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유동익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동화책이라 생각했다.
작고 귀엽고 외로운 고슴도치가 친구들을 초대하는 그런 이야기.
그런데... 내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친구들을 기다리지만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어둠 속에서 이 곳이 제일 안전하다며 안도하는 작은 고슴도치.
고슴도치는 늘 생각한다.
숲속 동물 친구들이 집으로 '방문'하는 일을.
그들을 위해 차와 케이크를 준비하고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는 고슴도치.
동물 친구들에게 쓴 편지는 늘 보내지 못한다.
이 책에는 내 기준에 무례한 동물 친구들이 가득하다.
서로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는 것 보다
각자의 방식대로 마구잡이식으로 고슴도치 집을 방문한다.
이 모습에 때로는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듯한 고슴도치를 보기도 한다.
오직 등 뒤에 나 있는 '가시'만이 고슴도치를 위로해주는 듯 하다.
상상 속에 수 많은 동물 친구들이 다녀가고 결국에는 초대하지 않은 '괴물'까지 방문한다.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지만 누가 찾아오길 바라는 고슴도치.
많은 사람들과 함께이지만 외로운 마음으로 이 땅에 살고 있는 내 모습일지도..
그러던 어느날.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 앞에는 다람쥐가 서 있었다.
고슴도치가 초대하지 않았지만 다람쥐가 찾아왔다.
이 둘은 달콤한 꿀을 함께 먹고 차를 마시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고슴도치는 생각했다. 이 시간이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자신 안에 갇혀 살고 있는 고슴도치에게 다가온 다람쥐.
이 작은 손님 덕분에 고슴도치는 겨우내 깨지 않고 잠에 빠졌다.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언제든 내 편이 되어주는 그런 친구.
오늘은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문득 네가 생각났다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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