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리아누스의 회상록 - 프랑스 현대문학선 2 프랑스 현대문학선 2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지음 / 세계사 / 199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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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정 로마의 5현제 중 한 명인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회상 형식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물론 책 말미에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여기 쓰여진 모든 것이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유르스나르는 2세기에 서구 문명 세게를 지배한 제국의 황제가 그러했으리라싶게, 한 인간의 일대기를 매우 섬세하게 그리고 내면화시켜서 그리고 있다.

단문으로 이어지는 시적인 문장과 함축적인 내용으로 인해서 책장을 휙휙 넘길 수 있는 종류의 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을 성 싶다. 역사이기 이전에 이 책은 회의에 가득한 인생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시대를 위해 충실하려고 노력한 인간의 일생을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전사이면서도 문학을 사랑하고 로마의 영원을 믿지 않으면서도 제국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 황제, 어린 연인의 죽음에 깊이 슬퍼하는 모습들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이 책은 하드리아누스가 양손자인 훗날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게 주는 서간 형식을 띄고 있기도 하다. 이야기를 건네는 상대가 동시대인이고 인척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기서 이야기되는 사건들은 독자가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진행된다. 언급되는 인물들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로마 역사를 모른다면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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