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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늘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나 주위 어른들로부터 '사교성이 있는 아이가 되어라.'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라왔다. 많은 부모님께서 자신들의 아이가 혼자 조용히 책을 읽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서 함께 뛰어노는 것을 더 선호했다. 물론, 지금은 아이들이 그렇게 뛰어노는 것보다는 그냥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것을 바라지만….
그래도 그 선호하는 것이 어떻든 간에 지금도 많은 부모님께서 자신의 아이가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보다는 사람들과 털털하게 잘 지낼 수 있는 외향적인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내향적인 아이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할 확률도 높고,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서…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부모님과 사회배경이 이러한 요구를 해서, 대다수의 내향적인 사람들이 상당한 가치충동을 겪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이 좋은데, 부모님이나 바깥사람들은 "내향적인 성격을 버리고 외향적인 성격을 가져!"라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라고 강요하기 때문이다.
내향적인 사람, ⓒ 애니메이션 포츈 아테리얼 캡쳐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이고, 여러 환경조건 속에서 나름 '외향적이 될 수 있는….' 척할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내겐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기가 상당히 어렵다. 나의 경우에는 내향적 자신과 외향적 요구에 대한 가치충돌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 글에서 할 수 없지만, 난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는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적잖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내향적인 성격과 외향적인 성격, 이 두 성격 중에서 왜 많은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이 더 성공한다.'라고 말하고, 내향적인 성격의 아이들을 외향적인 성격으로 뜯어고치려고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부족한 지식으로 그 답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 내가 읽은 '콰이어트(Quiet)'라는 책을 통해서 무엇을 알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책은 내향적·외향적 성격에 대한 근본적인 정의부터 그 정의와 가치가 어떻게 변해왔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콰이어트(Quiet), ⓒ노지
많은 사람이 '성격과 같은 추상적인 것에 관하여 도대체 어떻게 정의하고, 이야기한단 말이야?'라고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격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많은 책과 교육 방식을 통해서 우리는 접해왔었다. 일찍이 '성격문화'라는 것은 자기계발, 협상, 인간관계, 리더쉽을 다룬 학문과 책에서 많은 언급을 하였었고, 지금 우리가 다니고 있거나 혹은 우리의 자식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교육도 이런 성격문화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고 있다.
'설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에 설명에 활용된 다양한 실험과 실화들을 읽게 되면 '아… 그렇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에 활용된 그 이야기들을 읽음으로써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고, 그 결론을 통해서 이 책을 읽는 많은 독자에게 그간 사람들에게 사로잡혀 있던 '성공하려면 무조건 외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내향적인 사람의 부분적인 특징들을 읽을 수가 있는데… 나와 같은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아주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책에 적혀있던 그 설명의 일부분에서 내가 아주 공감했던 한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정말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자기 자신에 관한 깊은 사실들, 가족과 친구들이 보면 놀랄 만한 사실들을 온라인에 표현하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온라인에서 드러낼 수 있다고 말하며, 몇몇 온라인 논의에 시간을 더 많이 쓰기 쉽다. 이들은 디지털로 소통하는 기회를 환영한다. 200명이 앉아 있는 강의실에서라면 절대로 손을 들지 않을 사람이 두 번 생각하지 않고 2천 명, 아니 200만 명이 보는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한다. 낯선 사람 앞에서 자기를 소개하는 데 어색해하는 바로 그 사람이, 온라인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이 관계를 현실 세계로 넓히기도 한다.
p109
정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을, 아니 살아가는 방식을 그대로 설명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외에도 다양한 실화와 실험을 바탕으로 성격에 관하여 정의하고 있는 것들이 많은데, 아마 나와 같은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아니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도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성격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내향적·외향적 성격을 함께 하고 있으니까.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을 할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그동안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던 '내향적인 성격은 무조건 안 좋다.'라는 그 생각을 철저히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부모님께서 내향적인 아이들의 성격을 무리하게 고치려고 하거나 내향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을 고치려고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아… 이렇게 살아도 충분한 장점이 있구나. 무리해서 고칠 필요가 없구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내향적인 성격'이 자신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 아닌, 오히려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읽고, 평소 주위 사람들로부터 '성격 좀 고쳐라'라는 말을 들으면서 열등감에 사로잡힌 내향적인 사람들과 무리하게 성격을 고치려고 잦은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조용한 사람보다 시끄러운 사람이 더 똑똑하다고 인식한다. 학교 성적이나 SAT(대학입학 자격시험) 점수, 지능 테스트 점수를 보면 그것이 틀렸다는 점이 드러나는데도 말이다. 한 실험에서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이 전화로 대화를 하는데, 더 많이 애기한 사람이 더 똑똑하고 잘생기고 호감 가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우리는 말 많은 사람을 지도자로 보는 경향도 있다. 누군가 말이 많을수록, 다른 멤버들이 그 사람을 주목하게 되고, 회의가 길어지면서 그 사람의 권한은 점점 커진다. 말을 빨리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는 말이 빠른 사람을 더 능력 있고 매력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이 글은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http://nohji.com/1865)글을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