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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김진송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한 권씩 늘어나던 책들이 어느새 책장을 비집고 나와 바닥에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지저분하게 돌아다니는 것도 보기 싫고, 책들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인터넷으로 책장을 검색해보고 있다. mdf판으로 만든 싼 가격의 책장에서 원목으로 만든 근사한 책장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책장이 판매되고 있다. 근사한 나뭇결로 된 튼튼한 원목책장을 가지고 싶지만 당분간은 그냥 mdf로 만든 싸구려 책장에 만족해야겠다. 나중에 서재를 만든다면 기필코 무늬와 향기가 멋진 나무로 책장을 짜 넣으리라...
저자 스스로 목수 김 씨라 말하고 있지만 그의 작품을 보면 목수보다는 예술가 같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특이한 형태의 의자, 탁자, 장식품들... 일상생활에 어울리지 않을 듯 하면서도 친숙해 보이는 느낌이다.
그의 이력 역시 특이하다. 목수일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전직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먹물이라 했던 과거와 노가다라 할 수 있는 힘든 목수일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
거칠고 투박한 나무를 수천 번이 넘는 대패질로 깎아 매끈하게 다듬어 낸다. 나무 원래의 아름다움을 살려내면서 어느덧 멋진 의자로 탁자로 변해가는 모습은 근사하다.
자신이 만져보았던 나무에 대해서도 소개해 놓고 있다. 알고 있는 나무라고는 은행나무, 소나무, 플라티너스 같은 가로수들 밖에 모르는 나는 목물로 쓰이는 나무가 이렇게 많았구나 하는 감탄이 들었다. 원목이라고 하면 몇 종류의 나무 밖에 쓰이지 않는 것으로 알았는데 꽤 다양한 나무들이 있었다.
<목수가 되는 네 가지 조건>에 나오는 지식인의 네 가지 조건을 읽고 나서 지식인까지는 안 되더라도 중심이 잡힌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출판 일을 했던 분이라서 그런지 글과 책 편집이 깔끔하다. 첨부한 작품사진과 스케치 역시 군더더기가 없다. 책 사이즈가 크고 두껍지만 막상 읽다보면 페이지가 자연스럽게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