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훈 작가의 글은 따스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어딘지 모르게 멀고도 가깝다. ≪예술과 중력가속도≫에는 버릴 수 없는 단편들이 모여있다. <스마트D>는 물론이고 <조개를 읽어요>도 정말 좋다. 누군가는 그의 글을 하드 SF로 분류하지만 나는 따뜻한 SF로 분류하고 싶다. 과학적 소재, 냉철한 사유와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치열한 삶을 볼 수 있는 과학소설이 아니라, 어딘가 흐느적거리면서 어쩌면 조금은 여유있는 모습으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그의 주인공들이 좋다. 그 주인공들의 세계가 조금 SF와 이어질 뿐인 것 같은 느낌. ≪안녕, 인공존재≫의 <크레인 크레인>과 <누군가를 만났어>도 따스하면서 과학적이기도 아니기도 한 그 분위기가 좋다. 외국 작가들의 번역 SF에서는 볼 수 없는 이 작가만의 분위기. 단편집만 보다가 이번에는 장편 ≪은닉≫에 도전한다. 배명훈 작가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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