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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노래
미야시타 나츠 지음, 최미혜 옮김 / 이덴슬리벨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청춘과 노래라는 주제는 언제나 마음을 울린다.
학창 시절 추억을 되새기면 풋풋했던 나와 친구들의 모습에 어느새 미소 짓게 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그 장소, 그 순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낀다.
미야시타 나츠의 글을 읽으면 편안해지는 마음과 함께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꿈 많던 소녀였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타고 있는 것만 같다.
이 책은 전작인 <기쁨의 노래>의 여고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에 한 발 더 다가가면서
각자의 상황에서 마주하는 고민과 도전을 작가 특유의 글 솜씨로 이야기한다.
천재지만 그중에서는 그저 평범하다 스스로 여기는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미키모토 레이와
고등학교 시절 레이와 함께 본 뮤지컬을 본 후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우동집 딸 치나츠,
마음에 남모를 상처를 담고 고향을 떠나 작은 도시에서 새롭게 시작하려는 아야 등,
어린 소녀들이 학교를 떠나 세상을 마주하면서 갖는 고민과 걱정에 대해 읽는 동안 함께 생각할 수 있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야기를 한 장씩 읽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감정이 생겨났다.
그녀들이 느끼는 두려움이 충분히 이해되었다. 내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기 때문일까.
나도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 알 수 없는 미래에 두려움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을 때
무엇인가 이루었다는 성취감에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분에 빠지기도 했다.
레이에게도 치나츠에게도 아야에게도 힘내라고 마음껏 응원해 주고 싶다.
그녀들에게는 앞으로 더욱 멋진 날들이 한없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두렵더라고 자신을 믿고 친구들을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라고 진심으로 말해주고 싶다.
스무 살, 세상을 이제 막 시작하는 그 순간.
내게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지만 그때의 그 열정만큼은 다시 갖고 싶어졌다.
어느새 삶에 익숙해져 설렘도, 도전할 마음도 생기지 않았던 지금의 내게 잊고 있던 열정을 일깨워준 책.
이렇게 또 미야시타 나츠의 팬이 되었다.
누군가를 위해서도 아니고, 세상의 눈에 잘 보이기 위해서도 아니라,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나를 위하는 삶을 위해 지금을 살아가려 고군분투하는 2B반 친구들에게
세상은 멋진 곳이라 말해주고 싶다.
왜 눈물이 나는지 알 수 없었다. 내 노래의 한계도, 앞으로 걸어갈 좁은 길도,
모두 알아버린 것 같은 마음이었지만 이렇게 깊어가는 음악이 있지 않은가.
“몇십 년 뒤에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으면 좋겠어.”
치나츠는 한 번 더 그 말을 했다. 정말이다. 내가 모르면 이상한 것이다.
나는 미키모토 레이, 미키모토 히비키의 딸이다. 지금 이대로가 아니다. 미래가 있다.
헤매더라도 앞으로 나아간다. 여기서 헛발을 디디고 있을 수는 없다.
p.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