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엄마의 사교육 다이어트 - 아이도 엄마도 행복해지는
마이클럽닷컴 엮음 / 봄날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자식 잘 가르치고 싶은 건 모든 부모 마음입니다. 맹자 어머니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은 한국 어머니들, 대단한 자식 사랑입니다. 소문난 학원으로 아이들을 실어 나르고, 강남으로 위장전입하고, 아이 과외비를 벌기 위해 파출부, 심지어 노래방 도우미까지 마다않는 엄마들. 자식교육을 위해서라면 아이 혀까지 잘라주고 있지요.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이죠. 다른 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암기능력만으로 한 줄을 세우는 교육판에 모든 엄마들이 뛰어들었죠. 서열 매기는 효율성과 평가의 객관성을 위한다는 그럴싸한 이름이 붙은 한국 교육 잣대, 아이를 들쳐 업고 이 어리석은 경쟁에 무조건 달려가는 부모들. 내 새끼만 어떻게 1%차지하면 되지 뭐, 이런 생각으로 모든 엄마들이 몰려들었고, 끝내 대부분 자식들을 ‘불량 등급’을 갖게 되었죠.

 

입시 지옥과 사교육공화국, 이 고통에서 아이를 탈출시키고 싶다면

 

내 새끼만 잘 되길 바라는 자식사랑과 너무 뜨거운 교육열에 한국 아이들은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더구나 감당하기 힘든 사교육비에 부모들도 등허리가 휘다 못해 부러지기 직전입니다. 이런 ‘지옥’을 만든 것도 엄마니, 바꿀 수 있는 것도 엄마겠죠. <30대 엄마의 사교육 다이어트>[봄날. 2009]은 ‘행복한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고 싶은 엄마’에게 큰 도움이 되겠네요.

 

이 책은 엄마들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수많은 엄마들이 인터넷에 고민들을 올렸고 수많은 엄마들이 그 고민에 답을 달아주었습니다. 그 가운데 알짜배기들을 골라서 이렇게 묶었지요. 문화센터를 다닐 만 하냐,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어떤가, 독서교육 어떻게 하나, 전업맘 VS 직장맘 같이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주제들을 다루네요.

 

맞아, 나만 고민하는 게 아니구나, 무릎을 치면서 다른 사람 얘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여러 전문가들 도움말들이 나옵니다. 덧붙여서 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 이야기, 대안학교 이야기, 교육학에서 바라본 한국교육 얘기를 듣다보면 지금까지 방식이 전부가 아니며, 다른 교육방식이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엄마들 얘기에 공감하다가 전문가들 얘기에 힘을 얻게 하는 글 순서 배치네요.

 

지금 한국 교육이 이렇게 된 건 엄마들 때문만은 아니죠. 철학이 없는 교육 목표, 수많은 교육정책들의 실패, 교육전문가들의 게으름 여러 가지 원인이 도사리고 있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정치꾼이나 행정관료가 절대로 못 고칩니다. 언젠가는 교육개혁 되어서 내 자식이 좋은 교육받겠지, 이렇게 기다리다가는 생전에 행복하게 공부하는 자식 못 보고 눈감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을 지켜보세요. 이 미친 상황에 엄마들이 발끈하고 움직여야!

 

엄마들이 움직여야 합니다. 교육문제로 자살하는 소식은 너무 흔해서 이제 보도도 안 되는 지경입니다. 이런 ‘미친 상황’을 부모들은 분노해야 합니다. 자살한 아이는 자기 자식 경쟁자가 아니라 바로 내 새끼가 될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이 수없이 죽어나는 한국 교육을 더 이상 참지 말고 학부모들은 발끈해야 합니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우리 아이들을 한번 지켜보세요. 천진하게 웃으며 눈빛이 반짝이는 아이 찾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산만하거나 지쳐있습니다. 한창 뛰어놀면서 몸과 마음을 튼실하게 키워갈 아이들이 불안에 휩싸여 있거나 엄마 눈치를 보면서 어두운 얼굴로 쭈뼛거리고 있습니다. 크게 잘못된 거죠.

 

엄친아와 엄친딸을 두려워하는 아이들, 자기 아이가 남들에게 뒤처질까봐 불안에 떠는 엄마들, 사교육은 두려움과 불안을 먹으며 산더미처럼 커져갔죠. 이제는 사교육을 안 시켜주면 ‘능력 없는 엄마’가 되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아이들을 학원에 보냅니다. 공부에 아무 흥미도 느끼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수업을 듣는 아이들, 이 친구들이 자라서 어떻게 될까요.

 

눈물 나면 겨자 안 먹으면 되죠. ‘막장 교육’을 그만 해야 합니다. 옆집 엄마 얘기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자식이 행복한가, 건강하게 제대로 자라고 있는가를 중점으로 봐야 합니다. 불안으로 마음을 갉아먹게 되는 ‘사교육 경쟁’에서 이미 탈주한 엄마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갈기갈기 찢어졌던 마음 다독이며 새롭게 아이들을 키우려 합니다. 그들은 여러 모임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서로 교류하고 참교육을 고민하죠.

 

평범한 엄마들이 자녀 교육을 고민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눔만으로 희망을 얻다

 

이 책은 그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담겨 있어 좋네요. 아이에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면서도 여전히 사교육의 유혹에 흔들리는 모습까지 솔직하게 실었습니다. 평범한 엄마들이 모여 뿔내고 한탄하고 용기 얻고 함께 챙겨주는 모습이 인상 깊네요.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고민은 나눌수록 작아지죠. 이렇게 자녀 교육에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로받고 희망을 얻게 됩니다.

 

아직도 암기경쟁만이 교육이라고 믿고, 모든 아이들 머리 속에 똑같은 것만 집어넣으려는 사람들이 있죠. 그들은 요즘 애들을 더 강하게 몰아세워야 한다고 혀를 끌끌 찹니다. 애들이 뭘 알겠니? 우리 땐 안 그랬다. 중학교 입시시험을 치르기 위해 파를 콧구멍에 꽂고 밤을 새봤겠니, 명문고 가려고 잠 안 오는 약 먹으면서 눈에 성냥개비를 껴봤겠니, 행복한 줄 알아, 이것들아!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건 모든 부모의 심정이죠. 하지만 자기 자식이 진짜 잘 되고 있는 지금 심각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은 떨어진 아이들,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들, 겉으론 번지르르하지만 마음이 아픈 아이들, 아이를 들쳐업고 병원 뛰어가는 마음으로 한국 교육을 쳐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나 먼저 달라지겠다고 용기를 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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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설에 빠지다 - 금오신화에서 호질까지 맛있게 읽기
조혜란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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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포스트 모던이니 신자유주의니 하면서 쏟아지는 책들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숨이 턱 막혀요. 한가득 쌓여있는 책들 앞에서, 저걸 언제 다 읽나, 라는 초조함과 함께 책을 읽어야 된다는 압박감이 밀려들죠.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보면, 아무래도 시의성 있는 책들에게 먼저 손이 가더군요. 고전이나 명작들은, 꽝, 다음 기회에~ 라는 말과 함께 잠시 눈 밖으로 밀쳐두게 되죠.

 

옛 소설? 요즘 같은 때, 구닥다리 뒤적거릴 시간도 있나요? 10억 만들기에 미쳐라~ 토익에 미쳐라~ 다이어트에 미쳐라~ 눈에 보이는 숫자들에만 미치라고 윽박지르는 사회에서 ‘호질’을 보며 양반의 위선이 어떻다는 둥 열녀가 어떻다는 둥 얘기하는 사람은, 쓰읍, 이상하겠죠. 왜 ‘쓸 데 없는 책’을 읽을까, 그 시간에 토익 1점이라도 올려야지, 쓰읍.

 

토익에 미친 사람과 옛 소설을 보는 사람 가운데 누가 이상한 사람인지 따지는 건 저마다 몫이지만, 사람은 지난날을 뒤돌아봐야 앞날을 그리게 되죠. 할머니 곁에서 옛날이야기를 두런두런 들으며 어린이들 꿈이 영글어가듯이 어른들도 뒤를 살피면서 살아야겠죠. <옛 소설에 빠지다>[2009. 마음산책]는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입니다. 책장을 여는 순간, 피융~~ 500년 전, 300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 책장을 여는 순간 피융~~ 조선시대로

 

이 책은 김시습의 ‘금오신화’부터 허균의 ‘남궁선생전’까지 옛 소설 열 세편을 실었어요. 열 세편은 네 가지 주제로 나뉘었는데, 먼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 흥분지수를 높여주는 남녀 사랑이야기, 조선 시대에 민초들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끔찍한 전쟁 이야기, 그리고 고전 소설에서 빠지지 않는 남성들의 판타지 세계,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허균과 박지원의 작품을 실었지요.

 

요약본이라지만 친절하게 현대 말로 바꾸어서 충실하게 담으려고 한 노력이 돋보이네요.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다채로운 이야기들에, 옛날 사람들도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구나, 괜스레 감동이 생깁니다. 임금의 명도 거절하면서 지극히 아내를 사랑하는 ‘윤지경전’, 병자호란 때 죽어간 여자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목소리를 내는 ‘강도몽유록’ 말 그대로 금방울이 살아가는 이야기 ‘금방울전’까지 알지 못했던 옛 소설 재미에 푹 빠지게 되네요.

 

옛 소설은 끽해야 교과서에서 잠깐 만나는 정도지요. 청산에 살어리랏다, 삑, 청산은 이상향, 학창시절, 옛 이야기를 짧게 읽으며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청산을 불태우고 싶었을까요. 암기위주로 재미없게 박제된 옛 이야기를 성적 때문에 억지로 봅니다. 고전에 대한 청소년들 호기심은 입시 때문에 학창시절만 방부처리 되어 버틸 뿐, 이미 유통기한이 지났고, 대학가는 순간, 폐기처분 되는 실정이죠.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체온은 36.5℃, 옛 소설에 빠져 오늘을 돌아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다보니 옛 소설을 제대로 만나면, 정신이 번쩍 들죠. 이렇게 귀한 이야기가 이렇게 가까이에 있었는데, 몰랐다니. 뒤늦게 탄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책을 통해 만나는 옛날이야기는 지난 시절 사람들의 생활을 고스란히 보여주죠. 물론, 이 책도 요약본을 모아 놓다보니, 이야기가 통째로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옛 소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겠네요.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옛 소설 입문서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디지털이다 나노다 뭐다 하면서 과학이 발전하고 기술들이 달라져도 사람 체온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36.5℃이고, 사람 사는 냄새는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죠. 사는 동네가 달라져도 삶의 질을 좌우하는 건 사람 관계니까요. 옛 소설을 읽으면서 그때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으며 어떤 고민을 갖고 한 시대를 일구어갔는지 엿볼 수 있네요. 그걸 바탕으로 지금 우리는 그들보다 더 잘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네요.

 

고전을 읽고 명작을 봐야겠죠. 옛 소설에 빠지는 일은 신나는 여행이니까요. 그 여행은 다이어트로 1kg빼는 것보다 삶을 더 행복하게 살찌우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하죠. ‘폭풍의 언덕’, ‘오만과 편견’ 같은 서구 고전도 좋겠지만 그동안 너무 소홀하였던 한국 고전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영화를 본 뒤 친구들과 그 내용을 곱씹으며 감상을 나누는 것처럼, 고전 소설에 대해서도 수다를 실컷 떨 수 있으면 좋겠네요. 옛 소설에 빠져보시렵니까? 빠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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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 재미있고 유쾌하며 도발적인 그녀들의 안티에이징
김혜경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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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눈주름 자글자글한 거봐, 나이 먹는 건 정말 끔찍해, 여성들은 거울을 자꾸 들여다보며 한숨을 내쉽니다. 괜찮아, 얼마나 예쁜데, 이런 위로는 씨알도 안 먹히고, 여성들은 깊은 내면세계로 들어가 ‘거울과 대화’를 되풀이 합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소녀시대요, 흑, 거울아, 나 아직 젊지? 아니요. 흑흑, 거울아, 내가 에스테틱 얼마나 많이 받는데,

 

늙음은 죽음의 낌새이기에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은 늙어가는 몸을 보면서 불안을 느끼죠. 특히, 외모에 가치를 많이 두고, ‘젊은 여성의 몸’만을 아름다움으로 삼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느끼는 늙음에 대한 공포는 남성보다 훨씬 심하죠. 늙음이 곧 자기 존재가치 상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벌이는 ‘외모 가꾸기’는 생존권 투쟁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젊음=예쁨=좋음 > 늙음=안 예쁨=나쁨, 딱 부러지게 나뉜 경계를 넘나드는 여성들이 나타나고 있죠. 나이 들어서도 아름다운, 나이 들었기에 더 멋진 여성들은 언제나 감탄을 자아내죠. <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2009. 글담출판사]는 어떻게든 노화방지 하려는 여성들을 다독이며, 나이 듦에 대해 담박하게 술술 풀어놓는 책이네요.

 

글도 그림도, 나아가 인생도 똑같다. 꾸미고 덧칠할수록 추해진다

 

광고 만드는 일만 25년 째 하고 있는 광고회사 김혜경 상무와 여성 8인이 나이 듦을 털어놓는 이 책은, ‘나이 듦에 대한 어떤 강박증도 없으며, 늙어간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기에 꾸미지 않아도 그것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는 여성부터, ‘글도 그림도, 더 나아가 인생도 똑같다. 꾸미고 덧칠할수록 추해진다’는 여성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실려 있네요.

 

아무래도 ‘광고장이’가 책을 만들다보니 내용 꾸밈도 색다르네요. 중요 문구를 커다랗게 강조하면서 광고에 나올 법한 예쁜 사진들을 적절하게 버무려서 담았네요. 통통 감각이 튀는 지면에 녹아있는 이야기도 산뜻하네요. 늙음을 고뇌하거나 진지하게 사색하기보다는 소소한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나이 듦을 보듬고 가네요.

 

이렇게 늙음을 끌어안을 수 있는 건 그들이 뜨겁기 때문이죠.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열정이 배어있죠. 책갈피를 넘길 때마다 그 열정에 감염되네요. 이들이 활짝 웃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지 느껴지며 그 눈물을 연료로 삼는 마음가짐에 잔잔한 울림이 생겨납니다. 가볍게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에 광고에 홀리듯 책으로 빨려 들어가네요.

 

애초부터 거창한 목적 같은 거 없기에,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책을! 같은 반응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혀요. 스스로 “이 책을 왜 쓰는 거지?”중얼거리면서 마음 편히 썼다고 하네요. 홈런을 노리며 잔뜩 긴장 하는 것보다 어깨에 힘을 쭉 빼고 방망이를 휘둘러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오듯 자연스럽게 자기 생각을 드러냈기에 오히려 볼거리, 생각거리가 많네요.

 

25년 광고장이가 자기 멋대로 쓴, 말랑말랑 사뿐사뿐 소소한 이야기

 

여기서 잠깐, 처음부터 대단한 책을 낼 생각이 없던 지은이였던 만큼 책이 나온 과정이 되게 재미있어서 소개해요.

 

따르릉! “책을 한번 써주시면 어떨까요? 성공한 여자의 나이 드는 법, 뭐 그런 주제로……”

“저는 성공한 여자가 아닙니다.” 뚝.

 

따르릉! “저, 그래도 상무님이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여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고……”

“나는 이렇게 살았다. 그러니 너도 이렇게 살아라, 뭐 이런 책을 제일 싫어합니다.”뚝.

 

따르릉! “그럼 내 멋대로 써도 되죠?”

“그러세요.”

 

이렇게 해서 ‘자기 멋대로’ 쓴 책이 나온 거죠. 그럼에도 25년 광고장이가 허투루 썼을 리 없겠죠. 편하게 썼다지만 자기 멋이 걸려있는 만큼 문장에서부터 글씨색깔, 화려한 종이, 거기에 사진까지 신경 쓴 티가 팍팍 나네요. 25초 안팎에 모든 걸 거는 광고장이답게 눈에 띄는 여러 문장들과 눈길을 머물게 하는 지면 구성을 보여주네요.

 

나이가 든다는 건 인생이 주는 작은 시련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만큼 여유가 생기고 막히거나 힘들면 돌아갈 줄 아는 지혜가 생긴다는 지은이 말을 되뇌어 봅니다. 나이 들수록 쉽게 무너지지 않고 금세 지치지 않기 위해 마음의 근육을 튼튼히 키워야겠죠. 말랑말랑하고 사뿐사뿐 경쾌하게 걸어가는 여성들 수다에 봄기운이 실려 오네요. 세상의 진리들은 작고 평범한 이야기에 있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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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이매진 - 영화와 테크놀로지에 대한 인문학적 상상
진중권 지음 / 씨네21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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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국영화 르네상스가 10년 전에 왔었지요. 영화산업으로 돈과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수많은 한국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지요. 그와 함께 영화평론가들이 나타났지요. 영화를 이리저리 짚어보고 설명해주는 그들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지요. 오, 이렇게도 영화를 보는 구나, 새로운데~

 

그.러.나. 영화평론과 영화흥행이 어긋나기 시작하였지요. 평론가들이 마구 씹어댄 영화에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고, 강추한 영화에 대중은 지루하다며 꿈나라로 가는 일이 빚어졌죠. 대중취향에 맞춰서는 안 되겠지만 민심과 너무 동떨어진 영화비평에 사람들은 고개를 돌려버린 거고, 계몽하듯 읊어대는 영화분석에 넌더리가 난 거죠.

 

영화비평가와 관객 사이 벌어진 큰 틈과 뜨거웠던 디워논란

 

이 년 전에, 앗, 뜨거, 뜨거웠던 ‘디 워 논란’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하지요. 우선, 더 이상 사람들이 지식인들의 권위에 굽실거리지 않는 건 한 걸음 나아간 현상이죠. 그러나 지식인들이 펼치던 ‘논리의 권위’까지 사라지게 되었지요. 이것은 양날의 검이죠. 반지성이거나 다중지성이거나. 다행히(?) ‘조폭마누라’같은 영화들이 더 이상 흥행하지 않는 걸 보지 떼지성으로 가는 흐름입니다.

 

그러면서 새롭게 나타난 물결이 나타났죠. 사람들은 전문가들이 먼저 풀어놓은 영화평을 참고만 할 뿐 거기에 매달리지 않죠. 그렇지만 사람들 마음을 크게 뒤흔들며 지식인이 있던 권좌에 올라간 녀석이 있죠. 바로, 입소문이죠. 추격자가 그랬고 원스가 그랬으며 워낭소리가 덕을 봤죠.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걸러져서 퍼지는 입소문은 다중시대에 새롭게 권위를 얻지요.

 

이렇게 영화판이 달라졌지요. 그에 맞게 영화평론도 달라졌지요. 진중권씨가 쓴 <이매진>[씨네21북스]은 ‘영화담론에 새로운 시각을 도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지요. 영화판이 달라진 만큼 영화제작이나 영화 자체도 너무 달라졌지요. 날카롭고 예민한 ‘지식인 진중권’은 변화한 영화를 파고들어서 읽어내지요. 그리고 자기 입담으로 재미있게 풀어놓아요. 지금까지 지식인들이 해오던 영화비평과는 많이 다르네요.

 

영화비평이 아니라 새로운 담론의 놀이다!

 

본인도 ‘이것은 영화비평이 아니다. 새로운 담론의 놀이’라고 명토박아두죠.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우연히 주어진 소재들을 가지고 담론의 놀이 펼치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래서 영화를 자기 식대로 헤쳐 놓고 다시 이야기를 기워내죠. 철학과 미학을 바탕으로 영화를 뜯어보는 글이 무척 신선하네요. ‘쓸 데 없이 어렵다’거나 ‘이게 무슨 영화평이냐’는 볼멘소리도 들려오지만, 여러 이론들을 끌어와서 영화에 엮어내는 솜씨가 대단해요.

 

대중에게 친숙한 <슈렉>, <스파이더 맨>, <매트릭스>, <터미네이터>같은 영화를 익숙지 않는 문법으로 말을 하기에 솔깃하죠. 이렇게도 영화를 분석할 수도 있구나, 이런 소재를 이렇게 따져볼 수 있구나, 느끼게 되죠. 또한, <이레이저 헤드>, <파렌하이트>, <필로우 북>처럼 잘 모르는 영화 얘기에도, 이렇게도 영화를 만나게 되는 구나, 이런 독특한 영화도 있구나, 알게 되죠,

 

디지털 기술은 이미 영화의 내용과 형식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지요. 스크린에 비치는 이미지, 줄거리 구성, 제재와 소재, 제작 방식과 수용 모형, 나아가 해석과 비평의 준거까지 달라지고 있죠. 그 낌새들을 지은이가 살펴보네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거나 영화에 들여오는 과학기술에 흥미 있는 사람들이라면, 관심 가질 책이네요. 영화와 과학기술을 인문학으로 담아낸 글 읽는 맛이 쏠쏠하네요.

 

디빠들은 여전히 디워를 대단한 영화라고 여기고 있을까

 

다시 디워 얘기를 꺼내보죠. 디 워 논란 때, 진중권씨는 이른바 ‘디빠’과 논쟁을 벌였지요. 수많은 악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식인은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가 아니라 들어야 하는 얘기를 해야 한다’며 자기 목소리를 냈지요. 그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도 ‘디까’에 참여하면서 한국은 디워를 경계로 ‘디빠’와 ‘디까’로 갈렸지요.

 

여전히 ‘디빠’들은 디워를 대단한 영화라고 여기고 있을까요. 진중권씨는 “이번 일로 한국 관객의 수준도 폭로됐다. 서사에 개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은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다 배웠던 얘기. 한국의 대학원생이 방송에 나와 <300>과 <디 워>의 차이가 뭔지 ‘여전히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말할 때, 미국의 초등학생은 인터넷에 UCC를 올려 한국의 어른들에게 두 영화의 서사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조목조목 설명해 주었다“고 디빠들을 비판하였죠.

 

한번 칼을 들면 다시 칼집에 넣기 민망했던지 디빠들은 미국의 초등학생에게 찾아가 인종 차별하는 폭언을 퍼부었죠. 그러자 소년은 “나는 한국을 비판한 것도 아니고, 한국 사람을 비판한 것도 아니고, 한국 영화 전체를 비판한 것도 아니고, 그저 이 영화를 비판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흥분하는지 모르겠다”고 대꾸를 하였지요.

 

영화비평을 한 줌 피도 없이 기계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디워를 치켜세웠던 사람들에게는 지나친 애국심과 국가주의가 배어있어서 불편하였죠. 모든지 한 가지에 너무 빠져들면 멀리, 넓게 못 보게 되죠. 이 책을 읽으며,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이 아는 지식으로 남을 누르거나 자신만 높이는 수단이 되지 않는다면, 널리 깊게 알아야 다른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도 휩쓸리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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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 안데르센 동화집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5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양미 옮김, 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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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는 일이 너무 많은 세상사, 힘겨운 짐을 이고 가야 하는 인생사, 어른들은 투덜거리며 살아갑니다. 툭하면 짜증내고, 신경질 부리며 살아가는 사람들,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왜 어른들은 언제나 바쁘고 안절부절못할까, 진짜 이상해, 저럴 거면, 어른 되는 거 싫어, 개구쟁이들은 날마다 까르르 웃으며 자기들 세계에서 뛰어놉니다.

 

맑은 눈망울로 활짝 웃는 아이들을 보면 묘한 감정이 듭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누구에게나 깨끗하게 웃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인상 팍 구겨져있는 사람들을 비추며 거울은, 누구냐 넌, 물어도 어른들은 놀라지 않을 정도로 메말라있지요. 그저, 남.이.사. 한마디를 하거나 열폭하여 거울과 한바탕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밤이 쓸쓸합니다.

 

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짓이 그리운 날에, 동화책을 폈습니다. 현실도피, 과거회귀라고 자신을 몰아세우기보다는 현실성찰, 과거추억이라고 다독이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읽었습니다. 안데르센 동화집 <눈의 여왕>[2009. 인디고]에는 눈의 여왕, 인어공주, 나이팅게일, 백조왕자, 장난감병정, 성냥팔이 소녀이야기가 담겨 있지요. 익숙한 이야기들이지요. 오랜만에 동창을 만나서 지난 일을 떠올리는 기분으로 책을 봤습니다.

 

과거는 있는 그대로 기억되지 않지요. 자신의 입맛대로 미화되거나 나쁘게 변형되어 저장되기 일쑤지요. 그렇기에 동창과 함께 하는 ‘기억 맞추기’는 즐거운 불편을 주지요. 분명 이렇게 기억하고 있던 일인데, 다르게 얘기하는 동창을 보면서 자신이 알고 있던 과거를 되짚어보게 되죠. 동화책 읽기는 까먹고 있던 일들을 들추는 동창 얘기에, 맞다, 그런 일이 있었지, 할 때 느낌과 꽤 닮아있어요.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성냥팔이 소녀, 가슴 안에 작은 성냥불 하나를 켜다

 

동화는 어릴 때 읽던 거와 같겠지만 기억하고 있는 내용과 꼭 같지 않았고 다가오는 느낌도 많이 다르네요.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팔 때, 몇몇이 말도 걸어주고 그랬던 거 같은데, 다시 보니 혼자서 성냥을 켜다가 얼어 죽네요. 꽤 길었던 이야기 같았는데, 내용이 아주 짧네요. 또 몰랐던 게, 성냥팔이 소녀는 미소를 띤 채 죽었다고 나오네요. 이럴 수가! 행복하게 죽다니!

 

손이 꽁꽁 얼어 감각조차 없어서 ‘성냥불을 켜면 좀 나을지도 몰라’하며 성냥불을 켜는 소녀, 그 불빛 속에서 여러 환상들이 나타나죠. 난로, 맛있는 음식들이 등장했다가 성냥불과 함께 사라지죠. 한꺼번에 촛불을 켜자, 보고 싶던 할머니가 나타나고, 소녀는 데려가 달라고 하고 별똥별이 떨어지죠. 추위도, 배고픔도 없는 곳으로 소녀가 갔기에 미소를 띠었다고 안데르센은 적네요. 그래서 더 서글프네요.

 

까맣게 타버린 성냥 한 다발을 꼭 쥔 채 얼어 죽은 소녀를 보면서 사람들은 “몸을 녹이려 했나 보구먼.”이라고 쉽게 말하는 대목에서는 아찔하더군요. 어른들은 소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느끼기보다 타버린 성냥을 보고 어떻다, 해석하기 바쁩니다. 저런 어른들이 너무 많지요. 남의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까맣게 타버린 가슴으로 살아가는 건 아니었는지 순간,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우리가 불행한 것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잃어가기 때문이죠. 어릴 때는 친구들과 손잡고만 있어도 행복했는데, 어느새 황금을 손에 쥐고 있어도 불만족스러운 어른이 된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심장소리를 귀담아듣지 않고 뻔뻔해지는 얼굴로 살아가는 건 아닌지 가슴 안에 작은 성냥불 하나를 켜봅니다.

 

사랑에 모든 걸 거는 인어공주, 이 죽일 놈의 사랑

 

홀딱 반한 왕자가 난파를 당하자 구해준 뒤, 사람이 되려고 목소리를 마녀에게 주고 다리를 얻는 인어공주 이야기.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으악, 혀를 자르네요. 올드인어? 스스로 순화해서 이야기를 받아들였는지, 아니면 혀 자르는 건 19세 영화에나 적합하다고 판단한 분들의 배려로, 부드럽게 바꾼 내용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소름이 살짝 돋네요. 혀를 자르는 것에, 노노, 그보다 기억이 조작될 수도 있다는 것에.

 

인어공주는 사랑하는 왕자님을 만나기 위해 바다궁전도, 가족도, 모든 걸 버리고, 거기다 혀까지 자르고 다리를 얻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였지만 포기하죠. 사랑, 이 죽일 놈의 사랑, 다시 봐도, 대단하네요. 그래도 왕자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해하는 인어공주, 그러나 마녀가 얘기한 조건이 있지요.

 

“왕자의 사랑을 얻어 부모보다도 널 사랑하게 하는 길뿐이야. 왕자가 항상 네 생각만 하고, 신부 앞에서 널 아내로 맞겠다고 맹세해야만 해. 그러지 않고 왕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다면 결혼식 다음날 아침, 네 심장은 물거품이 되고 말 거야”

 

발을 내딛을 때마다 칼 위를 걷는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춤을 추고 피가 흥건히 묻어나면서도 왕자를 따라 산에 오르는 인어공주. 사랑이 뭐 길래, 그러나 왕자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가씨라고 여겼을 뿐 아내감으로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인어공주는 눈으로 애타게 말을 겁니다. “절 누구보다 사랑하지 않나요?”

 

동화작가 안데르센 선생님은 잔인한 면이 있지요. 성냥팔이 소녀도 얼어 죽게 하더니, 인어공주의 사랑도 끝내 이루지 못하게 하네요. 이웃나라의 아름다운 공주에게 뿅 가버린 왕자님,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결혼식이 치러집니다. 아, 사랑을 얻지 못한 자, 죽을 수밖에 없구나, 언니들은 인어공주를 죽지 않게 하려고 자신들의 머리칼을 마녀에게 주고 칼을 얻어와 소리칩니다.

 

“해가 뜨기 전에 이 칼로 왕자의 심장을 찔러야 해. 왕자의 따뜻한 피가 네 발에 떨어지면 다리가 다시 붙으면서 꼬리로 변할 거야. 다시 인어가 되는 거야. 그러면 우리와 함께 바다로 돌아가서 물거품이 될 때까지 삼백 년을 살 수 있다고! 어서 서둘러! 해가 뜨기 전에 너희 둘 중 하나는 죽을 수밖에 없어.”

 

자기계발서도 아니고 동화책을 읽어?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알다시피 인어공주는 왕자를 찌르지 않습니다. 침실에 들어가 이마에 입을 맞추고 점점 붉어지는 새벽하늘을 바라만 보죠. 날카로운 칼을 파도 너머로 멀리 던져버리고 아련한 눈길로 왕자를 마지막으로 분 뒤, 바다 속으로 풍덩, 몸을 던지는 인어공주, 물거품이 되지요. 그녀의 나이 15살이었습니다. 톡 건드리면 쨍하고 금 갈 듯 푸르른 소녀였죠.

 

너무 슬프면서 아름다운 이야기야, 하고 어릴 때는 울먹거렸는지 모르지요. 그러나 지금은, 돌았나, 모든 걸 버리고 가게, 아직 어린 게지, 얕잡아보거나, 사랑이 밥 먹여줘, 쯧쯧 하며 혀를 차거나, 다른 여자에게 갔어, 칼로 찔러 버려야지, 하면서 아쉬워하는 마음이 드는 거 같아 괜스레 인어공주에게 미안해집니다. 연탄재는 누군가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웠을진대, 이거야 원, 항온동물을 자랑하기라도 하는 듯 냉정해지기를 애쓰니, 어른은 참 불쌍합니다.

 

어려운 시절입니다. 뭐, 따지고 보면, 쉬웠던 때가 있겠냐만 그래도 시민들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기대치가 있는데, 세상은 거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하수상한 일이 자꾸 벌어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뭥미, 하다가도 워낙 잦게 일어나다보니 이제 사람들은 심드렁해졌습니다. 참을성이 그만큼 커졌다고 할까요. 사람들은 분노를 속으로 삭히면서 자기도 삭습니다.

 

늙어버린 세상에서 자기계발서도 아니고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쟤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신화에 나오는 괴물, 사이렌의 소리가 21세기 한국에서 요란하게 울려 퍼집니다. 뭐가 미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 전기가 끊겨서 성냥불을 켜다가 소녀가 불에 타죽는 한국입니다.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의 혀를 뽑아버리는 한국입니다. 동화책을 읽는 게 아니라 영어책을 외워야 하는 아이들, 텅 빈 놀이터에도 봄은 오는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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