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혁의 <바디무빙>과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를 읽었다. 중혁작가(꼭 이렇게 불러야 할 것처럼 친숙!)의 책은 대부분을 읽었고 그 발랄함과 재치가 즐겁다. 특히 전혀 상관 없어보이는 것들을 얼기설기 엮어 자신만의 그물을 만드는데 능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목소리도 알고 있고 한 번은 만나서 싸인도 받고 그래서 어쩐지 `잘 아는 작가`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김훈선생(꼭 이렇게 불러야 할 것처럼 멀다)의 글은 처음이다. 그의 문장에 관한 평가와 아직도 원고지에 글을 쓴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으나 아직 책을 들지 않았다. 그냥 잘 모르는 아저씨 같은 느낌. 그의 글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일러 두기에 적힌 말 때문이었다. 이 책은 세 권의 에세이집에 실린 글을 추리고 정리한 것인데 그 책들의 제목을 밝히며 마지막에 ˝이 책의 출간으로 앞에 적은 세 권의 책과 거기에 남은 글들을 모두 버린다˝라고 써있었다. 자신의 글을 버리고 추리는 작가의 손길이, 마음이 보고싶었다.
두 권의 책을 함께 주문하고 번갈아가며 함께 읽으니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중혁작가의 몸에 대한 이야기와 김훈선생의 몸에 대한 이야기는 겹쳤다 멀어졌다 하며 내 속에서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젊은 작가와 연륜있는 작가, 멀티미디어에 강한 작가와 원고지를 쓰는 작가, 쓰면서 부단히 다른 작가의 책을 언급하는 작가와 다른 작품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는 작가. 비교점도 많다.
- 더 긴 글을 적었으나 너무 개인적인 감상이라 버린다. 다만 깐깐한 신문기자 같은 김훈선생의 소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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