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얼 먹었다 하면 배가 살살 아파온다.
과거 무얼 먹고 먹고 또 먹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던 때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시절일지도 모르지만, 이눔의 설사도 그리 반가운 건 아니다. 늘 불편한 속을 끌어 안고, 언제 화장실에 갈지를 몰라 항상 괄약근을 긴장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근데 왜 설사지? 뭐 거창한 거 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지난 주말 마신 데낄라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은 건 아닐테고 새우깡, 김밥, 요거뜨.. 이따위 군것질이 설사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도 들은 바 없다.

어쩌면.. 내 마음이 내 장에 설사를 만들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굳을 틈을 주지 않고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성급한 마음의 편린들... 내 건강한 유산균을 갉아먹는, 독소와 같은 부정적인 에너지. 이런 것들이 내 장의 음식물과 마구 섞여 쭉 빠진 바나나변이 되지 못하도록 마구 어택하고 있는거다.

오늘 하루도 마음은 성급하고 생각은 부산한데, 일은 뜻대로 되지 않고 벌써 퇴근 시간이다. 설사에 스트레스에 몸은 이미 축 쳐져 야근할 힘도 없다. 때 마침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는데...

시원한 맥주 한 잔에 내 마음이 충전될까? 아니면 낼 아침 더 심한 설사에 시달리게 될까? 에라, 알 수 없지만 일단 난 여긴 뜨기로 한다. 책상에, 다이어리에, 아웃룩에 쌓인 일들아 잠시 안녕. 내일 아침 쭉 빠진 바나나변처럼 이쁘게 매만져 주마. (과연..? ^^;)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eylontea 2004-10-07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에 가보세요... 설사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사람을 참 힘들게 하고.. 때론 위험하잖아요...

sunnyside 2004-10-07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 주셔서 감사... ^^; 아직 그 정도는 아니구요.. 일 많고 짜증난다고 투정해 본 거랍니다. (실론티님 밖에 없어요. 흑..)

panda78 2004-10-07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는 악화시킬 거 같은데....;;;;
저는 여전히 먹은 거 다 어디 들었니, 안나오고? 에 시달리고 있느라.. ;;

아영엄마 2004-10-07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민성.... 그리고 스트레스성이지 않을까요? 마음을 편히 가지심이..

99 2004-10-07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언뜻 보고는 사진글일 줄 알았습니다.
(제가 왜 그랬을까요? 쩝...)

sooninara 2004-10-07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사로 스트레스 받을때는..분홍색 정로환 한알이면...
원래는 한번에 4알을 먹게 되어있는데..전 장이 안 좋으면 한알 먹어준답니다..
저도 괄약근을 오므리면서 화장실로 뛰어 가고 싶지 않아서요..^^
오늘 푹~~~~~~~쉬어서..장이 정상으로 돌아 오길..

조선인 2004-10-08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님 글이 뜸하다 했더니 바쁘기도 하고, 몸도 안 좋은가 보군요.
급할수록 애돌아간다고 과로에 몸도 마음도 지치기 전에 쉬엄쉬엄 하소서.

sunnyside 2004-10-0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사, 원인은 과다한 음주로 밝혀져!"
오늘 새벽 3시 반까지 술먹고 겨우 앉아 있슴다. 아~ 제가 왜 그랬을까요? -.- 걱정해 주셔서 모두 감사 감사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