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텐진 갸초(달라이 라마).빅터 챈 지음, 류시화 옮김 / 오래된미래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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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낼 크리스마스 카드와 선물은 준비하셨나요? 설레기도 하지만 남은 달력 한 장을 보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빠르게 지나간 세월에 허망하다가도 새해 첫날 품었던 다짐과 세웠던 계획을 생각하면 부끄러워지죠. 게다다 어떻게 올해를 보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점점 메말라가는 가슴이 걱정됩니다. 그러다보니 작은 거로 다투고 멀어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 잘못이 아니야.’ ‘그 사람 탓이야.’라고 핑계를 대지만 그 사람 얼굴이 눈에 밟힙니다. 거리에는 캐롤이 울려 퍼지고 밝은 표정으로 사람들이 어울리는 걸 보면 그 사람 때문에 마음이 시립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궁금하고 그리워도 자존심은 고개를 저으며 ‘그때의 분노’를 잊지 말라고 부추깁니다. 올 해도 그렇게 가고 세월은 빠르게 흘러갈 겁니다. 이렇게 올 해 연말도 보내실 건가요?

이야기를 바꿔보죠. 달라이라마 아시나요? 아! 그 스님! 할 분이 많으실 거예요. 하지만 달라이라마가 티벳의 정치, 종교 지도자이고 중국의 침략으로 인동에 망명정부로 피신했으며 티벳은 60년 가까이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분은 적을 거예요. 더욱이 중국이 셀 수 없는 사람을 죽였고 폭력적인 한인(중국인)이주정책과 혹독한 문화말살정책으로 티벳을 탄압한다는 거까지 아는 분은 드물 거예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에요. 일제침략, 내선일체, 문화말살정책, 상하이 망명정부, 어쩜 이리도 비슷하죠. 다르다면 한국은 독립을 했고 티벳은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는 거.
광복 맞은 지 60년이 지났어도 일본하면 이가 갈리는 사람이 많은데 현재도 지배당하는 티벳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얘기하네요. 용서하라고. 믿어지나요? 일제시대 때 일본을 용서하라고 말하면 어땠을까요?

빅터 챈이라는 중국인(홍콩인)이 달라이 라마와 만나 친구가 되고 겪은 달라이 라마의 추억과 생활을 담은 ‘용서’[2004. 오래된 미래]에 이런 글귀가 있답니다.
‘복수는 더 큰 불행을 낳는다. 따라서 더 넓은 시각에서 생각해야 한다. 복수는 결코 좋은 것이 아니므로 용서를 선택해야 한다. 용서는 과거를 잊어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 과거의 고통이 양쪽 모두의 편협한 마음 때문에 일어났음을 자각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

이제, ‘그때’를 다시 떠올려 봐요. 모든 게 그 사람 잘못이었나요? 박수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상대는 잘못했고 자기만 잘한 건 아닐 겁니다. 찬찬히 따져보면 별 일 아니었고 서로가 성급했고 오해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친 예수님의 탄생을 기리는 크리스마스에 먼저 마음을 열고 손 내미시는 건 어떨까요. 용서하세요. 행복해지는 건 자기 자신입니다. 가슴에 응어리진 미움을 떨쳐내고 새로운 행복이 찾아올 거예요.
용서,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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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29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