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의식을 찾고 나니 온 몸이 부서질 것 같다.
두 무릎은 피멍이 들었고
왼쪽 가슴과 오른 옆구리도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오른쪽 주먹은 살이 벗겨지고 피가 난다.
잔뜩 취했던 그 새벽 나는 누구와 그토록 싸웠단 말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아마 내 그림자와 그렇게 싸웠나 보다.
신의 사자 같은 나와 그렇게 싸웠나 보다.
네게 그토록 상처 준 내 자신과 그렇게 미친 듯 싸웠나보다.
내 안에 있는 그 악과 미친 듯 싸웠나보다.
그래서 나는 결국 이겼을까?
누가 이겼을까?
이렇게 나와 매일 싸우다 보면 언젠가 네게 준 상처를 조금은 속죄할 수 있을까?
미안하다.
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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