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의 심리학 -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가야마 리카 지음, 조찬희 옮김 / 수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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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이 든다는 건 모두에게 똑같이 일어나는 공평한 일이다.
다만 어떻게 나이를 먹을지는 각자가 선택할 문제다. 50대는 아직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진다.
100세 시대에 인생의 절반을 살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내가 그리던 삶을 살고 있을까.
어떻게 늙어야 잘 늙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손에 들었다.

30년간 마음을 공부한 일본 최고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중년 이후의 현실에 대해 경험자의 조언을 이야기한다.
분명 혈기왕성했던 젊은 시절과는 다른 삶이 펼쳐질 것이다.
과거의 경험들이 하나둘 쌓여 안정된 삶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결코 만나고 싶지 않은 미래가 될테니깐.

중년 이후의 삶에서 우리는 무엇에 신경을 쓰고 무엇을 무시하며 사는게 좋을까.
여성이 마주하게 될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저자의 조언을 읽으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아무것도 모른채 당황스럽게 미래를 맞이하기 보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머릿속에 잘 정리하면 차분히 나이 듦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중년 여성의 일과 사랑, 의식주와 건강 등 실제 경험하게 될 상황들을
미리 만날 수 있어서 조금은 안심이 된다.

정년이라는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는 용기를 가져보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고정된 틀 안에 억지로 나를 가두려 하지 말고 체력이 있을 때 하고 싶은 일을 해 보자.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격려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
새로운 준비를 하는 지금 인생의 조언을 얻을 수 있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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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the Crawdads Sing (Hardcover) - '가재가 노래하는 곳' 원서
델리아 오웬스 / Putnam Pub Group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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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가을의 어느 날. 마을에서 가장 멋진 청년인 체이스 앤드루스의 시체가 발견된다.


1952년. 어린 소녀가 있다. 소녀의 이름은 카야.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습지에 살고 있는 이 어린 소녀는

엄마가 떠난 후 언니도, 오빠도, 그리고 아버지마저 떠난 후 홀로 남겨진다.

태어나 학교를 간 건 단 하루뿐. 주위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소녀는 홀로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

카야가 비틀거리면 언제나 습지의 땅이 붙잡아 주었다.

카야는 숨을 쉬는 촉촉한 흙을 가만히 손을 대었다.

그러자 습지가 카야의 어머니가 되었다.

자연을 친구 삼아, 가족으로 삼아 하루하루 살아가던 소녀에게 한 소년이 마음속에 한 걸음씩 들어온다.

떠난 오빠 조디의 친구였던 테이트는 그녀에게 글을 가르쳐 주며 풋풋한 사랑을 키워나간다.

카야는 행복했다.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테이트와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테이트는 카야와의 사랑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다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카야는 알았다. 테이트가 대학을 간다면 자신은 또다시 홀로 지독한 외로움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세상과 연결해주는 통로였던 테이트의 존재가 사라지자 카야는 다시 습지 속으로 숨어버렸다.

엄마의 품으로 도망치듯이.

카야의 지독한 외로움에 내 마음이 무너지는 것만 같다.

왜 이렇게 책을 읽을수록 카야에게 감정이 이입되는지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야생의 거친 모습과 때묻지 않은 순수한 카야 매력은 마을에서 유명한 체이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테이트가 떠난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체이스를 향한 마음에 카야는 보통 여자들처럼

체이스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체이스가 원하는 건 진정한 사랑이 아닌 호기심과 욕망일 뿐.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한 여성의 성장과 살인 사건을 교차하여 전개한다.

성장 소설이자 법정스릴러, 그리고 로맨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작가는 카야의 인생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준다.

자신의 울타리에 갇혀 타인을 배척하고 무시하는 인간의 잔인함과

스스로 자립하고자 몸부림치는 한 여성의 인생을 보여준다.

처절하고 고통스럽지만 카야는 스스로 독립된 존재로 일어선다.

가족이 모두 떠나고 홀로 남겨졌지만 더 이상 숨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오랜 시간 가족이 되어준 자연 속에서 생물과 생태학에 대한 사랑과 집념으로

그녀의 진짜 이름 캐서린 다니엘 클라크가 새겨진 책을 세상에 내보이게 된다.

그러던 중 더 이상 고통은 없을 줄 알았던 카야는 체이스의 살인 용의자로 재판에 서게 된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건 당일 마을에서 멀리 떠났던 카야가 정말 살인자일까.

세상이 또다시 그녀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카야는 이 시련을 이겨낼 수 있을까.

글도 모르고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맨발로 다녀야만 했던 어린 소녀에게 잔인하기만 했던 세상은

그녀에게 언제쯤 따스한 사랑을 안겨줄까.

그녀의 고달픈 삶에 눈물 흘리고, 안타까운 사랑에 탄식하며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그날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 순간, 한 여성의 아름다운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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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웰스
앤 패칫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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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 커즌스가 진을 들고 나타나면서 세례 파티의 분위기는 딴판으로 달라졌다.>

주황색 상큼한 오렌지가 가득한 표지와는 다르게 가슴아픈 서사가 담겨 있다.

서로 다른 가족이었던 여섯 아이는 어느 날 부모의 잘못된 행동으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함께 살게 된다.

한 번의 키스로 네 명의 부모와 여섯 아이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 것이다.

어른들의 실수로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게 된 아이들.

그 아이들의 마음의 상처는 누가 달래줄 수 있을까.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캘리포니아에서 버지니아까지 이어지는 광활한 배경 속에서

그려지는 가족의 이야기는 먹먹함을 느끼게 한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저마다 마음속에 죄책감을 품고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그저 한없이 안아주고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프래니의 세례 파티에서 벌어진 비극의 시작은 이들에게 후회의 시간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 파티가 아니었다면 이들의 인생은 평화로웠을까.

앨버트의 손에 술이 없었다면, 아니 애초에 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들의 가정은 지켜질 수 있었을까.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인생에서 후회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오십여 년에 걸친 이들의 이야기는 인생이란 무엇인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가족이라는 끈에 얽혀 위태롭게 매여있는 이들의 관계는 결국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각자가 지닌 삶의 무게에 후회와 죄책감이 더해져 정처 없이 흔들리는 인생을 안타깝게 바라볼 뿐이다.


우리 모두 그랬을 거야.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는 그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에도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어.

우리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 내가 결국 깨달은 건 그거였어.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 너와 앨비, 저넷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영원히 살지는 못할 테니 그 사실을 붙들고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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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밥벌이 - 하루 한 시간이면 충분한
곤도 고타로 지음, 권일영 옮김, 우석훈 해제, 하완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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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좋다.

하루 한 시간이면 충분한 최소한의 밥벌이.

아사히 신문사의 곤도 고타로는 이 꿈만 같은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사실은 충동적으로 지방 발령을 신청한다.

얼토당토않게 얼터너티브 농부가 되겠다는 초짜 농부의 먹고살기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치열하게 살다 보니 어느새 50대 후반에 접어들었고,

이제라도 마음 편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역시 무슨 일이든 생각만 해서는 안 된다.

직접 저지르고 부딪혀야 앞으로 한 발짝 나갈 수 있다.

그가 선택한 한 시간의 노동은 벼농사다.

과연 한 시간만 노동해서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그것도 벼농사를. 그가 벌인 일들이 궁금해졌다.

요즘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풍족하진 않지만 여유롭게 먹고살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있다.

사람과 일에 휘둘리지 않으며 물질적 풍요로움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

그저 삼시 세끼 맛있게 먹고사는데 필요한 공과금도 내고

가끔은 여행도 갈 수 있을 정도로만 벌어도 좋을 텐데라는 이상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이런 내 바람을 이 책을 읽으면서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다.

저자는 얼터너티브 농부 생활을 환상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초보 농사꾼이 겪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전한다.

어쩌면 부양할 가족이 없는 곤도이기에 이런 무모한 도전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이미 책도 냈고, 기자직을 겸하고 있으니 회사에서 월급도 나오고, 그래서 이런 시도도 가능했을지 모른다.

비록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곤도처럼 농사를 지을 순 없지만

다른 가능한 일을 찾아야겠다는 동기 부여는 확실했다.

엉망진창 파란만장한 신문 기자의 농부되기 프로젝트지만 유쾌하고 즐겁다.

곤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 고민거리가 어느 정도 사라졌다.

내 삶에서 잊고 있던 즐거움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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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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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상처를 받았던 기억은 꽤 오래전이라 희미하다.

대신 엄마의 죽음 이후 맏딸로서 참고 견뎌야 했던 소냐의 이야기에 먹먹해진다.

이 책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며, 나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온전히 사랑할 때야

비로소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라 여기겠지만 스스로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전제가 꽤 힘든 사람들도 많다.

'사랑'이라는 단어에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가득하다.

기쁨, 행복, 즐거움 이런 단어들이 모두 사랑과 연관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 사랑이 실제로를 가장 무서운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독단적이고 위선적인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며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지배하려는 관계는 심하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모든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는 말과 행동이 사랑이라는 이유로 용서되는 경우를 마주할 때면

이해할 수 없기에 화가 난다.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길래 자신의 존재감을 상실한 채

상황에 순응할 수밖에 없을까.

이 책에 실린 소냐의 고백을 읽으면서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동시에 느꼈다.

그러면서 과거에 내가 맺었던 관계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상대에게 상처를 받은 적이 있었는지, 내가 상대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는지 돌이켜보며

이상적인 관계란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다.

저자는 따뜻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

사랑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는 답변을 전해준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의 존엄성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삶.

두렵지만 용기 내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성숙한 삶.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저자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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