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는 소울푸드라 할 수 있는 달콤하고 폭신한 다양한 빵을 통해 일상의 안부를 묻는
다정한 책이다. 빵과 관련한 여러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고 책을 소개하며 온기를 전해 준다. 좋아서 시작한 베이킹은 그녀의 삶에 즐거움을 안겨 준다. 작가라는 직업 때문에
늘 대중들의 평가를 피할 수 없으니 적어도 좋아하는 베이킹만큼은 누구의 판단도
받고 싶지 않다는 고백이 유독 마음에 남는다.
타인의 평가를 받는 일을 하는 이들의 숙명처럼 느껴진다.
빵과 책을 매개로 평소 궁금했던 소설가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작가는 소설 쓰기가 빵을 굽는 일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투박한 재료를 부지런히 반죽하고 적당한 온도의 오븐에 넣고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빵을 굽거나 소설을 쓰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정성과 기다림 속에서 어느새 삶이 완성되어 간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쓰기에 대한 고민과 소중한 관계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이 모여 풍성한 읽을거리를
안겨 준다. 그 안에서 만나는 책 이야기는 아직도 내가 읽을 책이 많이 있다는 기분 좋은 사실을 알려 준다. 그녀의 이야기는 끝날 듯 끝나지 않은 지금의 상황 속에서 점차 지쳐가고 있던 내게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는 건 어떠니라며 다정한 위로를 건네주는 것만 같다.
내 안의 상처를 나름의 방식으로 어루만지며 하루하루 인생을 살아가라는 위로와 함께
작가의 따스함과 다정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