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 네오픽션 ON시리즈 6
이세라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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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새에 범죄에 가담하게 된다면...?



돈이 필요했던 용재는 친구 민호의 소개로 '정직한 배송을 약속하는 어니스트 택배'에

취업하게 된다. 어니스트 택배는 일반 배송과 특별 배송을 취급하고 있는데,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용재는 일반 배송을 하며 돈을 벌기 시작한다. 하지만 특별 배송을 시작한 민호가

목숨을 잃게 되자 택배 상자를 의심하게 되는데...

반전이 매력적인 범죄 소설이다. 한국 스릴러 소설로서 꽤 만족스러운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집 앞으로 배송되는 택배 상자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게 되고 어느샌가 범죄 집단의 일원이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작가는 '욕심과 호기심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운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어머니의 병원비 때문에라도 돈이 필요했던 용재가 택배 일을 하면서

조금씩 희망을 그려나갈 때 함께 일하던 친구는 싸늘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덫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의 선택이 궁금했다.

민호와 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새로운 결말이 생겨날지 궁금했기에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결말에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추격전이 시종일관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몰입도를 증가시켰다.

나라면 일상과 욕심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며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에 푹 빠져들었다.

소설에는 용재와 민호 외에 '미란'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냥 지나쳤던 이 캐릭터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읽는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100% 정답일 수는 없다.

불확실한 선택 속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정신적인 행복감에서 각자가 만들어가는 최상의 조합이 궁금하다.

'택배'라는 친숙한 소재에서 반전의 재미를 만들어낸 만족스러운 스릴러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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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다 - 이길여 회고록
이길여 지음, 김충식 인터뷰어 / 샘터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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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인생에 한 나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제 강점기에 전북에서 태어나 당시 여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의사로서 평생을 살아온 이길여 총장의 인생사를 읽으며

한국 현대사를 되짚어 보고 앞으로 내가 살아갈 인생에 커다란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이길여 총장의 이름을 알게 된 건 한창 의대 입학의 꿈을 키우던 시절이었다.

당시 가천 의대 신입생에게는 6년간 수업료를 면제해 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이 책에도 당시 기사 사진이 실려있는데, 아직도 그 기사가 생각나는 걸 보니 무척 인상 깊었던

같다. 비록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 시절의 노력과 각오는 현재의 삶에 큰 재산이 되고 있다.

솔직히 처음 이 책을 마주했을 땐 쉽게 펼치기 힘들었다. 마흔이 넘어가면서 타인의 삶이

큰 자극이 될 거란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생각이 얼마나 교만한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며

반성하였다. 어마어마한 두께와 무게에도 불구하고 이길여 총장과 김충식 교수의 대담은 막힘없이 읽힌다.

아들이 귀한 집안에서 기대하던 아들이 아니라 딸로, 미운 오리 새끼처럼 태어났지만 그녀를

품어준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으로 인해 지금의 그녀가 존재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길여 총장의 삶에는 헌신과 사랑이 기저에 깔려 있다. 자신이 받은 것 이상으로

아픈 환자들에게 돌려주고 삶을 구하는 동시에 인재 양성에 한평생을 바치며

의료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길을 넓혀 나갔다.

그녀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이 성취로 이끄는 원동력이라 말하며 끊임없이 불가능에 도전했다.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한다면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을 텐데 어떤 식으로든 헤쳐나가는 모습은

커다란 자극이 되었다. 스스로 꽤 힘겨운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살아온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또한 그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 현실에 안주하고만 있었던 시간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열정 가득하고 무엇이든 도전하기 좋아하던 내 모습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인지...

해가 바뀌고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살고 있던 순간에 이길여 총장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녀의 열정 가득한 삶을 읽으며 계획 없던 삶에 신명나는 계획을 하나둘씩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잠시 미루었던 일들도 다시 꺼냈다. 이도 저도 아닌 삶에서 벗어나

앞으로 살아갈 삶에 뚜렷한 자국을 남겨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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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 / 모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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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을 읽고 난 후 강렬한 느낌이 받았던 덕분에 렌조 미키히코가 그려낸 소설을 더 읽고 싶었다.

그리고 드디어 환상적인 장르 소설이 새로 등장했다. 책에 실린 9편의 단편은 모두 오싹하다.

인간의 욕망을 이렇게 멋지게 그려낼 줄이야. 각기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를 읽고 있음에도

인간이란 존재가 어쩌면 가장 무서운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개인적 취향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화석의 열쇠>였다. 왜 반신불수의 어린 소녀를 죽이려 했는지, 그리고 범인의 정제가 밝혀졌을 땐 허탈함과 분노가 동시에 몰아쳤다.

유괴 사건의 진생을 고백한 전직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과거에서 온 목소리>도 인상적이었고 남편과 아내를 동시에 미행해야 하는 흥신소 직원의 사정과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다는 <열린 어둠>까지 독특한 설정과 추리 과정에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인간의 미묘한 심리를 이용한 트릭을 교묘하게 보여주며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1980년대에 발표된 작품이라고는 하나 현재 시점에서 읽어도 전혀 거리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소설이다. 렌조 미키히코의 소설을 더 읽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게이코가 신주쿠에 있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호텔에서 살해되었다니…. 게이코라면 바로 방금 전까지 이 카펫 위에 쓰러져 있었다. 내가 죽였다. 이 손으로, 이 침실에서 내가 죽였다.

p.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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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마흔, 이제부턴 체력 싸움이다! - 몸과 마음의 격동기를 지나고 있는 나를 위한 체력상담소
서정아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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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계속되는 통증과 극심한 피로감 때문에 몸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가는 내내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다행히 검사 결과는 정상. 심지어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정상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나는 통증이 있었고 의사는 스트레스 받지 말고 운동을 하라는 말로

처방을 대신했다. 그날 이후로 동네 뒷산을 오르면서 매일 산책하기를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때의 경험이 계속 떠올랐다. 책에 등장하는 사연이 모두 내 이야기 같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애전환기 여성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흔 전후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신체 격동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남은 인생을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생활 습관을 정리해 준다.

그동안 무심했던 내 몸에 미안함을 느끼며 저자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양약, 한방, 직구 아이템까지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었고

그로 인해 피폐해진 몸에는 피로감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예민한 성격 탓에 누구보다 스트레스가 심했고 개인적 상황까지 더해져

제대로 잠을 잔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만성피로와 무기력은 반복해서 나타났고 심할 땐 숨쉬기 힘든 고통을 느껴야만 했다.

이 모든 것이 마흔 전후로 일어난 일들이다. 단순히 나이의 숫자가 바뀌었을 뿐인데

몸에서 느껴지는 여러 징후는 확연하게 달랐다.

그리고 지금 당장 내게 필요한 건 체력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저자는 몸과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점검하여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한 습관들을

이야기한다. 생각하는 방법부터 먹고 움직이는 방법까지 누구나 어려움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생활습관이다. 단순히 조리 방법을 바꾸고 가볍게 마사지를 하는 것만으로도

몸의 컨디션을 좋게 바꿀 수 있다. 저자는 자연스러운 노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몸속에 쌓인 독소를

제거함으로써 건강한 인생 2 막을 맞이할 수 있는 조언을 아낌없이 건넨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시작했던 산책은 여전히 계속하고 있고

시작 당시 불편했던 몸은 조금씩 편해지고 있다. 이제는 책에 소개된 조리 방법 바꾸기에 도전해

보려 한다. 인생의 방황기에 저자의 몸과 마음을 일으킨 걷기처럼

나 역시도 소홀했던 내 몸에 미안함을 느끼며 체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마흔이 넘어 갑자기 불면증이 생겼다면?

낮 동안 햇볕을 쬐며 조금 빨리 걷는 운동을 시작하길 권한다.

p. 149-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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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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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힘겨운 순간에도 휴식을 취하고 싶은 시간에도

유쾌한 순간에도 나는 그 이야기들을 읽으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한다.

인생 탐독가인 정여울 작가는 이렇게 문학으로 마음을 회복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의 다양한 시절에 함께 한 수많은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그 안에서 찾은 진실을 전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세상에는 아직도 읽을거리가 가득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마음이 풍족해짐을 느낀다.

작가는 동서양 고전부터 현대 문학에 이르기까지 이에 더해 대중문화까지도 아우르며

다양한 문학의 세계를 펼쳐낸다.

내가 이미 읽은 책을 만났을 땐 반가웠고 이제 막 읽으려고 하는 책을 소개받았을 땐

설렘을 느꼈다. 제목조차 낯선 책들은 읽고 싶다는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예전에는 문학이 가진 힘을 몰랐다. 그냥 책이 좋았고 유일한 취미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삶에 힘겨웠던 어느 순간에 문학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다.

작가는 문학이 지닌 강렬한 힘을 발견하고 문학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우리는 문학 속 언어로 위로를 받고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그리하여 각자의 세계는

문학을 통해 더 넓게 멀리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비로소 이야기를 통해 더 나은 존재로 완전해진다.

문학 속에는 나와 같은 삶의 고민이 담겨 있었고 그들의 세계관 안에서 서로의 관계를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고된 삶의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해피엔딩이 좋다. 삭막하고 팍팍한 현실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행복과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결말이 좋다. 그래서 문학의 끝은 행복하고 아름답길 바란다.

앞으로의 세상에서 더 많은 문학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내가 위로받았듯 누군가에게도 분명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문학은 내게 '사이에 존재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고통과 나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슬픔과 기쁨 사이, 현재와 과거 사이에 존재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p. 7

문학은 잃어버린 시간을 끝내 보듬고 부둥켜안고자 하는 그 모든 상처 입은 자들의 마지막 보루다. 문학은 우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그 시간 속으로 초대하여 이야기의 반딧불로, 은유와 상징의 횃불로 우리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한다.

p.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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