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엄마의 사교육 다이어트 - 아이도 엄마도 행복해지는
마이클럽닷컴 엮음 / 봄날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자식 잘 가르치고 싶은 건 모든 부모 마음입니다. 맹자 어머니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은 한국 어머니들, 대단한 자식 사랑입니다. 소문난 학원으로 아이들을 실어 나르고, 강남으로 위장전입하고, 아이 과외비를 벌기 위해 파출부, 심지어 노래방 도우미까지 마다않는 엄마들. 자식교육을 위해서라면 아이 혀까지 잘라주고 있지요.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이죠. 다른 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암기능력만으로 한 줄을 세우는 교육판에 모든 엄마들이 뛰어들었죠. 서열 매기는 효율성과 평가의 객관성을 위한다는 그럴싸한 이름이 붙은 한국 교육 잣대, 아이를 들쳐 업고 이 어리석은 경쟁에 무조건 달려가는 부모들. 내 새끼만 어떻게 1%차지하면 되지 뭐, 이런 생각으로 모든 엄마들이 몰려들었고, 끝내 대부분 자식들을 ‘불량 등급’을 갖게 되었죠.

 

입시 지옥과 사교육공화국, 이 고통에서 아이를 탈출시키고 싶다면

 

내 새끼만 잘 되길 바라는 자식사랑과 너무 뜨거운 교육열에 한국 아이들은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더구나 감당하기 힘든 사교육비에 부모들도 등허리가 휘다 못해 부러지기 직전입니다. 이런 ‘지옥’을 만든 것도 엄마니, 바꿀 수 있는 것도 엄마겠죠. <30대 엄마의 사교육 다이어트>[봄날. 2009]은 ‘행복한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고 싶은 엄마’에게 큰 도움이 되겠네요.

 

이 책은 엄마들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수많은 엄마들이 인터넷에 고민들을 올렸고 수많은 엄마들이 그 고민에 답을 달아주었습니다. 그 가운데 알짜배기들을 골라서 이렇게 묶었지요. 문화센터를 다닐 만 하냐,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어떤가, 독서교육 어떻게 하나, 전업맘 VS 직장맘 같이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주제들을 다루네요.

 

맞아, 나만 고민하는 게 아니구나, 무릎을 치면서 다른 사람 얘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여러 전문가들 도움말들이 나옵니다. 덧붙여서 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 이야기, 대안학교 이야기, 교육학에서 바라본 한국교육 얘기를 듣다보면 지금까지 방식이 전부가 아니며, 다른 교육방식이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엄마들 얘기에 공감하다가 전문가들 얘기에 힘을 얻게 하는 글 순서 배치네요.

 

지금 한국 교육이 이렇게 된 건 엄마들 때문만은 아니죠. 철학이 없는 교육 목표, 수많은 교육정책들의 실패, 교육전문가들의 게으름 여러 가지 원인이 도사리고 있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정치꾼이나 행정관료가 절대로 못 고칩니다. 언젠가는 교육개혁 되어서 내 자식이 좋은 교육받겠지, 이렇게 기다리다가는 생전에 행복하게 공부하는 자식 못 보고 눈감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을 지켜보세요. 이 미친 상황에 엄마들이 발끈하고 움직여야!

 

엄마들이 움직여야 합니다. 교육문제로 자살하는 소식은 너무 흔해서 이제 보도도 안 되는 지경입니다. 이런 ‘미친 상황’을 부모들은 분노해야 합니다. 자살한 아이는 자기 자식 경쟁자가 아니라 바로 내 새끼가 될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이 수없이 죽어나는 한국 교육을 더 이상 참지 말고 학부모들은 발끈해야 합니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우리 아이들을 한번 지켜보세요. 천진하게 웃으며 눈빛이 반짝이는 아이 찾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산만하거나 지쳐있습니다. 한창 뛰어놀면서 몸과 마음을 튼실하게 키워갈 아이들이 불안에 휩싸여 있거나 엄마 눈치를 보면서 어두운 얼굴로 쭈뼛거리고 있습니다. 크게 잘못된 거죠.

 

엄친아와 엄친딸을 두려워하는 아이들, 자기 아이가 남들에게 뒤처질까봐 불안에 떠는 엄마들, 사교육은 두려움과 불안을 먹으며 산더미처럼 커져갔죠. 이제는 사교육을 안 시켜주면 ‘능력 없는 엄마’가 되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아이들을 학원에 보냅니다. 공부에 아무 흥미도 느끼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수업을 듣는 아이들, 이 친구들이 자라서 어떻게 될까요.

 

눈물 나면 겨자 안 먹으면 되죠. ‘막장 교육’을 그만 해야 합니다. 옆집 엄마 얘기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자식이 행복한가, 건강하게 제대로 자라고 있는가를 중점으로 봐야 합니다. 불안으로 마음을 갉아먹게 되는 ‘사교육 경쟁’에서 이미 탈주한 엄마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갈기갈기 찢어졌던 마음 다독이며 새롭게 아이들을 키우려 합니다. 그들은 여러 모임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서로 교류하고 참교육을 고민하죠.

 

평범한 엄마들이 자녀 교육을 고민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눔만으로 희망을 얻다

 

이 책은 그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담겨 있어 좋네요. 아이에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면서도 여전히 사교육의 유혹에 흔들리는 모습까지 솔직하게 실었습니다. 평범한 엄마들이 모여 뿔내고 한탄하고 용기 얻고 함께 챙겨주는 모습이 인상 깊네요.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고민은 나눌수록 작아지죠. 이렇게 자녀 교육에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로받고 희망을 얻게 됩니다.

 

아직도 암기경쟁만이 교육이라고 믿고, 모든 아이들 머리 속에 똑같은 것만 집어넣으려는 사람들이 있죠. 그들은 요즘 애들을 더 강하게 몰아세워야 한다고 혀를 끌끌 찹니다. 애들이 뭘 알겠니? 우리 땐 안 그랬다. 중학교 입시시험을 치르기 위해 파를 콧구멍에 꽂고 밤을 새봤겠니, 명문고 가려고 잠 안 오는 약 먹으면서 눈에 성냥개비를 껴봤겠니, 행복한 줄 알아, 이것들아!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건 모든 부모의 심정이죠. 하지만 자기 자식이 진짜 잘 되고 있는 지금 심각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은 떨어진 아이들,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들, 겉으론 번지르르하지만 마음이 아픈 아이들, 아이를 들쳐업고 병원 뛰어가는 마음으로 한국 교육을 쳐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나 먼저 달라지겠다고 용기를 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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