 공감할 정도로 나는 여행을 썩 반갑게 여기진 않는다. 그러나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조금만 벗어나서 바라보면 아무 일도 아닌 것들에 억눌려 지내다 보면, 고생스러운 여행길이 되더라도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그러나 막상 괴나리봇짐 꾸려 집 나갈 용기는 없는 소심쟁이다.
유럽 여러 나라들의 여행기도 간간히 말하고 있지만 주로 태국, 라오스, 앙코르와트 등지의 에피소드가 중심이 되고 있다. 그곳의 잔잔한 풍경, 일상 생활 속 사람들의 모습, 일정에 쫒기는 여행이 아니라 그런지 더 자유롭고 한가해 보인다. 글속에 그 곳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녹아들어 있는 것 같다.
부러움은 앙코르와트에서 절정에 달했다. 앙코르와트... 멸망해 버린 고대도시... 그곳에서 노을을 바라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다.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일출을 볼 때와는 전혀 다른 기분이다. 일출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반면에 일몰은 온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그리움을 가져다준다. 앙코르와트에서 일몰을 감상한다면 그 감동이 얼마나 클까?
고단했던 하루를 마감하는 이 시간...거부반응이 생길정도로 달달 하다는 라오스 커피 한잔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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