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인문학 살롱 -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살아온 나를 위한 진짜 공부
우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새 불혹의 나이가 되었네요. 세상을 마주하는 기분이 언제부터가 다르게 느껴졌어요. 이 책을 통해 마흔의 나이에 걸맞는 인문학을 배울 수 있을 거 같아서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 일상의 모든 순간, 수학은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돕는가
키트 예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상 속에서 수학이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 책을 통해 법정이든 병원이든 식당이든 우리의 삶에 깊숙하게 관여하는 수학을 만나볼 수 있다.

우유가 빨리 상하는 이유나 괜찮은 식당을 고르는 알고리즘부터

암 진단 결과가 틀릴 가능성과 전염병을 통제하는 방법, 그리고 확률을 잘못 사용하여

두 아이를 잃은 엄마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게 된 사건까지

알아두면 분명 쓸모 있는 수학적 접근법을 소개한다.

어려운 공식이나 개념 없이 수학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학창 시절 배운 수학 지식 중 사칙연산을 제외하고는 얼마나 쓸모가 있을까 궁금했다.

이과를 전공했지만 도통 친해질 수 없는 수학에 늘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방식으로 수학을 접근할 수 있다면 수학에 대한 선입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시간 체계의 a.m.과 p.m. 을 혼동하여 공항에서 14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경험을 이야기하고 비만을 측정하는 공식의 문제점과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 등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거나 관심을 갖는 문제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설명한다.

진단 검사 시 발생하는 거짓 양성이나 거짓 음성의 가능성을 알려주고

혹시라도 양성 판정을 받았을 경우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는 지금 겪고 있는 팬데믹 상황을 빨리 탈출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수학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친절하고 흥미로운 설명은 앞으로 경험하게 될지도 모를 상황을 수학적으로 생각하여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든든한 보호막을 형성해 줄 것이다.

훌륭한 이야기꾼이 소개하는 실제 사건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수리역학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바로 여기에 있는데, 실제 세계에서 실행할 수 없는 시나리오들을 시험하는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때로는 놀라우면서도 직관에 반하는 결과를 내놓는다.

p. 3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지막으로 구두를 신은 게 언제였을까.

기억으로는 작년 늦가을 동생 결혼식 때 신었던 9 cm 힐이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작지 않은 키임에도 늘 굽이 높은 구두를 선호했다. 그 때문에 내 발에는 늘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어른이기에 감내해야 하는 아픔이라 여기며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던 내가 지금 가장 즐겨 신는 신발은 슬립온이다.

신고 벗기 편할 뿐만 아니라 굽도 낮고 가벼워서 활동성도 좋다.

일정 나이를 지나고 나니 싫은 일보다는 내게 맞는 일을 찾게 된다.

마스다 미리처럼 말이다. 보이기 위해서 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 한다.

그녀의 평범한 일상을 들여다보며 아직도 내가 어른으로 커가는 중이라는 걸 깨닫는다.

일상에서 발견한 특별한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나이 드신 부모님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그녀의 삶을 보면서 곧 다가올 미래의 내 모습에 대입해 본다.

더 이상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더 집중한다.

익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끼고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알아가면서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녀의 일상 사이에 펼쳐지는 여행 이야기 또한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행을 떠나는 일 조차 힘겨운 현실에서 지난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녀의 여행 이야기를 즐기게 된다. 이렇게 잠시나마 낯선 곳으로 함께 떠나본다.

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의 이야기에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진다.

진짜 어른은 어떤 모습일까. 다시 만날 그녀의 이야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 46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라는 말은 대체 누가 생각했을까? 멋진 카피다. . p. 55 나 자신에게 지고 싶지 않아,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지금의 내가 바로 그 상황. 하지만 이겼다 한들 그래서? 승패를 결정하는 심판 또한 '나'인 것을. . p. 69 가장 좋아하는 OO를 끊임없이 질문받는 우리들. 그 대답에 따라 무엇인가가 평가된다. 그게 싫어 얼버무리곤 하지만, 원래는 좀 더 부담 없이 대답할 수 있는 일 아닐까. 그래서인지 여행지에서 '제게 가장'을 알러준 그가 묘하게 반가웠다. . p. 90 <한국에서 3박 4일> 비 오는 날 먹는 음식. 왠지 낭만적이다.... 오늘은 비가 오려나, 부침개가 먹고 싶어지네, 짬뽕도 좋겠지. 빗소리를 들으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부러웠다. . p. 112 푸드코트에서 일어나던 그 순간 보고야 말았다. 맞은편 자리에 앉은 서른 남짓의 여성이 혼자 생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안주는 웬걸 소프트아이스크림. 맥주와 소프트아이스크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허밍버드 클래식 M 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윤도중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품을 처음 알게 된 건 꽤 오래전 한창 뮤지컬에 빠졌을 때였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온다는 것만 알았을 뿐 내용은 잘 알지 못했다.

뮤지컬을 좋아하던 20대 젊은 시절에 만난 베르테르는 사랑에 아파하는 젊은 청년이었다.

알베르트가 미웠고 로테와 이어질 수 없는 운명에 슬퍼했다.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면서도 매번 같은 뮤지컬 넘버에 눈물 흘리고 감동했었다.

내게는 첫사랑의 아픔처럼 남아있는 이 작품을 다시 책으로 만났다.

책으로 읽은 베르테르의 사랑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2시간 너머의 뮤지컬로는 다 표현하지 못한 베르테르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아름답고 슬프게만 여겼던 그의 사랑이 어리석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세월이 흐르고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하면서 내 안에 쌓인 감정으로 인해

순수하고 열정 넘치던 청년 베르테르가 낯설게 느껴졌다.

이미 약혼자가 있던 로테를 향한 사랑이 마냥 순수하게 보이지 않았다.

맹목적인 사랑은 집착이 되고 급기야 돌이킬 수 없는 결말로 이어진다.

로테의 마음 또한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왜 그녀는 두 남자를 모두 마음에 담으려 한 걸까.

남편인 알베르토와 사랑과 신의로 맺어졌고 그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그러면서도 베르테르를 마음속에서 내보낼 수 없었던 그녀의 은밀한 욕망에 화가 난다.

하지만 누가 이들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그저 사랑을 했을 뿐인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아파하고 절망감과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나약한 베르테르.

그는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도 로테를 그리워한다.

고전 속 사랑 이야기를 읽으며 잊고 있던 젊은 시절의 추억을 잠시나마 꺼내본다.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그 감정을 또다시 느낄 수 있는 날이 올까.

죽을 것만 같은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 문득 궁금해진다.


p. 29

천사를 알게 되었다! 풋. 이건 누구나 자기 여자에 대해서 하는 말이다. 안 그래? 그런데 그녀가 얼마나 완벽한지, 또 어째서 완벽한지 설명은 못하겠다. 그녀가 내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는 말로써 충분하다.

p. 159

"잘 가요, 사랑하는 베르테르."

사랑하는 베르테르! 그녀가 내 이름에 '사랑하는'이라는 말을 붙여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골수까지 온몸이 짜릿했다. 나는 그 말을 골백번도 더 되풀이했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면서 별의별 헛소리를 중얼거리다가 느닷없이 한번 "잘 자요, 사랑하는 베르테르"라고 해 보았다. 그러고 나서 나 자신에 대해 실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너였을 때
민카 켄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도 사건을 당하고 기억 장애를 앓게 된 한 여자의 착각으로 벌어진 일이라 생각했다.

타인을 자신이라 인지하고 자신의 정체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브리엔의 이야기가 끝나고

그녀를 돌보는 남자 나이얼의 이야기를 통해 왜 그녀가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해 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이야기는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활발하고 사교적이었던 브리엔은 사건 이후 정신적 후유증으로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

어느 날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임대 서류가 집으로 날아왔다.

사건 당시 신분증이 도용된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임대 회사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요청했다.

믿을 수 없게도 자신이 직접 임대를 하고 비용까지 미리 지불했던 것이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사건 이후 친구들은 모두 연락조차 되지 않고 그녀가 믿을 사람은 자신의 집에 세 들어 있는

나이얼 뿐이다. 의사인 그는 그녀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주고 있었다.

그런 그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놀랍게도 나이얼은 브리엔이 자신의 아내라 말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인 걸까. 그녀는 정말 브리엔이 아닌 걸까. 그렇다면 그녀의 진짜 이름은 무엇일까.

머릿속에서 한 번 시작된 궁금증은 계속 이어졌고 책장을 넘기는 손길 또한 빨라졌다.

진실과 거짓이 교차하면서 자신의 존재 자체에 의심을 품게 된 한 여자가

자신의 정체에 대한 진실에 다가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진실은 끔찍하다.

누군가 자신을 사칭하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작정하고 벌인 일에 미리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브리엔과 나이얼의 시점을 교차하면서 이야기는 반전을 거듭한다.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이 글자 너머로 전해진다.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진실에 다가가는 브리엔이 선사하는 통쾌한 반전까지 매력적인 이야기다.


내 행세를 하는 ‘또 다른 나’를 찾으려면, 합법적으로 내 것인 신분을 되찾으려면 정신이 맑아야 한다. 차분해야 한다. 섣불리 과잉반응을 해서는 안 된다. 예전엔 내가 사냥을 당했지만, 이젠 내가 사냥을 할 차례인지도 모른다.

p.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