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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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구두를 신은 게 언제였을까.

기억으로는 작년 늦가을 동생 결혼식 때 신었던 9 cm 힐이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작지 않은 키임에도 늘 굽이 높은 구두를 선호했다. 그 때문에 내 발에는 늘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어른이기에 감내해야 하는 아픔이라 여기며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던 내가 지금 가장 즐겨 신는 신발은 슬립온이다.

신고 벗기 편할 뿐만 아니라 굽도 낮고 가벼워서 활동성도 좋다.

일정 나이를 지나고 나니 싫은 일보다는 내게 맞는 일을 찾게 된다.

마스다 미리처럼 말이다. 보이기 위해서 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 한다.

그녀의 평범한 일상을 들여다보며 아직도 내가 어른으로 커가는 중이라는 걸 깨닫는다.

일상에서 발견한 특별한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나이 드신 부모님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그녀의 삶을 보면서 곧 다가올 미래의 내 모습에 대입해 본다.

더 이상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더 집중한다.

익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끼고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알아가면서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녀의 일상 사이에 펼쳐지는 여행 이야기 또한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행을 떠나는 일 조차 힘겨운 현실에서 지난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녀의 여행 이야기를 즐기게 된다. 이렇게 잠시나마 낯선 곳으로 함께 떠나본다.

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의 이야기에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진다.

진짜 어른은 어떤 모습일까. 다시 만날 그녀의 이야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 46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라는 말은 대체 누가 생각했을까? 멋진 카피다. . p. 55 나 자신에게 지고 싶지 않아,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지금의 내가 바로 그 상황. 하지만 이겼다 한들 그래서? 승패를 결정하는 심판 또한 '나'인 것을. . p. 69 가장 좋아하는 OO를 끊임없이 질문받는 우리들. 그 대답에 따라 무엇인가가 평가된다. 그게 싫어 얼버무리곤 하지만, 원래는 좀 더 부담 없이 대답할 수 있는 일 아닐까. 그래서인지 여행지에서 '제게 가장'을 알러준 그가 묘하게 반가웠다. . p. 90 <한국에서 3박 4일> 비 오는 날 먹는 음식. 왠지 낭만적이다.... 오늘은 비가 오려나, 부침개가 먹고 싶어지네, 짬뽕도 좋겠지. 빗소리를 들으면 먹고 싶어지는 음식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부러웠다. . p. 112 푸드코트에서 일어나던 그 순간 보고야 말았다. 맞은편 자리에 앉은 서른 남짓의 여성이 혼자 생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안주는 웬걸 소프트아이스크림. 맥주와 소프트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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