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특별한 딸 니나, 이제 갓 태어난 아기 시몬. 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여행기. 앞만 보며 성공을 위해 달리던 저자는 어느날딸이 건넨 한마디에 멈춰 섰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백만 분"의 시간.이 시간 동안 아주 멋진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딸 니나의 한마디에 시작된 여행기.보통의 아이들보다 조금은 특별한 이 꼬마 숙녀가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남동생을 미스터 시몬이라부르며, 소방관을 꿈꾸는 꼬마 아가씨.제목은 "느링느링"이지만 "빨링빨링" 읽게된 <느링느링 해피엔딩>.밝고 유쾌하지만 때로는 먹먹한 기분을 준 즐거운 책이다. 근사한 백만 분을 외치던 니나는태국에선 보트를 타고 섬을 구경하기도 하고,애완용 게를 위해 코코넛 집을 지어주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물고기를 구경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에선 꿈꾸던 소방관이 되기도 하고,달리기에서 지는 걸 배우기도 하고, 뉴질랜드에서는 생에 처음으로 빙하를 마주했다.니나의 여행을 따라가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모두가 각자 자신의 시간의 주인이 되는 순간.나에게 이런 순간이 언제였을까.늘 성공을 바라며 그저 앞만 보고 달렸기에조금씩 숨이 차오르지만잠시라도 멈추면 나락으로 떨어질까 두려워하던 내가 보였다. 내 시간의 주인은 난데 늘 끌려다녔던 내 모습. 책을 덮고 한참을 생각했다.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이런 것이었나. 나는 무얼 위해 살고 있는 걸까. 조금만 마음을 비우면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생각을 바꾸니깐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작은 꼬마 아가씨 덕분에지구 반대편 살고 있는 내 삶에도새로운 빛이 들기 시작했다하고 싶은 일을 하며 해피엔딩을 꿈꾸는 내 삶이 새로 시작됐다.
종종 두통에 시달린다.그때마다 약국에 가서 두통약을 달라한다."이부프로펜 성분이 든 액상으로 주세요."그러면 약사는 두말없이 내가 원하는 약을 준다.다년간 여러 종류의 두통약을 먹었고 그 중에서이부프로펜이 내게 가장 효과가 좋다는 걸 스스로 터득한 결과이다. 내가 약사나 의사도 아닌데언제부터 약에 대해 셀프 전문가가 된걸까.두통약뿐만 아니라 소화가 안될때, 감기 기운이 있을때도 내가 원하는 약을 요구한다.문제는 처방전이 없이도 내가 요구한대로약사가 순순히 약을 건네준다는 점이다. 문득 이렇게 복용해도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설마 큰 문제가 생기겠어.. 라는 얄팍한 생각에 병원을 찾지 않는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약에 대해 셀프 전문가인 우리 현실에서이 책은 꼭 읽어야할 교양서라고 생각한다.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는 약이 생겨나게 된 역사적 배경과 과정, 그리고약이 가진 양면성을 재미나게 소개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요즘 가장 이슈인 계란에서 검출된 살충제 DDT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 외에도, 페니실린, 타이레놀, 아스피린, 심지어 비아그라까지실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약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소개한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나라에서는 어릴때부터 약에 관하여 단계적으로 교육을 한다고 한다. 약을 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고, 독성물질, 마약 등의 해악을 체계적으로 교육한다. 살면서 나는 이런 교육을 단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 심지어 대학 교양과목에서도 이런 수업은 본적이 없다.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이러한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현실에서 조금씩 귀동냥으로 들은 정보, 인터넷을 통해 찾은 정보에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의대에서 수업을 듣고 얄팍하게 배운 지식들이 합쳐져나를 셀프 전문가로 만든 듯 하다.이런 현실에서 이 책을 통해 약에 대한 장단점뿐만 아니라 질병을 이겨내고자 하는 이들의과학적 집념과 노력도 배울 수 있기에이 책이 교양서로 많은 이들에게 소개되었으면 한다.
SF 소설.내게는 낯선 장르다.이제 겨우 소설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SF라니. 무모한 도전처럼 여겨졌지만낯선 장르라는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다.그런데 이 책, 재미있다. 순식간에 빠져 들었다.이 책은 2족 보행형 병기인 기갑병장이 발달한 가까운 미래의 일본 경찰이 배경이다.일본 경시청은 신형 기갑병장인 '드래군'을 도입하고 3명의 용병을 영입하여 특수부(SIPD)를 구성했다. 초가을로 들어선 어느 날 오전 8시가 넘은 시간.수상한 외국인이 모여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시청 후카가와서 소속 순찰차가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그들은 '기모노'라 불리는기갑병장을 마주했다. 테러범들이 타고 있는 기갑병장은 돌연 순찰차를 향해 돌진했다.그리고 종이짝처럼 순찰차를 짓밝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도주하면서도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기갑병장은 지하철 공사를 위해 파 놓은 터널 속으로 도망쳐 들어갔다.이를 막기 위해 SAT가 출동하고 잠시후특수부도 현장에 도착했다.그러나 그곳이 있던 경찰들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특수부를 노려보았다. 경찰끼리 충돌하는 일촉즉발의 순간.왜 이들은 특수부를 이토록 증오하는 걸까. 여기서부터 궁금증이 시작한다.경찰임에도 인정 받지 못하는 특수부 요원들. 그들을 멸시하고 우습게 여기는 자칭 진골 경찰이라 여기는 그들. 각자의 숨은 사연이 있는 용병들. 이들이 펼치는 테러범과의 치열한 전투. 빠른 전개와 속도감에블록버스터 영화 한편을 본 듯하다. 읽는 내내 머릿속에 영상이 떠오른다. 다만, 익숙치 않은 탓에 병기나 무기의 이름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그럼에도 매력적이다. 한 권으로 끝내긴 아쉽다. 이후에도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더 보고 싶다.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세력과용병들의 과거 이야기도 궁금하고특수부 수장인 오키쓰가 경력도 궁금하다.궁금증만 잔뜩 남기고 끝난 <기룡경찰>.후속작이 시급한 이유이다.
동화책이라 생각했다. 작고 귀엽고 외로운 고슴도치가 친구들을 초대하는 그런 이야기.그런데... 내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친구들을 기다리지만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어둠 속에서 이 곳이 제일 안전하다며 안도하는 작은 고슴도치.고슴도치는 늘 생각한다.숲속 동물 친구들이 집으로 '방문'하는 일을.그들을 위해 차와 케이크를 준비하고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는 고슴도치.동물 친구들에게 쓴 편지는 늘 보내지 못한다. 이 책에는 내 기준에 무례한 동물 친구들이 가득하다. 서로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는 것 보다각자의 방식대로 마구잡이식으로 고슴도치 집을 방문한다.이 모습에 때로는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듯한 고슴도치를 보기도 한다. 오직 등 뒤에 나 있는 '가시'만이 고슴도치를 위로해주는 듯 하다. 상상 속에 수 많은 동물 친구들이 다녀가고 결국에는 초대하지 않은 '괴물'까지 방문한다.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지만 누가 찾아오길 바라는 고슴도치. 많은 사람들과 함께이지만 외로운 마음으로 이 땅에 살고 있는 내 모습일지도.. 그러던 어느날.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 앞에는 다람쥐가 서 있었다.고슴도치가 초대하지 않았지만 다람쥐가 찾아왔다. 이 둘은 달콤한 꿀을 함께 먹고 차를 마시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고슴도치는 생각했다. 이 시간이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자신 안에 갇혀 살고 있는 고슴도치에게 다가온 다람쥐. 이 작은 손님 덕분에 고슴도치는 겨우내 깨지 않고 잠에 빠졌다.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언제든 내 편이 되어주는 그런 친구.오늘은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문득 네가 생각났다는 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