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부터 파울로 코엘료의 첫 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한번 읽어야지 생각했던 책이었는데
지난 주말 별 생각없이 작업실 앞 책 대여점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빌려 읽었다.

첫 작품이기 때문일까?
사실 "순례자"에서 예전에 읽었었던 "연금술사", "오 자히르", "포르토벨로의 마녀"에서
파울로 코엘료가 보여주었던 특유의 흡입력있는 이야기 전개 방식이나, 그만의 담백한 글쓰기
스타일을 찾기 어려운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 부분은 기차에서 읽었는데 제법 인내심을 발휘해야 했다)

그러나 이같은 세련미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순례자"는 그 나름대로 세공되지 않은 원석과 같은
거친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영성에의 추구"와 "한 인간의 내적 성장"이라는 코엘료의 트레이드 마크는
그의 첫 작품 "순례자"에서 이후의 작품보다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덜 동화적으로)그려지고 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직접 체험에 바탕을 둔 글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비록 코엘료의 작품이 어떤 의미에서는
"시크릿"(-이해불가의 베스트셀러)의 문학판으로 치부될 소지도 없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돈과 힘의 논리가 중력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그의 책이 때때로 나같은 사회 부적응자들의 
답답함을 해소해주는 소화제(달달하고 맛있는 소화제)역할을 해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편 코엘료의 영성추구가
[서구 기독교 영성 : 순례자]  -> [고대 근동 영성 : 연금술사] 
  -> [고대 그리스의 모신(母神) 영성 : 오 자히르, 포르토벨로의 마녀]의 변화를 가지고 이어지고
있음에 주목하고 이를 비교하면서 그의 영성추구의 궤적을 따라가 보는 것도 코엘료 읽기를 더욱 즐겁게 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