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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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가에게는 소울푸드라 할 수 있는 달콤하고 폭신한 다양한 빵을 통해 일상의 안부를 묻는

다정한 책이다. 빵과 관련한 여러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고 책을 소개하며 온기를 전해 준다. 좋아서 시작한 베이킹은 그녀의 삶에 즐거움을 안겨 준다. 작가라는 직업 때문에

늘 대중들의 평가를 피할 수 없으니 적어도 좋아하는 베이킹만큼은 누구의 판단도

받고 싶지 않다는 고백이 유독 마음에 남는다.

타인의 평가를 받는 일을 하는 이들의 숙명처럼 느껴진다.

빵과 책을 매개로 평소 궁금했던 소설가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작가는 소설 쓰기가 빵을 굽는 일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투박한 재료를 부지런히 반죽하고 적당한 온도의 오븐에 넣고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빵을 굽거나 소설을 쓰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정성과 기다림 속에서 어느새 삶이 완성되어 간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쓰기에 대한 고민과 소중한 관계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이 모여 풍성한 읽을거리를

안겨 준다. 그 안에서 만나는 책 이야기는 아직도 내가 읽을 책이 많이 있다는 기분 좋은 사실을 알려 준다. 그녀의 이야기는 끝날 듯 끝나지 않은 지금의 상황 속에서 점차 지쳐가고 있던 내게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는 건 어떠니라며 다정한 위로를 건네주는 것만 같다.

내 안의 상처를 나름의 방식으로 어루만지며 하루하루 인생을 살아가라는 위로와 함께

작가의 따스함과 다정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이다.

어떤 의미에서 내게 소설 쓰는 일은 누군가에게 건넬 투박하지만 향기로운 빵의 반죽을 빚은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과 닮은 것도 같다.

p. 22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람에게 누구나 저마다 누려야 할 몫의 행복과 불행, 성공과 좌절, 자유와 책임이 있음을 깨닫고 존중할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p. 48-49

죽는 것과 사는 것, 무언가를 쌓기 위해 시간을 견디고 오래도록 한자리를 지키는 것과 축적한 것들을 두고 훌쩍 떠나는 것. 타인의 인생에 대해 옳고 그름을 함부로 말할 자격을 지닌 사람은 누굴까?

p. 17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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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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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밖의 소설. 소설의 주인공과 소설가의 만남.

현실 세계와 픽션 세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구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판타지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주인공 로맹 오조르스키의 인생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갔다.

사회적으로는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현실은 처참하다.

아내와 이혼을 하고 어린 아들의 양육권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내의 거짓 주장과 모함으로 로맹에게는 소설은 잘 쓰지만 인성을 쓰레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된다. 작가로서 자신을 둘러싼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위해

로맹은 '플로라 콘웨이'라는 가상의 작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낸 가상의 작가는

3권의 책을 발표했고 최고 권위의 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로맹의 글은 비난하면서도 플로라의 글에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꼬여버린 인생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로맹은 자신이 만든 주인공을 만나

위기를 헤쳐나갈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여기서부터 정신을 바짝 차릴 수밖에 없다.

하나의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이 나타나고 만들어낸 소설가와 진짜 소설가가

사라진 아이와 빼앗긴 아이라는 공통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빠르게 전개된다.

로맹은 작가이기에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방법을 찾았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SF 판타지가 연상된다.

작품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과 대화를 한다는 설정부터가 독특하고 재미있다.

로맹은 처음부터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가 쓴 소설의 주인공은 로맹 자신이 아니었을까.

독특한 구조와 생동감 있는 등장인물들 사이의 긴장감은 다소 복잡해 보이는

소설가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인생은 소설이라는 말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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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일기 - 공포와 쾌감을 오가는 단짠단짠 마감 분투기
김민철 외 지음 / 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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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무서운 단어 중에 하나인 '마감'. 마감일을 숙명으로 여기고 사는 이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세이다.

어느새 나 또한 마감 인생 10년 차를 앞두고 있다.

다른 이들은 마감 전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왜 마감일은 순식간에 코앞으로 다가오는지,

왜 마감이 끝나면 홀가분하기보다 불안한 마음이 드는지 궁금했다.

번역가, 소설가, 방송작가, 출판 편집자 등 다양한 직업만큼이나 많은 곳에서

마감을 숙명으로 여기며 사는 인생들이 있다.

마감은 내일을 살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본인도 몰랐던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신비한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생계형 프로마감러 8명의 이야기를 읽으며 묘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도 나처럼 마감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고 있구나.

각자의 마감일기는 이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오랜 시간 쌓아온 작업 노하우와 일을 대하는 모습이 유쾌하다.

마감이 있어도 큰일이요, 없으면 더 큰일인 프리랜서의 인생에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나는 마감 날짜보다 빠르게 마무리하는 편이다.

보통은 2~3일 전에 빠르면 일주일 전에 파일을 보낸다.

그리고 내 손을 떠난 파일에는 결코 미련을 두지 않는다.

대신에 빨리 마무리하는 만큼 더 정확해야 한다.

그래서 글자 하나, 첨자 하나, 숫자 하나까지도 꼼꼼하게 확인한다.

덕분에 늘 신경은 곤두서있고 단어가 막히면 패닉 상태에 빠지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벌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계속되는 마감이 힘들다면 잠시 눈을 감고 곧 들어올 입금을 생각하자.

흐뭇한 미소와 함께 마감이 한결 즐겁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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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 한 번 오면 단골이 되는 고기리막국수의 비결
김윤정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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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외지 마을에 있는 작은 가게가 전국에서 손님들이 몰려오는 맛집이 되기까지

또 가고 싶은 가게를 만든 이들의 경험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준다.

특히나 경쟁이 심한 외식업 시장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여

개업 8년 만에 30억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작은 가게의 전략은 무엇일까.

바로 정성과 진심이다. 작은 가게인 고기리막국수의 메뉴는 단출하다. 막국수와 수육이 전부다.

소박한 메뉴에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 집중하는 진심을 마지막 고명으로 올려

다시 찾아오고 싶은 가게로 만들었다. 모두가 위기인 현 상황에서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고기리막국수의 이야기를 읽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저자의 노하우에 마음이 흔들렸다.

무슨 일이든 진심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것.

잊고 있던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번 머릿속에 새겨둔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땐 경영이나 창업에 관련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꼭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않아도 각자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도록 삶을 대하는 태도를 돌이켜보게 만든다.

문득 나는 일을 하면서 얼마나 진심을 다해 정성껏 했는지 궁금해졌다.

연차가 쌓이고 노하우가 생기면서 대충 넘긴 적은 없는지, 무조건 꼼꼼해야 하는 확인 작업을

어물쩍 넘긴 적은 없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날 초보도 하지 않을 실수를 하고

지적을 받게 되었을 때 얼굴이 빨개지고 스스로가 한심해 보였던 다시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다. 다시 한번 일을 대하는 태도를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손님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 직원들을 위한 공간과 시간, 음식에 대한 진심과 정성.

고기리막국수는 모든 것이 어우러져 불황에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전략이 궁금한 이들에게 가슴 따스한 비법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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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쌤의 영어회화 일력 365 (스프링) - 하루 한 문장 미국식 영어 습관
올리버 샨 그랜트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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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문장씩 1년 동안 365개 영어회화 표현을 배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력이다.

원어민들의 표현을 배우고 문화적 차이를 새롭게 알려주는 설명이 곁들여 있어 부담 없이

영어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모든 외국어는 '꾸준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일력 형태로 만들어진 교재는 매일 일력을 한 장씩 넘기며

지치지 않고 영어회화의 끈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줄 것이라 기대된다.

워낙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영어를 접할 기회가 많아져서 영어에 대한 장벽이 이전만큼

높진 않겠지만 원어민과 대화를 하는 건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영어를 가까이하지만 영어로 내 의사를 표현할 때는 늘 긴장하게 된다.

머릿속에서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문장의 문법이 맞는지 발음은 괜찮을지 온갖 걱정들이 정신없이 휘몰아치고 겨우 문장을 내뱉은 후에는 상대방의 반응을 기다리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까스로

진정시켰다. 원활하게 대화가 이루어지면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웃을 수 있지만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대학에서 처음 원어민 교수의 수업을 들었을 때, 태어나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외국 학회에서 누군가 내 논문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 등 영어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은

늘 긴장의 연속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늘 자신감의 문제였다.

알고 있는 쉬운 표현도 긴장해서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모국어를 말할 때처럼 평소 영어 습관을 가졌더라면 좀 더 자신감 있게 대화를

주도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올리버쌤의 유쾌하고 친절한 설명과 함께 현지인들이

습관처럼 사용하는 관용 표현과 미드나 영화를 볼 때 유용한 듣기 비법까지

혼자 공부하기에 최적의 방법으로 매일 꾸준히 영어 습관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당장 시작해도 좋고 새해 첫날부터 매일 시작해도 좋다.

12월 31일의 마지막 일력을 넘겼을 땐 모국어만큼이나 영어에도 자신감이 붙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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