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페미니즘을 올해의 독서 줄기로 잡고 페미니즘서를 여러 권 읽었다. 페미니즘에 관한 책을 읽기로 작정한 이유는 바로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때문이었다. 그 책은 별 다섯개를 줄 만큼 재미있지 않았지만 불씨가 되었고 그 뒤로 정희진님의 글을 비롯해 여러 책을 읽었다. 그러다 리베카 솔닛의 책을 다시 만났다. 기대가 적었지만 읽어나가면서 너무 좋았다. 두 명에게 선물했다.

심지어 ˝나만의 올해의 책˝ 비소설 부문 1위 후보다. 한 편의 소재를 다시 돌리고 다시 돌려 자기 안에서 다시 만든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어머니와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지만 자신의 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여성이 쓴 소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아이슬란드 여행기이기도 하고 친구와의 연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하다. 돌고 도는 생각 속에 이야기는 점점 익어가며 알싸한 향을 풍기다 달콤한 향을 내는 과일로 익어가는 것처럼 이야기가 익어간다. 최고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 <프랑켄슈타인>을 읽고 싶어진다. 프랑켄슈타인도 최고다.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낸 그 괴물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인줄로만 알았던 나는 역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한다는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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