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전쟁 : 성전 탈환의 시나리오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88
조르주 타트 지음 / 시공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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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 시점에서 십자군 전쟁이 새삼스러운 것은 바로 현재까지 이어지는 아랍과 기독교 문명의 대립과 반목 때문이다. 한쪽에선 성지 회복이란 명분으로, 다른 쪽에선 침략자에 맞서는 성전으로 포장되어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이 전쟁은 지금도 끝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중세의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싶어 나와 있는 책들의 목록을 보았으나 몇 권 안되는 책들만이 눈에 뜨일 뿐이었다. 그래서 우선 사건 전체를 개관한다는 느낌으로 이 책을 골랐다. 그러나 분량이 분량이니만큼, 개설서로서 보기에도 이 책의 지면은 너무 좁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전쟁의 한 측인 중동의 역사에 대한 나의 무지가 한 몫을 했겠으나 이 책의 설명만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물론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의 강점은 풍부한 시각자료이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동시대의, 혹은 후대의 많은 그림들이 내용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본문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전쟁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록과 증언' 부분이었다. 같은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는 면에서도 흥미로웠고 두 문명의 충돌 현장의 생생한 증언들 역시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큰 강점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다. 헐리우드 영화들처럼 좋은 편과 나쁜 편으로 갈라 편파적으로 서술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주제이지만, 저자는 기독교와 이슬람 어느 쪽에도 무게를 두지 않고 균형 잡기를 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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