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면하는 마음 - 나날이 바뀌는 플랫폼에 몸을 던져 분투하는 어느 예능PD의 생존기
권성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직업의 세계는 재미있다. 특히 자신이 꿈꾸던 세계라면 그들의 세상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방송국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었다.

당시에는 무조건 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실패가 계속될수록 하고 싶은 마음과 그만둬야 한다는

마음이 치열하게 대립하게 된다. 그래서 딱 3년만 '하고 싶은 마음'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

그리고 스스로 약속한 3년을 채우고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 내 길이 아님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이 책은 이런 나의 아쉬움을 채워준 책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플랫폼 세상에서 살아남은 콘텐츠를 만들어낸 권성민 PD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곳곳에 담긴 유머러스함과 평소 궁금했던 상암동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읽으면서 자꾸만 새어 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었다.

또한 언젠가 우연히 본 장면이 권성민 PD가 연출한 프로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진행자와 출연자가 카톡으로만 대화를 하던 신선했던 영상이었는데, SNS가 발달한 시대에는

이런 형식의 프로도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저자가 보여주는 콘텐츠 제작 가이드는 개인 방송이 활발해진 지금,

콘텐츠에 대한 부담을 가진 이들에게 좋은 팁이 될 거라 생각한다.

지상파와 디지털 매체를 두루 섭렵한 그만의 노하우를 배우고

꾸준히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각자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PD의 역할과 재량, 기획력과 구성력을 만들기 위한 그만의 노력, 예능이 가진 매력 등

관련 업종에서 일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솔깃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마지막 4장에서는 방송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를 담고 있다.

거의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들이지만 내가 이 용어를 알고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관심이 있어서였을까, 아니면 아직도 마음 한편에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어서일까.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열정 가득했던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고 나와 다른 비범한 이들의

삶을 통해 남아있던 미련의 찌꺼기까지 완전히 털어 버릴 수 있었다.

늘 새로워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 속에서도 결국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세계가

궁금한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로 가득한 유쾌한 책이다.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싶었던 깊은 밤, 마주보고는 꺼내지 못했을 얘기들을 장문의 문자로 남겨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마음의 무게를 잘 알 것이다. 때로 우리에겐 말하기의 다른 방법들이 필요하다.

p. 20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가 세계의 마지막 소년이라면 워프 시리즈 2
알렉산더 케이 지음, 박중서 옮김 / 허블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미래 소년 코난〉 원작 소설이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기후 재난과 이에 얽힌 국가 간 갈등을 다룬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아직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이 애니메이션을

봤다고 생각했다. 익숙한 제목과 익숙한 주인공은 착각하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소년과 소녀의 모험물이며 희망찬 결말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원작 소설은 내 예상을 단숨에 깨뜨렸다.

암울한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 두 주인공의 활약을 마냥 즐겁게 볼 수 없었다.

농업이 중심인 어린이 공동체 하이하버와 기술 문명이 중심인 어른 공동체 인더스트리아의

극렬한 대립 구도는 안타까움을 배가 시켰다. 기술과 자원이 조화를 이루면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 텐데 세대 간 갈등은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 기득권을 양보하지 않으려는 기성세대와 이들을 불신하고 증오하는 청년 세대. 서로에 대한 공격성은 인간의 나약한 본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하이하버를 인더스트리아의 식민지로 만들려는 계획 진행되었지만

거대한 해일이 하이하버를 덮치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희망적이지 않은 결말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멸망 이후 회복 가능성을 내보인다.

이 소설을 통해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보이는 본성과 서로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역설적인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애니메이션이 궁금해졌다.

원작과 각색의 차이, 두 작품이 내포하는 메시지와 결말 등을 비교해 보고 싶어졌다.

소설은 전쟁이 계속되고 바이러스의 위협이 덮친 재난 상황을 겪고 있는 현실과 무척이나 닮았다.

전쟁으로 파괴된 지구를 무대로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현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한 가능성과 진리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 - 품위 있는 삶을 위하여
신미경 지음 / 포르체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품위 있는 삶이란 어떤 삶일까. 저자는 자신의 취미를 아는 것은 스스로를 알아가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나를 위한 취미를 발견하는 것. 설레는 삶을 위한 작가의 사소한 경험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저자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은 건 어디선가 닮은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는 그녀의 삶에서 활기가 느껴진다.

나 역시도 하고 싶은 걸 찾고 시작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한때는 스페인어에 빠져 학습지를 주문했고 이왕 하는 거 영어 회화까지 마스터하고

그동안 미루었던 일본어 시험도 보자는 마음에 일본어 학습지까지 호기롭게 시작했다.

또 어느 시절에는 그림에 빠져 그림 도구를 잔뜩 사서 하루 종일 그림만 그리기도 했고

운동을 취미로 삼겠다며 장비부터 사들였다. 이러한 열정도 회사를 그만두면서 점차 사그라들었다.

프리랜서가 되면 온전히 내 시간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회사에 있을 때보다

일하는 시간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마음만 먹는다면 제대로 된 취미 생활을 하겠지만

지금은 그 마음을 먹는 것조차 귀찮아졌다. 즉, 삶에 대한 열정도 흥미도 설렘도 사라진 것이다.

저자는 '살아 있는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취향을 찾아 취미 활동을 해야 한다 말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기력함을 느끼지 않도록 이제 막 중년이 되는 마흔부터 취미를 가까이 두라고 

조언한다. 무기력함... 이 단어에서 마음이 요동친다. 무엇이든 배우고자 하는 열정,

관심을 놓지 않기 위한 부지런함, 낯선 것을 향한 호기심 등 잊고 있던 감정들이 떠오른다.

이대로 살아도 괜찮다. 하지만 아는 만큼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온전히 '나'로 살기 위한 저자의 노력에 공감하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 사람이 가진 개성만큼이나 사는 모습은 제각각이라 '삶에 과연 정답이 있나'라는 의문을 가진다.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삶이 맞다고 믿지만, 요즘 나는 자꾸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p. 12


습관 만들기는 의지만으로 되지 않고 목록 지우기처럼 일관된 보상 만들기, 시선을 닿는 곳에 관심사를 적절히 배치하는 환경, 저자극의 규칙적인 생활이 받쳐 줘야 한다.

p. 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몸을 상상하라 -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바로 서는 기적의 10문장
오하시 신 지음, 안선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하다 보면 어깨와 허리, 손목까지 늘 불편한 느낌이 가득하다.

일하는 자세가 문제라는 건 알지만 오랜 시간 지속된 습관을 하루아침에 고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이틀에 한번 꼴로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자세를 교정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 신기한 책을 발견했다.

운동이나 스트레칭 없이 상상하기만 해도 몸이 바로 설 수 있다니...

평소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책이 실제로 발간되었다.

일본의 물리치료사가 쓴 이 책은 딱 1분만으로도 뒤틀린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현대인의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바르지 않은 자세라 말하며 자세만 바로잡다도 모든 질병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기적의 문장 10개를 알려준다.

이 문장들은 머리부터 전신에 이르기까지 몸을 부드럽게 하여 긴장을 풀고 뼈대를 올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뇌가 유연하다는 점을 이용하여 상상을 통해 몸의 경직된 곳을 흔들리게 하는 원리다.

쉽게 믿을 수 없는 원리지만 우선은 저자의 말대로 10가지 문장을 소리 내 읽어 보았다.

다소 손발이 오글거리는 문장들이지만 읽기만 해도 바른 자세가 될 수 있다는 말에

가만히 반복해서 따라 읽어보았다. 기적의 문장을 몇 번 되뇌며 상상하려 했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다만 몸이 한결 편해지는 기분은 느낄 수 있었다. 늘 긴장하고 있던 몸이

다소 유해진 것 같았다. 잘 때조차 긴장이 풀리지 않아 아침이면 늘 등과 허리가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아팠었는데 며칠 전부터는 수월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이 기적의 문장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몸에 들어간 힘이 조금씩 빠진 듯한 기분은 느낄 수 있었다. 일할 때 마사지 패치를 붙이고 있는 시간도 한결 줄어들었다.

저자는 기적의 문장을 통해 우리의 몸을 쉽게 피로하지 않는 몸으로 바꿀 수 있고 혈압이 안정되고

부종을 개선하며 불룩 나온 배가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될 수 있다면 기적의 문장쯤이야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내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눈과 허리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수십 번 상상할 수 있다.

이 책은 매일 애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긴장을 풀고 몸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병원을 가야 하는 것고, 약물이나 주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가만히

자신의 몸을 느끼고 상상하면 된다. 기적의 문장이 실제 우리의 삶에도 기적을 일으키길 기대해 본다.

기적의 문장으로 자세를 개선하려면, '몸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하면 자세가 반듯해진다.'라는 원칙을 반드시 이해하셔야 합니다.

p. 21


눈은 우리에게 다양한 긴장을 일으키는 정보의 입구입니다. 숨을 내쉬면서 시선이 아래로 향할 때, 정보의 입구에 셔터를 내린다는 기분으로 실천하면 효과적입니다. 그렇게 잡념을 떨쳐버린 다음 숨을 천천히 크게 들이쉬면서 머리를 듭니다.

p. 94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이 필요한 시간 - 빅뱅에서 다중우주로 가는 초광속 · 초밀착 길 안내서
궤도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은 어렵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과학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과학을 학문의 영역을 넘어 거대한 문화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여기, 과학의 핵심 이론을 친절하게 설명해 놓은 책이 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저자는 과학과 가까워질 수 있는 안내서를 만들었다.

인공지능부터 꿈과 죽음, 양자역학과 무한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을 관통하는 과학을 이야기한다.

다양한 과학 주제를 한 권의 책에 담아 각각의 개념과 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는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하루가 길다고 생각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짧게 느끼게 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하고, 수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증명되었을 때

수학자들이 느꼈던 기분을 이야기하고, '무한'이라는 난해한 표현을 이해하려는 이들의

무한한 도전을 보여준다. 어려운 개념은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하며 과학의 매력을 소개한다.

과학이란 전공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그의 주장에 공감한다.

그래서 가끔씩 과학 책을 찾아 읽으려 하지만 그들만의 세계를 파고드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과학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헤아려 준 책이다.

여러 플랫폼을 통해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과학을 전달해 온 저자의 노력이 잘 담겨 있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현상을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면 평범했던 일상이 한층 더

풍부해지고 재미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과학을 배우고 이해하여 많은 사람들이

소소하지만 즐거운 삶을 느꼈으면 좋겠다.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늘 새로운 생각을 해보자. 낯선 기억이 시냅스에 저장되는 과정에서 도파민이 대량 분비되기에, 시간은 점점 느려질 것이며 하루를 이틀처럼 보내게 될 것이다.

p. 72


혹시 지금 당신이 실패처럼 보이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딱 한 가지만 기억하라. 우리가 누리는 모든 혜택이 얼마나 수많은 실패로부터 탄생한 멋진 성공인지를 말이다.

p. 256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