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는 재미있다. 특히 자신이 꿈꾸던 세계라면 그들의 세상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방송국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었다.
당시에는 무조건 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실패가 계속될수록 하고 싶은 마음과 그만둬야 한다는
마음이 치열하게 대립하게 된다. 그래서 딱 3년만 '하고 싶은 마음'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
그리고 스스로 약속한 3년을 채우고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 내 길이 아님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이 책은 이런 나의 아쉬움을 채워준 책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플랫폼 세상에서 살아남은 콘텐츠를 만들어낸 권성민 PD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곳곳에 담긴 유머러스함과 평소 궁금했던 상암동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읽으면서 자꾸만 새어 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었다.
또한 언젠가 우연히 본 장면이 권성민 PD가 연출한 프로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진행자와 출연자가 카톡으로만 대화를 하던 신선했던 영상이었는데, SNS가 발달한 시대에는
이런 형식의 프로도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저자가 보여주는 콘텐츠 제작 가이드는 개인 방송이 활발해진 지금,
콘텐츠에 대한 부담을 가진 이들에게 좋은 팁이 될 거라 생각한다.
지상파와 디지털 매체를 두루 섭렵한 그만의 노하우를 배우고
꾸준히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각자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PD의 역할과 재량, 기획력과 구성력을 만들기 위한 그만의 노력, 예능이 가진 매력 등
관련 업종에서 일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솔깃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마지막 4장에서는 방송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를 담고 있다.
거의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들이지만 내가 이 용어를 알고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관심이 있어서였을까, 아니면 아직도 마음 한편에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어서일까.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열정 가득했던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고 나와 다른 비범한 이들의
삶을 통해 남아있던 미련의 찌꺼기까지 완전히 털어 버릴 수 있었다.
늘 새로워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 속에서도 결국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세계가
궁금한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로 가득한 유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