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재의 의미 - 지속 가능한 자유와 책임을 위하여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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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사색이리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뜨악할 이야기가 가득하다. 인간 존재에 대한 과학적 사색! 얇은 두께와 에세이집 같은 하드커버의 보드라운 장정은 예쁘기까지 하다. (싸바리 말고 안쪽 표지가 정말 예쁘다) 이 예쁜 표지 안에 대중을 상대로한 `인간 존재에 대한 과학자의 고찰`이 서술되어 있다. 진화론부터 SF적 상상력까지 그 층위가 넓다. 분명히 편안하고 차분한 어투로 말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꽤나 진지하다. 한마디로 반했다 >_<

에드워드 윌슨은 사회생물학자이다. 사회생물학은 사회행동의 생물학적 기초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진화론의 한 부분으로 어떻게 이타적인 행동이 개체가 아닌 집단에서 일어나는가에 관한 과학적 접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사회생물학의 처음부터 현재까지의 간단한 흐름을 돌아볼 수 있었다. 사회생물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권하기도 좋고, 사회생물학의 최근 논쟁에 대한 윌슨의 입장에 대해 궁금한 사람에게 권하기도 좋다.

내가 이 책에 빠져든 부분은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도킨스와 저자인 윌슨의 논쟁 부분이었다. 도킨스의 확고한 어조와 뭔가 스타성 있고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제스처를 늘 좋아하던 나는 그 두 사람이 무엇을 두고 논쟁 하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 `포괄적합도`라는 단어에 대해 빠져들었다. 결국 전진권, 장대익이 쓴 포괄적합도 논쟁에 대한 논문(포괄적합도 이론 논쟁과 의미론적 문제, 2015)을 뒤적여 읽고나서야 사회생물학의 논쟁에 대해 이해하고 책의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 윌슨은 처음에는 포괄적합도 이론에 대한 지지자였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 지금은 다른 의견을 갖고 있고, 자신이 잘못 생각했으며 포괄적합도 이론은 폐기되거나 축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지지하던 이론을 떠나는 쿨한 과학자의 태도란!

사회생물학, 포괄적합도 논쟁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읽게 될 것 같다. 그 시작으로 윌슨의 <지구의 정복자>와 <이타적 유전자>를 주문하고, 한쪽에 먼지가 쌓여가던 스티븐 제이 굴드의 <판다의 엄지>를 다시 집어 들었다. 다음해까지 계속 사회생물학과 진화론의 첨단 이론에 빠져들 예정!!

중앙일보의 <지구의 정복자>에 대한 장대익 교수의 윌슨 인터뷰도 함께 읽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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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05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좋아하는 과학자가 윌슨 옹입니다. 자신의 거미 공포증을 언급하는 글을 보고 윌슨 옹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