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감자탕집 사장님.
자정이 넘어 퇴근길, 뼈해장국에 소주 한 병 마시러 들르면 무릎만치 쌓인 방석에 비스듬 기대어 텔레비전을 보시다가
"아.. 사장님 늦었는데 괜찮으세요..?"라는
부탁같은 내 질문에 졸린 눈을 부비시며
"응, 자네는 괜찮아!"라고 웃으며 맞아 주신다.
커다란 가족 사진이 걸려있다. 그리고 또 작은 몇 장의 아이들 사진들이 걸려있다. 아마 십여년은 지났을 사진이다.
그 사진 속 사내아이가 선한 눈을 가진 청년의 모습으로 내 앞을 몇 번 지나쳤으니까.
오늘 카운터 앞에 엎드려 잠시 주무시는 사장님을 깨워 계산을 한다.
이제 나를 마지막으로 아마 잠자리에 드시겠지.
우리동네 감자탕집.
지갑의 현금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그곳은 카드를 꺼내서는 안되는 신성한 공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