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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텍스트의 시대
로버트 스코블, 셸 이스라엘 지음, 박지훈, 류희원 옮김 / 지&선(지앤선)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어릴 적 나는 재미로 보았었던 21세기를 상상하면 그린 과학 만화책에서 사람들이 21세기에는 입는 컴퓨터를 이용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았었다. 그리고 지금 읽는 라이트 노벨 《소드 아트 온라인》이나 《액셀월드》 등 약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에서는 액세서리로 소형화한 컴퓨터를 몸의 일부에 지니고 다니며 언제나 가상과 연결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뭐, 어디까지나 '소설'이기에 그런 것이 가능한 것이지만…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실제로 실현되면 정말 얼마나 멋진 일일까.'는 상상을 종종 한다. 게다가 현재 우리 시대에서는 소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입는 컴퓨터로 불리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현실로 나오고 있다. 여전히 지속적인 R&D가 필요하지만, 지금 세상에 나와 있는 구글 글래스, 갤럭시 피트, 나이키 퓨어밴드 등은 점점 더 개량되어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 국내에 출시 예정인 소니의 엑스페리아 Z2 스마트폰과 함께 출시한 소니의 스마트 밴드도 이런 아이템 중 하나다. 이미 많은 기업이 이 시장에 투자하며 결과를 얻기 위해서 밤낮 가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런 기기 중에서 제일 '미래지향적인 아이템이다'는 평을 받은 기기가 바로 구글에서 내놓은 구글 글래스이다. 구글 글래스가 세계에 미친 영향력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스코블과 이스라엘은 나름 유행을 선도하는 베트남 레스토랑인 타마린에 가서 바에 앉았다. 늦은 오후였기에 레스토랑 고객의 대다수는 식사보다 주류를 즐기고 있었다. 그 고객들 중 나이든 한 남자는 스코블이 레스토랑을 들어설 때부터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음료를 마지막으로 들이키고 다가왔다.
이스라엘은 싸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남자는 정중하게 구글 글래스를 써봐도 되겠느냐고 요청했다. SRI 때와 똑같은 상황이었다. 60초. 밝은 미소와 함께 기기를 돌려주기 아쉬워하는 남자의 모습. "이것은 미래네요"라고 말하곤 그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면서 레스토랑 밖으로 나갔다.
바텐더가 다음 테스터였다. 또 다른 60초.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임과 미소. 몇몇 다른 고객들에게도 데모를 해줬고 그들은 고대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었다. (p48)
…
자, 이제 구글 글래스 자체를 한번 들여다보자. 그리고 구글 글래스를 썼을 때 어떤 것을 보게 되는지 살펴보자. 구글 글래스의 오른쪽이 왼쪽보다 두껍고 무겁다. 오른쪽 귀 바로 위에 딱 맞는 부분은 골전도 스피커와 배터리가 위치한다. 오른쪽 눈 위, 앞쪽에는 구글 글래스의 영혼이라 할 수 있는 각설탕 모양과 크기의 반투명 영상 프리즘이 있다.
그 프리즘은 사용자가 메뉴를 보고 문자나 이메일을 읽으며 콘텐츠와 명령어 옵셥들을 보며 사진이나 비디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용자는 전화가 왔을 때 프리즘에서 전화한 사람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고 '응답' 또는 '무시'라고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블루투스와 친숙하다보면 그 경험은 비슷할 것이나 영상적인 측면에서 강화되었고 휴대폰을 보기 위해 아래로 내려다볼 필요가 없어졌다.
구글 글래스의 프리즘, 즉 스크린은 눈 바로 위에 떠 있으며 깊고 풍부한 색감의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많은 사람들은 스코블이 갖고 있는 구글 글래스를 사용해서 세상을 바라본 후 그 영상의 놀라운 품질 때문에 미소를 짓게 된다. 그렇게 조그만한 스크린을 보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p54)
위 이미지와 글만 보더라도 정말 누구라고 구글 글래스가 얼마나 매력적인 아이템인지 한 번 직접 써보고 싶을 것이다. 오늘 내가 소개하려고 하는 책 《컨텍스트의 시대》에서 이 부분을 읽을 때 '완전 대박이다! 아아, 당장 구글 글래스를 사용해보고 싶어!'라는 지극히 당연한 욕구가 정말 강했었으니까. 아마 위 사진과 글을 읽은 사람 대부분 다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이 구글 글래스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회의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이 꽤 있었다. 하지만 구글 글래스를 이용한 사람들로부터는 상당한 호응을 얻었고, 회의적인 시선보다 '이것이 미래네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그리고 이에 따라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은 불이 붙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기업 삼성에서 만든 갤럭시 기어 초기 모델은 악평을 정말 심하게 받았지만, 이번에 새로 나온 갤럭시 피트는 꽤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던 소니 '엑스페리아 Z2' 스마트폰과 함께 나온 소니 스마트 밴드 또한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사람들에게 폰과 함께 구매하고 싶은 액세사리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시대를 '컨텍스트의 시대'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기서 '컨텍스트의 시대?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라는 의문이 드는 사람이 다수일거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컨텍스트'라는 게 중심이 되는 시대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잘 알 수 없으니까. 나도 그랬는데, 아래에서 볼 수 있는 책 《컨텍스트의 시대》를 읽으면서 대략 '음, 이런 소리구나.'라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하기 전에 도대체 '컨텍스트'라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자. 처음 나도 이 책을 읽을 때에 이 개념에 대해 잘 정리가 되지 않아 고개를 여러 번 갸우뚱 했었는데, 책의 시작 부분에서 읽을 수 있는 부분을 조금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컨텍스트(Context)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어떤 일의) 맥락, 전후 사정
2. (글의) 맥락, 문맥
하지만 기술 분야에서 사용되는 컨텍스트는 '상황 정보'라고 이해하면 관련 내용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즉, 일어나고 있는 어떠한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일종의 정보를 '컨텍스트'라 한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독자라면 이미 컨텍스트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다. 전화가 왔을 때 스마트폰을 귀에 대고 통화를 시작하면, 스마트폰의 화면은 꺼지고 이로써 배터리 소모를 절약할 수 있다. 즉, '통화중'과 '귀에 갖다 대다'라는 '상황 정보(컨텍스트)'를 활용하여 화면이 켜져 있을 이유가 없음을 스마트폰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귀에 갖다 대다'라는 컨텍스트는 스마트폰의 수화 스피커 옆에 내장된 근접센서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다. 컨텍스트 기반 기술이라 함은 이러한 상황 정보를 기반으로 하여 부가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책 내부에서는 컨텍스트 호라용 주택, 컨텍스트 활용 마케팅 등의 용어도 등장하는데 컨텍스트가 '상황 정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기 앞서)
위에서 읽을 수 있는 것처럼 컨텍스트로부터 혜택을 이미 우리는 입고 있다. 하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이 헤택은 좀 더 커질 것이고, 우리의 일상에서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 책 《컨텍스트의 시대》에서는 그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다섯 가지 기술의 힘(모바일,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센서, 그리고 지역 기반 기술)을 위주로 다양한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뭐, 가능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비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책 자체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설명이 조금 난해하고 지루한 부분이 있어 다소 읽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건 내가 마냥 호기심으로 읽었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평소 IT 산업에 대해 비전을 품고 있거나 좀 더 넓은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앞으로 투자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기에 지루함보다 좀 더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건 어디까지나 책을 읽는 독자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내가 재미있게 보았던 애니메이션 《액셀월드》에서는 가상 접속을 할 수 있는 컴퓨터를 몸에 언제나 지고 다니면서 가상 스크린을 내 앞에 띄울 수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픽션'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구글 글래스 같은 디바이스가 좀 더 발전해나간다면 분명히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정말 기대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