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강신주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누군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 상황인데 강신주에게 어떤 걸 선택하면 좋을지를 물어봤다. 그때의 강신주의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그냥 그대로 어중간한 상태로 머물러 있으라 했더랬다. 그리고선 어른이란, 선택의 유혹이 손짓하는 상황에서 때로는 힘들지만 진중하게 그 어중간한 상태로- 판단 보류의 상태로- 가만 머물러 있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라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 같다.

우리는 너무 극단적이다. 정의니 진보니 올바름이니 하면서 너무 쉽게 말과 발을 뱉고 딛는다. 비겁함은 행동하지 않음이 아니라 오히려 숙고하지 않음인 경우가 더 많다.
자신과 상황을 차분히 대면하지않고, 진실과 직면하지 않으려는 비겁함이다.

길들여진 "옳음에 대한 감각"에 판단을 맡기는 것은 편리하고 동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빠르고 극단적인 반응과 생각들에는 언제나 의심이 요구된다. 이점 모든 근본주의적 사고를 회의주의적 태도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다.

많은 경우 용기란 기회주의적 양비론자라는 혐의와 모욕마저 최선의 판단을 위해 기꺼이 감당하고자하는 정신적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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